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카, 빵을 한 입 베어 물고 절망감에 빠졌어. 식욕이 내게 힘이 되어주지 못한 건 오래지. 오래된 생존의 습관. 맹렬한 이빨들. 가축과 다를 게 뭐람. 당신은 ˝절망˝이란 그런 것이 아니라 하지.

 
˝진정한 절망이란 자신의 목표를 당장 그리고 영원히 지나쳐버린 그런 것˝

보일러도 고쳐서 집도 엄청 따뜻한데 나는 절망이란 사치의 집에서 떨고 있는 셈이군. ˝나는 왜 내 안에 머물지 않는 것일까?˝

당신은 무슨 음악을 듣고 힘을 얻었어? 음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글에만 몰두했다고 말하면 어쩐지 슬플 거 같아. 당신 일기장 보기가 두려워지잖아. 공연장은 자주 갔던 거 같아. 당신 일기의 첫 장은 무희 에두아르도바에게 치르다시를 또 춰 달라고 요청한다.
˝지금 함께 가자˝라고 말하는 춤
˝지금 함께 가자˝라고 말하는 이미지
멋진 발들
멋진 발들
˝허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당신 꿈도 들여다보고 당신 편지도 들여다보고 이 세계 참 웃기지. 이 상상의 질서 체계 속에서 우린 소란스럽고 그녀, 그, 그들을 증오해. 도대체 뭘 찾겠다는 건지. 단지 뭘 찾았다고 떠들고 싶은 건지 모르지. 무료하니까 허망하니까.



최초의 기록이 회계라는 건 인간을 설명한다. 소유는 우리의 존재 증명.
노래가 되지 못한다면 모두 지워져도 좋아, 나는.
빵을 한 입 또 베어 물고. 식었어. 괜찮아. 이런 건 아무것도 아냐. 벽에 붙어 있던 오래된 테이프를 뜯었다. 보일러를 껐다. 무언가 굴러가는 소리가 밤을 울린다.

 




Khalid - 8TEEN


But I think I‘ll be okay

I‘ll be okay

Let‘s do all the stupid shit that young kids do

It‘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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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3-07 0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태운(?) 빵 한조각 ㅡ 봄몸살이 무기력증처럼 와서 기운이 안나는 중인데 어쩐지 나른한 느낌의 글을 읽으니 어쨌든 힘을 내야 할 것 같네요 .
모처럼 이 새벽에 이웃이 세탁기를 돌리는 소릴 듣고 있어요 . ㅎㅎㅎ ( 사실 그렇게 느껴지는 코고는 소리!)
봄 기운은 전염성 강함 지수를 별표로 해놔야함~^^

AgalmA 2017-03-07 14:33   좋아요 1 | URL
세탁기형 코골이ㅎ
계절이 바뀌어가는 걸 느껴서 일까요? 기분이 영 우왕좌왕입니다. 언제는 평탄했는가 하면....

[그장소] 2017-03-08 03:24   좋아요 1 | URL
아아~ 저만 그런게 아니라니 ~^^ 이거 안심되는걸요? 저도 우왕좌왕 중 ~^^

겨울호랑이 2017-03-07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카프카를 아직 읽지를 못했지만, (슬프게도, 카프카 뿐 아니라 읽지 않은 작품이 훨씬 많지요ㅜㅜ) Agalma님께서 좋아하는 작가라는 것은 알고 갑니다.ㅋ

AgalmA 2017-03-07 14:35   좋아요 2 | URL
문학 좀 안 읽는다고 겨울호랑이님 인기가 사그라들진 않을 겁니다ㅎ 문학 안 읽고도 그 정도 지덕체 갖추고 계시니 더 놀라움ㅎㅎ

겨울호랑이 2017-03-07 14:46   좋아요 1 | URL
이런... 인기라니요....모르는 분들이 보면 연예인인줄 알겠네요..ㅋ 그저 좋게 봐주시는 것에 감사할 뿐이지요. 개인적으로 Agalma님을 비롯해서 몇몇 분들께서 쓰신 리뷰를 보면 많이 감탄합니다. 다른 이들의 이론에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글들을 보면 특히 그렇습니다. 그에 비하면 아직 저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을 뿐이지요..ㅋㅋ

AgalmA 2017-03-07 14:54   좋아요 2 | URL
이기적 유전자 육아 버전 글쓰신 분이 왠 겸손을ㅎㅎ
걸음마로 변장하고 계시지 마시죠ㅎ~
겨울호랑이님의 착실 정리도 따라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죠^^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하는 일이니.
저는 필 꽂히는 대로 쓰는 터라 좀 부끄러운 부분이 많죠^^a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목적보다 제 생각을 들여다보는 목적이 더 강해서...

겨울호랑이 2017-03-07 14: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의식에 흐름‘에 따라 글쓰는 것은 아무나 하고 싶다고 되는 것 아니지요...피카소의 그림을 아무나 그릴 수 없지만, 피카소가 보이는 사물을 표현하지 못한 것은 아닌 것을 보더라도, 물처럼 자유롭게 글쓰는 것은 ‘물아일체‘의 경지에서 쓰는 글이라고 사료됩니다..ㅋ

AgalmA 2017-03-07 15:00   좋아요 2 | URL
항복(-0-)/ 뭔진 모르지만 제가 잘못했습니다ㅋ

겨울호랑이 2017-03-07 15:03   좋아요 2 | URL
Agalma님, 항상 좋은 글과 그림, 음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Agalma님과 좋은 이웃분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 행복합니다.^^: (박근혜만 아니면 더없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