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기 전에 이 책을 조금 읽었다. 지금은 3장, 전쟁과 강간에 관련된 부분을 읽고 있는데, 12월에 《페미사이드》읽을 때만큼이나 힘겹다. 힘들줄 알고 시작했지만, 힘들어. 전쟁이 일어나는 모든 곳에서 여자들은 숱하게 강간을 당하고 살해를 당한다. 전쟁에 이긴 자들에게 여자들은 마치 승리를 기념하는 양 전리품이 되고. 강간으로 자신의 성취,성공,흥분을 증명하려 하다니, 세상 어리석기 짝이 없다.


여러 전쟁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지금 읽는 베트남전에서도 마찬가지 미군과 한국군이 최악의 군인들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베트남군들은 강간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하는데, 전쟁에 있었던 군인이나 기자들을 포함한 다른 남자들은, 전쟁에서 여자를 강간하지 않는 그나마 나은 남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어한다. 그러면서 나오는 주석이 아래와 같다.





한국군이 베트남전에서 베트남 여자들을 강간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던 바다. 몇 해전 시사인에서도 베트남 강간피해자들의 기사가 실렸던 바가 있다. '최은영'은 자신의 소설집 《쇼코의 미소》에서도 베트남전을 언급한다. 그러니까 그 일을 아는 사람들은 많다. 중요한 건, 그 일이 그저 저기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그럴 수도 있는 일처럼 취급되어지는 게 아닐까.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해도 이렇게 다른 나라 작가의 입을 빌어 또다시 듣게 되는 건 너무 고통이다. 그 전쟁의 현장에 있었던 다른 나라의 남자 기자조차도 미군과 한국군이 아마 '그중 최악'이었다고 말한다. 한국남자 싫다고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나이지만, 이렇게 책에서 그걸 또 한번 확인하고 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미군과 한국군이 아마 그중 최악 이었다.



베트남전에서만 최악이었을까. 지금의 필리핀에서도 마찬가지 아닌가. 여성혐오와 약자혐오를 동시에 너무 체화해주신 분들이셔서 어디서나 최악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장하다 진짜.... 하아-



성폭력과 강간을 저지른 모든 이들이 죄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들에게만 전염되는 바이러스 같은 게 퍼져서 다 그냥 죽어버리는 거지. 아마 남는 남자들이 많지 않겠지만, 고통을 당하는 이들은 현저히 적어지지 않을까. 죽어라,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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