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에게 주의를 주거나 잘못된 길이라고 안내해줄 파수꾼이 없는 울타리의 문은 반드시 닫혀 있어야 하고, 주위를 가시덤불로 둘러놓아야 한다˝
ㅡ<존 러스킨의 드로잉> 서문 중





§
쉽게 갈 수 있다면 그 길은 통로일 뿐 도착지는 아닐 것이다. 도착지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이 다시 출발해야 했던가.

존 러스킨이 강조하는 ˝정확성˝은 바깥을 향해 있는 ˝목표 추구˝로서의 그림이 아니라 안을 향해 있는 ˝끌어냄˝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모두가 어려워하고 한계를 느끼는 지점이 이것이다.

방법과 터득과는 별개로 시간은 흐르고, 긴 시간 뒤, 문이 열린다. 언제 열렸는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해 한다. 내가 도착해있는 세계를 놀라워하며 바라본다. 그곳에선 자유와 고독과 고통과 환희는 동의어이다. 모든 것이 한몸으로 움직인다. 같은 몸이 없듯 같은 예술도 없다. 각자 완성된 뒤 흩어진다.

잠비나이를 듣다가 여전히 도달하려 애쓰는 그 간곡한 선율에 이렇게 또 한 마디 남기고 싶었다. 자라섬에서 마음 가득 담아 박수 쳐주리라.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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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10-06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저것 많이 공감되어 많은 답글 달고 싶은 글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015-10-07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5-10-07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국제도서전.. 가실 거예요..?

AgalmA 2015-10-07 19:02   좋아요 0 | URL
요즘 사람 많고 답답한 곳은 좀 피하고 싶어서 아마 안 갈 겁니다...나와 같다면님 가십니까? 다녀 오시면 소감 들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