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윌리엄스와 오에 겐자부로를 섞어놓은 느낌.
표지와 너무도 다른 담담한 문체. 조근조근 얘기하면서 어떤 충격적인 과거 이야길 펼쳐 놓으려고 이러시는가 기대와 함께 두려워지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지만.
과거를 덮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니 ‘척하는 삶‘이 맞긴 한데, '척하는 삶'이란 표현을 조롱투로 쓰는 걸 생각할 때 작가가 이것도 염두에 둔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인상적이긴 한데 표지가 작품 홍보에 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접근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할까. 나부터도 그랬다. 다 읽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렇다.
극한 상황에 처한 사람은 삐뚤어진 태도를 보일 수 있고, 심지어 충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이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보여 주는 모습 중 무엇이 진정하고 핵심적인 것인지, 또 무엇이 어느 모로 보나 비정상적인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입장에서도 쓸데없이 되풀이해 생각하기보다는 빨리 잊어버리는 편이 좋은) 순간적인 실수인지 아닌지를 분별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는 나 나름의 경험을 통해 그래야 함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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