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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시에서 자연과의 비유가 지긋지긋했다.

 

다시 읽으며 전봇대와 모래가 유독 눈에 뜨인다. 그것은 마치 뼈와 피처럼. ‘덩쿨은 살점 정도 되려나. 인간이라는 상징 진흙과 나라는 표상 얼굴의 조합인 이 시집의 제목이 이미 그런 것들을 명시하고 있었다.

 

 

 

 

철학의 생성논리나 과학의 사실근거보다 이런 언어의 은유가 더 와 닿을 때, 무엇을 설명해야 할까. 우리 자체가 이미 담지체이자 탐지자인데. 언어는 급기야 버려지고 사라져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일종의 자유라고, 지금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또 지금 불가피하게 거듭 서성인다.

 

내가 자연 속으로 돌아갈 시계 초침 같은 것들, ‘달라붙는진눈깨비, 벚꽃, 벌레들, 나를 두려워하며.

 

 

 

 

 

 

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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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9-14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방금 읽은 책도 비유와 상징에 관한 것인데요. 인간은 흙이 아닌 물에서 왔다고 일종 은유로 표현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흙보다 물이 맞는듯 합니다. ^^

AgalmA 2015-09-14 16:35   좋아요 2 | URL
대체로 동의합니다. 다만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인간의 몸이 대부분 수분이고 물 속에서 출현했지만, 흙이라는 물질이 이쪽 세계에서의 형상화(육체)에 필수적이었다고. 꼭 흙이 아니더라도 육신이 될 매개체가 있어야 하니까. 정신과 육체의 문제라고 할까...우리는 자신이 의식할 수 있는 걸로 파악하고 표현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이런저런 비유가 출현한...

그런데, 북다이제스터님이랑 서로 읽고 있는 책 생각을 나누는 일이 잦으니 재밌네요. 서로 고심하는 세상사가 비슷해서 일까요. :)

책읽는나무 2015-09-14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연과의 비유~~~
식상한 듯도 하지만,시간이 자꾸 흘러 나이가 들고,죽음이란 것에 대해 생각이 머물다 보니 인간은 결국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이구나!그런 생각이 들곤해요
그래서 인간을 더욱더 자연과 비유하지 않을까?싶기도 하구요
인간은 자연 그 자체인 듯해요!

AgalmA 2015-09-15 12:55   좋아요 0 | URL
자연에서 왔는데, 그 성질도 돌아갈 곳도 달리 있겠나요~_~
헌데 얼마전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를 읽고...생각의 실타래들이 많아져 아직도 곰곰이 생각중인데요. 차원이 다른 지성체는 (현실적으로) 어떤 식으로 생각할까 그게 참 궁금하더라는. 2차원 세계 개미가 3차원 세계 인간이 개입한 현상을 이해못하듯, 우리도 외계인에 관련한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고(이미 그렇고) 그 심층 생각은 더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죠. 그 책에 의하면 일단 감정이 없다시피해서 인간이 예술을 향유하는 것 같은 것도 없는 것 같고(그들 나름으로 있다 해도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성질이겠지만)....
인간이 아닌 지성체는(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 인간 말고;, 귀신 같은 것도 말고;;) 어떤 것일까, 그 삶은, 그 세계는...

책읽는나무 2015-09-15 10:41   좋아요 1 | URL
음~~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일단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2015-09-15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