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반성, 나의 처벌

 

딴생각하다가 커피를 엉망으로 내려서
이성을 찾으라는 뜻으로 블루-파랑-Blue 가득
F 연필, 《순수이성비판》을 주었다
왜 《실천이성비판》도 주지 그랬어!
나한테 너무해

"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일반적 경향이나 분석에 전혀 들어맞지 않는 복잡한 문화 구조라 할 수 있다."


ㅡ 미셸 파스투로 《파랑의 역사》 서문, 첫 문장

 

 

 

파란색을 로마인들은 미개인의 색으로, 중세 때는 따뜻한 색으로 취급했다. 즉 blue와 이성을 연결하는 것은 인습이고 지금 사회 현상이다. 왜 굳이...

 

 

 

 

 

쓸모없는, 쓸데없는 - 살구색 도서 찾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달력 3월이 살구빛이길래 살구색 도서를 찾기 시작했다. 아아... 뭔가 하기 싫을 때 나는 꼭 이런다. 유머나 연구해라!

 

 

 

 

 

 

 


 

 

 

 

 

 

 

피터 버크 <지식의 사회사> 2
제임스 왓슨 <이중나선>
데이먼 나이트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
노엄 촘스키 & 미셸 푸코 <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엘든 테일러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1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1)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정연연 <오늘 그녀가 웃는다>
보들레르 <파리의 우울>

 

※ 사진을 올리고 나니 빼먹은 게 많더군. 다시 찍기 귀찮다. 언젠가 또 올리겠지.

조던 엘런버그 <틀리지 않는 법>
김이듬 <표류하는 흑발>
존 치버 <사랑의 기하학>(구판)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행복한 책읽기에서 나온 구판)
<김종삼 전집>

 

 

 

 

 

 

 

 

 

 

● 절판 책 훑어보기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자기계발, 처세술 책으로도 추천도서.
더러 중복되기도 하지만 여러 잠언, 철학적 성찰과 함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인데  동서 문화사에서 월드북 시리즈로 나온 이 책도 어느새 품절, 절판 책이 되었다. 아쉬울 사람은 몇몇 뿐.

 

"유리 같은 마음으로는 사람을 사귀기 어렵다"

"사람들은 돌려 말하면서 상대의 지능을 시험하거나 마음속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대중이란 머리가 몇 천 개 달린 괴물이다"

"행복과 고통을 좌우하는 일에 환상이 다가가게 해서는 안된다. 환상은 판단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환상은 우리 앞에 하나의 형상을 드리운다. 이 형상은 우리의 기분을 한층 더 무익한 쪽으로, 동시에 대개 고통스러운 방향으로 밀고 간다. 그러므로 환상을 억누르라."

"단점은 연인이 아니다 - 아무리 단점을 피할 수 없는 게 인간의 운명이라도 그것을 자기 생의 반려자로 삼거나 애인처럼 소중히 여길 필요는 없다.
총명한 사람의 경우 지성에 관련된 단점이 더 두드러져 보이기 쉽다. 그 사람이 자신의 단점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과 나는, 또 다른 시간 그리고 또 다른 나와 겨루고 있다.'(쇼펜하우어가 어디서 인용했는지 안 밝혔다)

 

 

 

● 2018년 3월 내가 산 책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H.P. 러브크래프트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크툴루의 부름 외 12편》
알퐁스 도데 《알퐁스 도데-아를의 여인 외 24편 》

* 톰 스탠디지 《세계의 이면에 눈뜨는 지식들》
ㅡ 저자가 제시하는 질문들이 재밌어서 샀다. 실눈이 될지 왕눈이 될지 읽어보면 알겠지~

* 로랑 비네 《언어의 7번째 기능》
너무너무 보고 싶어 사실 이 책 때문에 이 주문을 했다고도....
롤랑 바르트 마지막을 좇는 소설이라니!
제이 파리니가 발터 벤야민 마지막을 그린 《벤야민의 마지막 횡단》을 읽은 적 있다. 못 썼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기대한 소설이 아니어서 실망스러웠는데, 로랑 비네 제발 잘 써 줬길>0<)! 
질 들뢰즈 마지막도 누가 좀 써줘!!!


 3월 알라딘 굿즈


* 알라딘 에코백(반 고흐 PU)
ㅡ 천 가방이 아니라서 새롭다. 흐늘흐늘 가벼운 소재라 천 가방보다 더 편하다. 들고 다니다 싫증 나면 여백에 그림을 그릴 수도 있을 거 같아 샀다~

*  첫 문장 소이 캔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화이트 스웨이드향)
ㅡ 화면에서 본 것보다 앙증맞은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아이템 또 생겨서 좋다.
초를 켜면 장작 타는 소리 난다는데(심지가 실이 아니라 진짜 나무네!) 아까워서 켜질 못하겠다ㅜㅜ 언제 그 소릴 들을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다시 읽기 시작할 때 켜야지.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래핑 페이퍼북
ㅡ 하나만 있으면 아쉬워서 소장용으로 또 샀다ㅎ 써 버리면 영영 잃게 되는 게 생기니까ㅎㅎ;

* 알라딘 선물상자
ㅡ곧 봄이라 '타샤의 정원' 골랐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매우! 필요할! 거 같다;;; (그게 언제야?!?) 선물상자가 주문한 책 양과 크기에 맞춰 오기 때문에 한 권 사이즈는 맞춰서 또 사야 할 듯! 주문 시 고를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여러 권 사도 한 권만 따로 선물할 수도 있고 선물 상자가 여러 개 필요할 수도 있는 거니까. 물론 나 같은 사람은 내가 갖고 싶어 여러 개 고를지도ㅋㅋ;; 일단 건의 들어감~
이젠 하다 하다 포장상자가 갖고 싶어 책을 사는구나;
알라딘 때문에 못살아ㅜㅋㅜ

 

 

● 블랙 & 의식의 강

 

오늘의 코디 - blackpower & 《의식의 강》
빈티지 가죽 재킷, 체크 머플러, 검정 마스크, 검정 장갑, 알라딘 에코백(반 고흐)



알마 서평단 모집으로 받은 올리버 색스 《의식의 강》

알마에서 낸 올리버 색스 《깨어남》도 인상 깊게 읽었다.
《깨어남》은 1960~70년대 뇌염후증후군,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내용이다. 뇌염이나 독감 등을 앓은 뒤 기면증 또는 불면증 등을 비롯해 소소한 신경증이 하나둘 나타나다가 구제할 길 없는 마비 증상으로 빠져드는데, 신체뿐 아니라 정신마저 마비시켜 좀비처럼 만드는 병이니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공포 그 자체인 병이다. 행복? 그러한 개념조차 일시에 날려버린다. 환자들의 구체적 이야기는 꿈속 아득함 같아 실감이 잘 안 난다. V는 코를 긁기 위해 팔을 들어 코로 가져가기까지 해가 지는 시간이 걸리는데 본인은 1초가 걸렸다고 생각한다. R은 당시 신약이었던 엘도파 투여 후 35년 만에 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지나간 시간은 수치적 앎일 뿐이고 여전히 20대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외양적으로는 정신병 환자와 거의 다를 바 없지만 그 무너짐 안에서도 돌연 자신을 지켜보는 정신은 있다는 게 오히려 끔찍하게 느껴진다. 얼음 마비 상태로 꼼짝 못하던 환자가 옆에서 누군가 살짝만 건드려줘도 가뿐히 움직이고, 인류에게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동물처럼 괴성을 지르며 울부짖던 환자가 음악소리를 듣게 되자 그 음조를 따라 흥얼거리며 차분해진다. 2014년 로빈 윌리엄스의 자살 요인이 파킨슨병 초기 우울과 불안에서 비롯됐을 거라는 기사와 함께 이 병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깨어남》을 영화화한 페니 마셜 <사랑의 기적>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파킨슨병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역으로 출연한다. 얼마나 짓궂은 운명의 장난인가. 그리고 2015년 올리버 색스의 별세 소식을 듣고 나는 또다시 인간의 운명, 죽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나도 너도 그 누구도 아니다. 로빈 윌리엄스, 올리버 색스를 나는 계속 기억하고 싶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삶과 생각을 정리했을 마지막, 올리버 색스는 어떤 기억을 남기려 했는지 무척 궁금하다. 어떤 의식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려 했는지.


책이 가볍고 유광 처리하지 않은 따뜻한 양장본이라 올리버 색스 유고로 매우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그의 사려 깊은 글은 읽는 이를 책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월 달력을 보고...

 

"인생은 계속되어야 해. 우리에게 남은 것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야 해."
ㅡ 존 업다이크 《달려라 토끼》

읽고 싶은데 지금은 그럴 수 없지.
인생은 이런 식으로 계속되는 것 같아.
당신도 그렇게 썼다고 생각해. 업다이크 씨.
결국 계속이 어떤 식이냐가 문제인 거지.

 

 

● 1일 1사진 - 나는 매 순간 멈췄다

 

갈 곳은 없는데 온통 길이었다
갈 곳이 아닌데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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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0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1 0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8-03-10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 빨강이 시리즈에 이어 오늘은 파랑이 시리즈네요. AgalmA의 색깔이야기 좋네요. 여기에 1일 1그림 때 주제색으로 그림이 나오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ㅋ 까칠한 독자 요구네요 ㅋㅋ

AgalmA 2018-03-11 02:33   좋아요 2 | URL
원래 1책 1그림 프로젝트 하려고 했는데 좀 하다가 넘 귀찮더라는ㅋ; 리뷰 쓰기로 에너지 소진했는데 그림까지)))) 제 책을 만든다면 고려해 볼 일ㅎ
아이디어는 언제나 환영요^^/

[그장소] 2018-03-10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대체 몇개의 피드를 합체시킨 겁니까 ? ㅎㅎㅎ 그래도 이쁘기만하네요!

AgalmA 2018-03-11 02:34   좋아요 1 | URL
제가 매일 얼마나 떠드는지 알아서 수다쟁이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요ㅎㅎ;;

[그장소] 2018-03-11 06:48   좋아요 1 | URL
수다쟁이 환영~^^ 좀 더 수다스러워도 좋겠는걸요!^^

2018-03-12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3-12 17:04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오타네요. 웹으로 다시 들어갈 때 고쳐야 겠네요ㅋ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혼자놀기의 달인 스탬프북을 만들어야 할 듯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