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곳에선 풍경, 그 중에서도 하늘이 단연 돋보인다.

그리고 이질적이면서도 가장 유혹적인 건 적막(寂寞)이다

밤이면 밤대로, 낮이면 낮대로.

벽이면 벽대로, 바람이면 바람대로.

움직임은 붓질처럼 가볍게 머물렀다 다음 약속도 없이 사라진다

끝없이 달라진다고 말할 때 주체는 누구인가. 나는 그 점에서 결정적으로 자신 없다.

풍경 안, 순간 속에서만 확신한다. 곧 사라질 것이란 믿음.

가만히 주시하고 있을 때 나는 잠시 동물이 된다.

이를테면 어느 해 내가 기르던 토끼나 , 날다람쥐의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는다. 나는 다시 죽음을 생각한다.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미셸 우엘벡 소립자의 엔딩과 지도와 영토에서의 제드 마르탱의 최후는, 내게 비트겐슈타인이 말년에 홀로 서성여야만 했던 북유럽의 외딴 풍경과 오버랩이 된다.

우리가 최후에 원하게 되는 적막은 진화적인 도태 결과인가, 자유 의지인가.

내 궁금증은 언제나 무용하다.

 

서울에 도착하며 처음 눈에 띈 것은 어떤 현수막이었다.

실종된 송ㅇㅇ를 찾습니다.”

이 도시에서의 상징이다.

우리가 원하던 상태로 찾을 수 있는 게 있을까.

 

나는 정확히 무엇을 깨길 원하는 걸까.

가능(可能)은 삶 보다 소멸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그 의미가 더 잘 보인다.

두 권의 책 앞에서 나는 또 망연하다.




Agalma









 


















앞으론 제 글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시다시피 이런 뜬구름 같은 얘기만 해대잖아요.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5-09-30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저는 그 뜬구름에 끌려 좋아요 누르고 말았네요.ㅎㅎ
문득 아갈마님의 서재 책장을 봅니다. 저로선 상당한 책들이 포진하고 있군요.
몇 권은 겹치긴 하지만요. 읽고 사유하고 변화하는 것이 숙제입니다.
시월이 다가옵니다.

AgalmA 2015-10-02 00:27   좋아요 1 | URL
현실 속 서재처럼 다 읽진 못했어요^^; 하지만 제가 지향하려는 삶에 좋은 지침을 주는 책들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부둥켜 안고 있네요;
글을 쓸 땐 대체로 서재 통해서 오는 터라 제 만족을 위해 꾸미는 게 가장 우선입니다. 섹션의 의미도 나름 있고요. 프로필 아래에 있는 책은 문학 & 최근 관심두는 책, 그 아래 섹션은 예술과 문화 관련, 대문에는 늘 주시하는 작가와 철학자들(얼굴이 잘 나온 책 위주;;), 하단부엔 통찰을 위해 꼭 필독하자~하는 책들.
색상별로 꾸며보고도 싶은데 그건 정말 짝 맞추기가 어려워서 보류중입니다;

네, 이 모든 책들이 다 저를 변화시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정말 힘든 숙제죠...
곧 이 해도 다 가겠지요. 맘이 복잡합니다.

2015-09-30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1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1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tibaal 2015-10-01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더욱 좋아요를 누릅니다.

AgalmA 2015-10-01 21:0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제 맘이 편하려고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도 맘을 나눠주시니....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15-10-02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지 마라고 하면 더더 하고 싶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어떤분이 합리적인 사고로 더 많은 자료를 분석하여 통계적잇 사고방식을 하라고 열변을 토하시네요!
근데 저는 줄곧 하품중입니다
오히려 아갈마님의 뜬구름 잡는다는 사고방식이 더 좋으네요^^
적으면서도 상반되는 이상황이 왜이리 우스운걸까요?

AgalmA 2015-10-03 01:25   좋아요 0 | URL
그런 효과가 있다는 걸 또 깜빡했어요ㅎ;
아무리 많은 통계와 자료가 있어도 그 해석이 또 각자의 주관에서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온갖 수사까지 동원해 자기 주장에 맞추려는 걸 모두 경계해야겠죠. 애덤 샌델 <편견이란 무엇인가>도 그런 점을 집중해 파헤치고 있는 거고요.
뜬구름 잡는 이 버릇...평생 못 고치고 안 고칠 제 병이자 앎의 자세인 듯합니다. 밖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머릿속 굴이라도 많이 파야지 하는 나름의 방도라...

많이 웃으시고 생각하는 순간 갖으시길~ 제가 19금 노래도 잘 찾아보고 그럴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