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내 선인장

내게만 예쁜가
그러면 더 좋지
어머니는 가지 치기며 이런저런 걸 잘 하시는데 난 잎사귀 하나 떼는 것도 상하게 만들까 봐 두려워 그냥 자라고 싶은 대로 놔둔다;
그렇게 10년 넘게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
괜찮아?
괜찮아
화분 가게에서 흔하게 파는 선인장이지만 이 모습은 오직 하나지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다윈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조차도 이 같은 식물학 연구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윈이 여섯 권의 책과 일흔 편 내외의 논문을 식물학에 할애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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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은 식물에 대해 늘 특별하고 다정한 느낌을 갖고 있었으며, 식물을 특별히 찬미하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에 이렇게 썼다. "식물을 체계화된 존재organized being의 지위로 격상시키면 늘 기분이 좋다."

올리버 색스 《의식의 강》「다윈에게 꽃의 의미는?」중에서

올리버 색스 《의식의 강》 스튜디오 촬영해준 기분ㅎ

다윈 씨, 나도 그래요!
그나저나 물 주려다 이러고 있네;;;
참 뭐 하나 하기 어렵다...

 

 

 

 

 


 

 

 

 

아무 생각하기 싫을 때 니콜라스 빈딩 레픈 《Drive》을 종종 본다.

이젠 반려영화가 된 기분이다.
오늘 또 봤다.
라이언 고슬링, 케리 멀리건 왜 둘다 8~90년대 느낌인지...
70년대생 감독이어서?
"인간은 자기 조상을 닮은 것보다 자신의 시대를 더욱 닮는다." ㅡ 기 드보르 
기 드보르의 이 말은 어쩜 이렇게 명언인지!
이 영화의 ost, kavinsky 곡도 정말 좋다.

《Drive》 보고 《온리 포 갓 리브스》(2013) 봤다가 감독에게 대원망. 왜 그랬어!

책도 처음부터 이성을 위한 도구는 아니었다. 지배의 도구에 가까웠지. 학교의 탄생처럼.
끌려 들어가는 것의 미학.
우리는 외로움에서 그렇듯 폭력성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지. 그것 가까이에는 많은 것들이 얽혀있어 또 끌려 나온다.
글, 이야기, 인용, 멋진 이미지로 덮어도 안심하지는 마.
내가 나를 보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드러내니까.
살아있음은 너무 자주 미칠 노릇이다.

라이언 고슬링 앞과 뒤에는 늘 거리가 펼쳐져 있었다.
나는 어떤 배경에 주로 있는 것일까. 생각해 볼 일이다.

책의 하렘?...(  -_);;; .... 왜 이런 순간 이런 농담을ㅜㅜ

性에 대한 댓글을 쓰고 온 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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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3-11 0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선인장 꽃 사진 그리고 의식의 강은 넘 근사한데요!^^

AgalmA 2018-03-11 18:19   좋아요 1 | URL
˝나만 고양이 없어! ˝를 이길 수는 없겠지만ㅎ ˝나만의 선인장 있어!˝는 되겠지요^^ 다윈이 식물을 그토록 아꼈다니 더 친근하게 느껴져요 :) <의식의 강> 그장소님도 갖고 계시니 서로 부럽지 않겠다는ㅋ

[그장소] 2018-03-11 18:30   좋아요 1 | URL
ㅎㅎㅎ나만 고양이 없어! 저도요! 고양이 없네요. 선인장도 없네요 . 푸핫~^^

겨울호랑이 2018-03-11 0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선인장이 멋지게 컸네요. 저 정도 큰 선인장은 화원 이외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AgalmA님이 잘 키우신 덕분이긴 한 것 같은데, 다육이가 잘 크는 것을 보면 물을 잘 안 주신 것 같기도 하네요.ㅋㅋ 저 품종은 물을 잘 줘야하는 품종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적당한 게으름(?)도 때로는 육아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AgalmA 2018-03-11 18:34   좋아요 3 | URL
저희 어머니는 2미터 넘는 선인장도 키우고 계신데 이 정도 크기면 집에서 관리하긴 어려워 결국 여기저기 부러지는 사태가^^;; 너무 멋지게 크니까 성질나쁜 사람들이 지나가다 확 부러뜨리기도 하고! 에효, 나쁜 인간들....
제가 식물을 아껴 키우는 거 보고 어머니께서 가족 아니랄까봐 서로 그런 건 닮았네 하며 웃으셨죠. 그래도 어머니는 강아지 애호, 저는 고양이 애호라는 건 확실히 갈림ㅋㅋ

선인장은 물 자주 주면 뿌리 썪는다고 해서 애가 기운이 없어 보인다 싶으면 줘요. 제 엉성한 감각의 힘으로만 키우는데도 잘 자라는 거 보면 제 노력보다 쟤 생존력이 더 강한 거라고 봐야겠죠^^

2018-03-14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3-14 20:07   좋아요 0 | URL
아, 저 선인장 이름까지 아시고 정말 식물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
저희 어머니는 선인장 정말 많이 키우시는데, 어머니댁에도 게발선인장 있어요^^
괴상한 선인장도 좋다고 키우시는데;;; 악마의 뿔처럼 생긴 스투끼 선인장은 저는 호감이 전혀 안가는데요ㅎ;; 어머니는 자라는 게 재밌고 기특하다고 제게 보여주시며 좋아함ㅎㅎ;;
본능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우리 기억과 관련되면 싫고 좋음이 사람마다 많이 다르죠. 선인장을 싫어하셨을 이유가 짐작 가능하시다니 그 맘도 참~_~;

2018-03-14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3-14 21:39   좋아요 1 | URL
알로에도 많이 착취대상이죠ㅎ; 인간은 참 혼자 사는 게 아니라니까요~_~;;
선인장이 죽는 건 특히나 마음 아파요. 이렇게 생명력이 질긴 생물이 얼마나 살기 어려웠으면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