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들의 특이한 전공 이력과 외계인 담론
과학자와 진화론자가 아니라 종교학자와 신학자가 외계인(미확인 생명체? 많은 부분이 확인되어서 외계지성체라고 하는 거 같은데... 편의상 외계인으로 통칭) 담론을 심층 & 심급[*]화 한다니 UFO 현상만큼 신기했다. "학계 최초의 프로젝트"라고 표방하고 나올 만하다.
최준식 교수는 역사학을 전공하고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학과 종교학 그리고 죽음학 권위자라고 한다.
지영해 교수는 현재 옥스퍼드대학교 한국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UFO 연구는 독자적으로 조사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전공 공부도 흥미로운데, 정치외교학을 시작으로 국제관계학과 신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소개로 ‘외계인의 지구인 피랍’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란 문구를 보고,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지금도. 아직은.
SF 장르가 철학적 물음도 아닌 현실로 튀어나온 듯해 기분이 묘하다. 휴대폰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분은 생각도 나지 않는데...
이들의 담론은 오래 전부터 ‘유사 과학’이니 ‘심령 현상’ 등 허무맹랑한 공상으로 여겨져 왔으니 이런 공론화에 익숙하지 않아 그런 것 같다. 최준식 교수가 UFO를 연구하는 국내 연구자로 ‘UFO조사분석센터 소장 서종한 씨’와 ‘우석대 맹성렬 교수’ 단 두 사람을 언급하는 국내 상황을 보면 그럴 만 하지 않은가.
그런데, 왜 종교학자와 신학자가 외계인 문제에 이토록 관심을 갖는 걸까.
이 생각을 먼저 하고 책 속으로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질문과 답의 관계처럼 출발점과 도착점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방향키를 잃지 않으려면 그들의 생각을 파악해야 한다.
최준식 교수의 다음 문장이 주제성을 가장 잘 말해주고 있다. 이 출발점은 지영해 교수도 공유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UFO 현상은 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물질과 영혼의 문제이고, 인간의 본질을 묻는 것입니다. 결국은 우리 자신과 우리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최준식)
2. 외계인 패러다임의 전환 시점은 왔는가
수많은 SF 영화들에서 외계인은 광선을 쏘며 떠들썩하게 등장하지만, 그건 우리의 공포심과 오락성이 뭉쳐진 트릭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미지들은 오히려 인간의 시끄러운 전쟁 역사와 닮았다.
실제 UFO 목격담이나 외계인 피랍자들의 체험담을 통해 종합해 보면 공통적으로 외계인의 행동양태는 매우 은밀하다.
외계인이 한 두 종족만 있는 것은 아닐 텐데 흥미로운 점이다.
˝정말 외계인들이 UFO를 타고 우리에게 오고 있느냐, 혹은 외계인이 정말 인간을 납치하여 혼혈종을 만들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사건이 정말 일어나고 있느냐 하는 단순한 질문이 아닙니다. 세계를 보는 패러다임의 문제입니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설명이 안 되는 현상들이 너무 많을 때, 또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지영해)
외계인이란 타자를 통해 우리를 또 어떻게 재정립해 볼 수 있을까. 인류의 미래? 종말? 나는 그런 건 잘 모르겠다. 다만 외계인이라는 타자를 통해 내가 습득할 사유가 있다면 즉각 현실을 움직일 힘으로 작동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펼치게 된 시작이다.
ㅡAgalma
로스웰 사건Roswell UFO incident 1947년 7월 8일 아침,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육군 비행장에서 추락한 UFO 잔해를 회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와 관련된 부대가 당시 세계 유일의 원자폭탄 취급 부대였던 509전폭단이었기에 이 보도는 삽시간에 전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군 당국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대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그것이 오보임을 밝혔으나, 당시 추락한 UFO가 있었고, 외계인들의 시신도 수습되었다는 식의 증언들이 여러 관계자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나왔다. 월터 하우트는 509전폭단의 공보 업무를 맡아 UFO 보고서 작성에 관여했다. - p 17
사망하고 2년 뒤 공개해달라는 부탁에 따라, 2007년 월터 하우트의 유언장이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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