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유령들 프리즘 총서 14
자크 데리다 지음, 진태원 옮김 / 그린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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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는 "역사의 종말"을 운운하며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찬양한 후쿠야마의 논리를 비판하며, 이 "마르크스의 유령들"을 집필하였다. 


아래 인용한 부분에서 데리다는 텔레비젼 배우가 되어버린 정치인들에 대해 개탄한다. 데리다가 오늘날 저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 뭐라고 할지 정말 궁금하다. 정치인을 배우로 만든 장치들의 조종자가 정치인이 되어 미국 대통령이 되었고, 두번째 대선에서 패배하였다. 이 과정은 데리다가 지적하고 있는 사건 이후의 사건이다. 순서가 반대 방향이다. 정치인을 배우로 만든 것이 아니라, 배우가 정치인이 된 것이니... 물론 그가 배우이기 전에 지주-자본가였음은 여기서 넘어가자.


어제의 일은 테크노텔레미디어의 승리일까, 패배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미국의 고전적(?) 자유민주주의 정치의 승리는 아닌 것 같다. 부통령 펜스가 "폭력은 결코 이기지 못한다, 자유가 이긴다"고 말했을 때, 그 말을 듣는 비미국인들은 콧방귀를 뀔 수밖에 없다. 너희들이 폭력으로 유린했던 제3세계 민중의 자유와 존엄을 생각해보라. 너희의 민주주의는 유령들로 이뤄진 부대에 의해 망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미 망했는지도... 

정말 궁금하다. 데리다의 유령은 뭐라고 말할까?



우리는 심지어 당시의 미디어 권력이, 적어도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과 같은 선거 민주주의와 정치적 대표를 이미 의문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그 이유는 미디어가 산출해낸 공적 공간의 전환이 정치가들로부터 그들에게 부여된 권력 및 권한의 본질적 부분을 박탈하는 바로 그 순간에, 정치가들은 점점 더 미디어의 표상 속에 나타난 배역들이 되고 있고, 심지어 단지 그 배역들로서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개인적으로 얼마나 능력이 있든지 간에, 낡은 모델을 추종하는 직업 정치가들은 오늘날 구조적으로 무능력해지는 경향이 있다. 동일한 미디어 권력이 전통적인 정치가의 이러한 무능력을 고발하면서 동시에 생산하고 확대하고 있다. ... 사람들은 그가 정치의 행위자라고 믿었지만, 이제 그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듯이, 자주 텔레비전 배우에 불과하게 될 위험에 처해 있다. ... 유령들로 이루어진 부대가 되돌아 왔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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