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누군가가 늘 신경을 써주었으므로 내가 여기에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반드시 그래야했던 것도 아니고, 그들이 그랬을 줄도 몰랐지만, 누군가가 나를 내치지 않았던 시간이 존재했으므로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나도 그럴 것이다.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계속해서 너를 지켜보고

당신이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계속해서 한 방향이며 목적지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너는 길을 잃지 않을 거야, 내가 너의 손을 잡고 있을테니.

당신이 길을 잃을 것 같을 때마다 고개를 들면, 내가 항상 손에 잡힐 거에요.





알지도 못하는 남자가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더라면 다라간은 수첩을 잃어버린 사실도 아예 잊었을 터였다. 수첩에 적힌 이름들을 떠올려보았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주, 다라간은 수첩 내용을 복원하고자 백지에 이름들을 내리 적어보았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종이를 찢어버렸다. 그 이름들 가운데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중요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미 속속들이 외우고 있었으므로, 주소며 전화번호를 적어둘 필요가 없었다. (p.12)

그가 [그 여름의 어둠]을 수배 전단을 작성하는 마음으로 썼다는 걸 왜 그녀에게 털어놓지 않는가? 운이 조금 따라준다면 이 책은 그녀의 눈에 띌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그녀에게서 기별이 올 것이다. 이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것 말고는 없었다. (p.1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