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생각에는 어둠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덕성이 없다. 전 우주가 최상의 생각을 향해 가는 흰빛으로 가득 차서 넘실거린다. 자연의 도덕적 측면이란 인간의 편견에 불과하다. 천진한 아이에게는 천사도 지품천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설교자가 침묵이다. 아는 이는 설교를 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침묵은 영원히 계속된다."
ㅡ 헨리 D. 소로우, 1841년 8월 1일 일요일 《소로우의 일기》(2003, 도솔), p62
소로의 일기는 그가 24년에 걸쳐 쓴 2백만 단어에 달하는 내용으로 그의 사후 1906년 블라드포드 토레이와 프란시스 H. 알렌의 노력으로 14권 출판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소로우의 일기》(2003, 도솔)가 그나마 읽을 만하게 나왔는데 그마저 품절 상태여서 아쉬웠습니다. 이번에 갈라파고스에서 제1권, 제2권, 제3권을 뽑아《소로의 일기》(2017, 갈라파고스) 청년 편을 내 반가웠습니다.《소로의 야생화 일기》(2017, 위즈덤하우스)도 같은 시기에 나와서 매우 난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ㅜㅜ. 소로《월든》의 배경지이기도 한 미국 콩코드의 식물들을 십 년간 조사하고 담은 《소로의 야생화 일기》는 방대한《소로의 일기》 발췌본 내용이지만 배리 모저의 아름다운 식물 그림도 무척 궁금해 일단 이쪽 먼저 질렀는데 도서관에서 《소로우의 일기》(2003, 도솔) 빌려 읽고 있으니 《소로의 일기》도 조만간 사야 겠군요;_; 옮겨 적을 정도가 아니라 복사를 해야 할 판; 필사하는 분들의 필수 아이템이라고도.
전 세계가 사랑하는 시인 릴케가 담은 풍경 이야기로 《릴케 베네치아 여행》도 만만찮은 매력이 있죠. 아름다운 문장가인 릴케가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한 베네치아를 어떤 식으로 담았을지 무척 궁금해 그만 또......
"괴테는 1786년 "베네치아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야기되었고 모두 인쇄되었다"라고 한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위대한 대가는 실수를 했다. 100년 뒤 한 젊은 시인이 괴테가 무시했고, 여행자들이 기피했던, 그리고 베네치아 사람들조차도 수백 년 동안 잊고 있었던 장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곳은 바로 게토Ghetto이다. 릴케는 1900년 《사랑스러운 신의 이야기들》에서 게토를 최초로 문학작품으로 만들었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 가운데 「베네치아 게토의 한 장면」은 베네치아의 귀족 마르크 안토니오와 아름다운 아가씨 에스터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유대인인 에스터는 할아버지 멜키제데크와 함께 게토에 살고 있었다. 동화 형식을 사용한 이 이야기는 마지막에 종교적 우화로 끝난다. 게토는 우화를 위한 우연한 무대처럼 작용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겉보기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우리는 오늘날에도 릴케의 단편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할 수 있다. 그 이야기는 베네치아 역사에서 가장 어두컴컴한 모퉁이로 갈 때 유용한 여행안내서로 사용될 수 있다."
ㅡ 비르기트 하우스테트 《릴케 베네치아 여행》, p133
이 책이 릴케 지음으로 나오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릴케의 많은 문장과 작품을 가져왔지만 비르기트 하우스테트가 릴케를 중심으로 엮은 베네치아 문화 역사서라고 해야겠지요. 아무튼 릴케의 인상적인 문장들과 함께 많은 사진들을 보며 베네치아 강을 유유히 떠다니는 기분! 책이 곤돌라~
사진 속 풍경은 영화에도 자주 나오던 베네치아 산 마르코 피아차
싱그러운 녹색 책이 가득^ㅁ^
이런 와중에 페르난두 페소아가 안내하는 리스본 여행 가이드 《페소아의 리스본》(2017, 컬처그라퍼)도 나오고...
알라딘 구매 이벤트 상품인 라벨 글라스 저그가 넉넉한 사이즈라 핸드드립 서버로 쓰기도 좋던데 하나 더 생기게 됐...꺄...(((이럴 때가 아닌....)))
일은 언제 하니....ㅠㅠ 여행 가기 전에 책 사느라 파산하겠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