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AgalmA > [잉문예술덕후 리뷰 ] 올해 가장 골치 아픈 책 - 문제는 페미니즘이 아니다

 

사르트르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명문 낭독을 들으며 L 작가가 계속 떠올랐다. 실존주의는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 왜소하고 볼품없는 외모를 극복하고 자기 세계를 만들기 위해 치열했던 사르트르. 어쩌면 그의 성편력과 수많은 논쟁들은 그 극복의 일환이었는지도 모른다. L 작가의 수동적 공격성이 작품 속에서는 폭력성으로, 현실 속에서는 패드립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팟캐스트 《두 남자의 철학수다》( http://www.podbbang.com/ch/11510 ) 메인 패널이자 《철학 듣는 밤》 저자인 메뚝 씨가 사르트르 《말》을 사람들에게 쉽게 추천하지 않고 아끼는 명저라며 격찬해 예전에 중고로 팔았던 걸 다시 샀다. 메뚝 씨. 저한테 사르트르 영업 성공하셨어요ㅎ/ 마침 사르트르 "L'enfer, c'est les autres(타인, 그것은 지옥이다)"  컵도 있지요.
고등학교 때 《말》을 읽으며 얼마나 지루해 했던가; 다시 읽으니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 겹친다. 심약한 어린 시절을 그린 자전성, 어머니와의 관계 때문에 그런 거 같다.
 
루소는 '문예공화국'에 등단한 논문인 《학문예술론》을 통해 학문과 예술을 비난했고, 연극이 사람들의 마음에 허영심을 조장하고 스스로를 외면하게 만든다고 비난하면서 연애소설인 《누벨 엘로이즈》를 썼으며, 교육론 《에밀》의 저자이면서 정작 자신의 아이들을 고아원에 버렸다. 결국 그는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고 말년에 고통 속에서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쓰며 ˝나 자신은 무엇인가˝를 탐구했다. 자기 기만적이고 부조화를 이루는 그를 보면서도 역시 L 작가가 떠올랐다. 내가  L 작가에게 남긴 말과 생각, 타인에 대한 힘겨운 무게감, 자성 그런 것들이 복잡하게 내 속에서 움직이고 있기에 더 그랬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읽으면 산책하다가 사망한 로베르트 발저 《산책자》도 오버랩되는데 루소의 미완성 유작이기도 하고 '
몽상'이 그들을 묶고 있는 걸 목도해서다. 몽상은 우리 안에서만 떠돌고 우리는 내내 사람 속을 산책하다가 가는 것일지도. 그 속에서 우리가 취하는 행동의 필연성을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사르트르가 《존재와 무》에서 말하고 있듯 외면과 내면의 일치를 이뤄나가야 하리라.

 

 

 

"인간은 신을 탄생시키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짓고 공허하게 자신을 잃어버린다. 인간은 하나의 이롭지 못한 수난이다"(사르트르)
신의 자리에 '나'를 넣어도 말이 되지 않나.

 

 

 

"행복이란 항구적인 상태로, 이 세상 사람을 위해 마련된 것은 아닌 듯 보인다. 지상에서는 모든 것이 끊임없는 흐름 속에 있어 변함없는 모습을 지니도록 허락되지 않는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변화한다. 우리 자신도 변해서 아무도 자기가 오늘 사랑하는 것을 내일도 사랑하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삶의 행복을 위한 우리의 모든 계획은 공상이다."(장 자크 루소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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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8-1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음 가득한 저 유리컵 속에 든 건... 녹차 귤차 그런 건가요??
아이. 시원해보여서. 물방울이 마구 맺히는 느낌이.^^
물방울 때문에 티코스터 조금 축축해지면 살짝 걸어두시면 잘 마를거예요.^^

AgalmA 2017-08-19 19:31   좋아요 1 | URL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매실청^^ 달콤하고 시원~
티코스터를 여기저기 두고 여기 축축하면 저기 뒀다하며 티코스터 순례 중이죠ㅎ

서니데이 2017-08-19 19:33   좋아요 1 | URL
여름에 매실이 좋대요. 소화에도 좋다고 들었어요.(진짤까요.??)
요즘 더워서 찬 음료 많이 마시는데 우엉차도 좋다고 그러더라구요. 단맛도 적고요.
a님은 저녁 드셨나요?? 오늘도 시간 너무 빨리 지나가요.^^

AgalmA 2017-08-19 19:43   좋아요 1 | URL
매실에 그런 효능이 있다고 저도 들었습니다. 요즘은 계란도 집에서 닭 키워서 자기가 채취해 먹어야 믿을 만한 식문화라 ㅎㅎ;;
우엉차도 좋죠. 안 먹고 뒀더니 금세 상하더라는?
서니데이님도 좋은 저녁되세요.

나와같다면 2017-08-19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자신도 변해서 아무도 자기가 오늘 사랑하는 것을 내일도 사랑하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우리는 ‘영원‘을 약속하는데..
백년도 못 살면서..

쓸쓸 하네요

AgalmA 2017-08-21 10:29   좋아요 0 | URL
생각대로 사는 거니까요~_~; 그래서 좀더 나은 생각을 하고 행동하고 싶어하는 거 잖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