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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깊은 페넬로페는 이렇게 말했다. ˝이방인이여! 독할 수 없는 꿈도 있는 법입니다. 모호한 언어로 된 꿈도 있어, 인간에게 전해진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지는 않는 법입니다. 어슴푸레한 꿈에는 두 개의 문이 있지요. 하나는 뿔로 된 문이고 또 하나는 상아로 된 문입니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상아 문으로 들어오는 꿈은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을 전함으로써 우리를 속일 것입니다. 잘 연마된 뿔로 된 문으로 나오는 꿈은 그 꿈을 보는 인간들에게, 반드시 밝혀내야 할 사물들에 대해 알려 줄 것입니다.˝
ㅡ「오디세이」19권
2
꿈의 문은 쌍둥이 문이다. 하나는 뿔로 된 문으로, 순수하고 진실된 영혼들에게 쉽게 길을 내줄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멋지게 세공되어 번쩍이는 하얀 상아의 문인데, 망자의 영혼들은 이곳을 통해 거짓된 꿈을 지상으로 내려보낸다.
ㅡ 「아이네이스」6권
ㅡ《보르헤스의 꿈 이야기》중에서 <두 개의 문>
§
나는 그림이 그런 문이라고 생각했다. 눈을 크게 뜨고 손으로 따라가는 꿈, 거짓된 지상의 꿈이지만 꼭 필요한 꿈이라고. 인간은 이분법으로 단순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하는 것도 매우 단순하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10차원 혹은 그 이상을 지금 우리는 상상하지 못한다. 우리의 불편함이 그런 식으로 만드는 건 아닐까. 의식의 10차원과 무의식의 10차원 그리고 아직 규정되지 않은 다른 성질의 것들이 무수히 만나고 있지만 우리가 짐작하고 말할 수 있는 건 단지 두 개의 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꿈이라 통칭되는 것들은 셀 수 없이 많은 길이며, 하나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언제까지나 퍼져 나간다.
(재료: 색연필, 수채색연필, 마카, 컬러 펜, 소요시간: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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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2개 그릴 수도 있고, 일주일에 1개 그릴 수도 있는데
잘 지키고 있는 것은 1시간인 걸 감안하면
1일 1그림이 아니라 1일 1시간 그림이라고 프로젝트 이름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