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쯤인가...
한 2,30년 전 쯤에 출판된 책을 한 권 보았다.
제목은 <신들의 수수께끼>. 저자가 누구였는지는 사실 까먹었다.
저자의 상상력(?!)이 상당히 돋보이는 책이었다.
인류의 발생을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창조론이나 진화론의 범위에서 설명하는 게 아니라, '외계인'이라는 존재를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외계인이 남겨 놓고 간 흔적을 보고 배움으로써 인간이 진화해 왔다는 거다.(이렇게 써놓고 보니 진화론에 더 가깝긴 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우리가 흔히 '불가사의'라고 명명하는 것들-라틴 아메리카 페루에 그려져 있는 대형 그림들 등등-과 성서까지도 포함하여 여러 민족 사이에서 전해내려오는 신화와 전설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그저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류가 현재 진행 중인 우주탐사와 그 우주탐사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실수-저자가 든 예에 의하면 실수로 그림이나 기계등을 우주 속에 떨어뜨리는 것 등-가 이 드넓은 우주의 어느 별에선가 진화하고 있는 생물체에게 영향을 끼쳐 그들의 진화를 돕게 될 거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고학자들이나 과학자들은 전혀 그의 말을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대놓고 그들의 고지식함(?!)을 비웃고 있으니... 어쨌든 이 이론을 펴기 위한 작가의 연구와 연구를 위한 행동과 비용까지도, 그 정성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읽고 난 기분은 황당 그 자체였다. (나도 고지식한 걸까?^^;) 사실 충격적이라든가 신선하다는 느낌의 이론이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고할 가치가 전혀 없는, 출판사는 어쩌자고 이런 책을 세상에 내놓았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었다.
정작 내가 놀란 것은 같은 과 친구 중에 한명도 인류의 근원에 외계인을 염두해 두고 있다는 사실이었다.(만약 이 책의 영문판이나 중문판을 구할 수 있다면 소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가 어떻게 발생하였는가에 대한 정답을 얻을 수 있다면 몇몇 과학자들은 잠시 쉴 수도 있겠지만, 현재 그 정답은 뚜렷하지 않다. 그리고 그 애매모호함이라는 토양 위에는 수많은 생각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