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초, 나는 인생 최대의 무모한 여행을 감행했다. 영국 런던의 킹스칼리지에서 열린 한국학 학술대회에 가서 세월호 추모 방식에 대한 발표를 한 것이다. 학술대회는 6월 4일 토요일이었고 6월6일 월요일이 현충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6월 3일 금요일에 수업을 마치자마자 인천공항으로 가서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방콕을 경유하여 17시간 비행 끝에 - P24

(예산과 일정에 맞는 비행기가 그것뿐이었다) 현지 시간으로 6월 4일 아침에 런던에 도착해 곧바로 학술대회장에 가서 발표를 한 뒤 숙소에서 쓰러져 자고 다음날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면 6월 5일은 공중에서 사라지고 6월 6일에 귀국해 잠시 쉬고 6월 7일 화요일에 수업하러 가는 일정이었다.
왜 그런 짓을 했냐면, 2016년에 접어들자 아무도 세월호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5년 1주기 때처럼 광화문 현판 앞에 앉아 있기만 해도 경찰이 와서 차벽으로 막고 아버지들 목을 졸라 연행하고 어머니들 눈에 최루액을 뿌리거나 하지 않았다.
농성장에 보수단체들이 쳐들어오지도 않았다. 언론에서도 세월호 얘기를 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종료 저지라든가 선체 인양이라든가 진상 규명을 위해서 할 일이 많은데 아무리 외쳐도 아무도 듣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면 학술 발표라도 해서 어딘가의 논문 데이터베이스에 자료라도 남기기로 결심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에서 한국 민속학을 연구하는 교수님과 공동으로 세월호 추모의 방식과 노란 리본의 기원에 대한 논문을 두 개 썼다. - P25

그러니까 이제는 경찰 개인이 노동자 몇 명을 대공분실로 끌고 가서 사람 대 사람으로 물리적 폭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21세기 대한민국 경찰은 기계문명의 화려한 결과물을 활용해서 무방비한 개인을 때리고 죽이고 위협한 뒤에 위협과 폭력과 살상에 사용된 비용을 피해자에게 물어내라고 강요한다. 그엏게 끝없는 재판과 소송이 빙글빙글 돌면서 노동자의 생명을 빨아먹고 가족의 삶까지 전부 으깨놓는다. - P110

2022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향권에서 벗어나 유럽연합에 가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하게 요약했지만 나의 지역학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검증된 논문을 조사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뉴스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모은 정보를 근거로 하여 내린 결론이다. - P137

전쟁은 끝나지 않고,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폭격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계속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고 하는데, 가자지구에는 독립된 군대가 없다. 한쪽에만 군대가 있고 한쪽만 일방적으로 폭격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다. 학살이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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