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1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1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 다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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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자, 창조물 무엇이 더 우선인가

나는 창작자들의 사생활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작가인 경우 그들이 마라톤을 하든, 술을 마시든, 누구와 몇 번의 결혼과 이혼을 하든, 그것이 글쓰기의 근본 동력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글쓰기 때문에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상황들도 많다.

수많은 세월동안 무수한 작가들이 이어오고 있는 창조활동 자체, 내 관심은 그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포크너의 다음 말에 나는 동의한다.

 

포크너 : 만일 제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누군가 저 대신 글을 쓸 수도 있었겠지요. 헤밍웨이든 도스토예프스키든,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셰익스피어의 극을 실제로 썼다고 추정되는 작가 후보로 세 사람이 거명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런 것을 증명할 수 있지요. 그러나 누가 햄릿한여름 밤의 꿈을 썼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써서 이 작품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예술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술가가 창조한 작품만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예술가에 대해서는 새롭게 말할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셰익스피어, 발자크, 호머는 모두 같은 것에 대해 썼으며, 만일 그들이 천 년, 이천 년을 더 살았더라면 출판업자들은 다른 작가들이 필요하지 않았을 겁니다. (p436)

 

이 발언은 많은 것들을 또 불러오는데, 저자를 지적 생산자가 아니라 문화 안에서 중요한 담론을 생산하는 자로 본 푸코, 저자란 한 사람이 아니고 사회적역사적으로 구성된 주체이며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의 죽음을 자초하는 자로 본 롤랑 바르트, 독자인 타자로 인해 해체되는 저자의 죽음을 말한 데리다 등등.

 

 

§§ 불멸에 대하여

저자의 죽음이란 철학적 정언 이전에, 작가들은 이미 그 운명을 감지하고 있기도 해서 작품의 완벽성에 그토록 필사적이다.

 

포크너 : 모든 예술가의 목적은 인위적인 방법으로 삶이라는 움직임을 잡아서 다시 고정시켜, 수백 년 후에 이방인이 그것을 보게 되었을 때 그것이 삶이기 때문에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에게 유일하게 가능한 불멸은 언제나 살아 움직여서 불멸인 어떤 것을 뒤에 남겨 놓는 것뿐입니다. 그것은 항상 움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예술가들이 언젠가는 통과하게 될 최후이자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죽음이라는 망각의 벽에 킬로이가 여기 왔었다라고 적어놓는 방식입니다.

 

 

헤밍웨이 : 일어난 일로부터,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그리고 알고 있거나 알 수 없는 모든 것으로부터, 재현이 아니라 창작을 통해 살아 있는 어떤 것보다 더 진실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지요. 당신은 그것을 살아 있게 할 수 있고. 만일 당신이 충분히 잘할 수 있다면 그것에 영원성을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글을 쓰는 이유이고 우리가 아는 한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런 모든 이유가 있다면, 그런 이유는 어떤 것일까요? (p428)

 

카버 : 좋은 소설은 부분적으로는 한 세상의 소식을 다른 세상으로 전달해주는 것입니다. 그 목적 자체로 훌륭해요. (p348)

 

밀란 쿤데라 : 소설의 역사를 볼 때 소설은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어떻게 활용하면 될지 알지 못했답니다. 자신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지요. (p301)

 

이언 매큐언필립 로스는 시니컬한 답변이어서 생략 -_-a

 

 

 

 

§§§  재미난 여러 비교들

- 소설쓰기를 비디오게임으로 말하던 에코와 하루키

- 어조에 특히 민감한 에코와 마르케스

- 소설의 스타일이 주제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는 에코와 아마추어들의 글쓰기 서투름에서 나타나는 어색함일 뿐이라고 일갈하는 헤밍웨이

- 독자에게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하는 하루키와 빙산의 8분의 1만 보여줘야 한다는 헤밍웨이

(하드보일드 성향이 강한 두 작가의 견해가 아주 달라 재밌기도 했는데, 이건 작가 개성이기도 하겠지만 뭐랄까, 하루키가 왜 그렇게 폄하되는지 감이 잡히는 지점이기도 하다. 하루키를 인터뷰한 존 레이의 평가처럼, 하루키는 '우물', '지하 도시' 등 " 쉬운 상징으로 이루어진 알레고리적인 세계"를 다루며, 친숙한 일상성을 잘 살리면서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작품을 쓰므로써 많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초창기에 마르케스가 그 환상성으로 인해 지성주의 비평가들에게 공격받던 것과 다른 듯 닮은 구석이 있다. 하루키가 좀더 난해하게 사회성 짙은 소설을 썼다면 대중성은 떨어져도 비평계에서는 '작품성', 상징성' 운운하며 환호했을 걸? 하루키가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플롯 짜는 데 골몰하는 모습은 상상도 잘 안되고 왠지 어울려 보이지도 않는다. 재즈를 들으며, '이번엔 이게 어떨까?' 오이샌드위치 만들듯이, 그게 어울리는 분이지-_-b...모든 작가가 다 똑같아도 재미 없잖아~)

- 영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포크너와 직관과 영감에 대해 멋들어지게 설명하는 마르케스

- 거의 모든 작가들이 흠모하는 카프카와 조이스 ~

  이언 매큐언 : 제가 카프카에게 매료되었던 이유는, 가장 흥미로운 소설은 역사적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p202)

 

 

(나머지는 이후 읽는 독자들이 찾아보기 바람/)

 

 

§§§§ 당부

- 유일하게 읽지 않은 작가가  E. M. 포스터였는데(영화화가 많이 돼서 그런 듯), 리뷰 내용이 가장 부실했던 이유도 있지만 내가 읽지 않은 작가에 대한 내용이라 흥미가 많이 떨어졌다. 거론되는 작가의 작품 1~2권쯤 읽은 뒤 그 경향을 대충 파악하고 리뷰를 보는 것이 좋겠다  

- 각 장마다 소제목들이 작가의 특징을 아주 잘 잡아냈다. 그들의 작품들을 통괄하는 주제의식이자 지속적인 구상 방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차후 작가란 무엇인가2 ~ 3권 읽을 때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ㅡAgalma

 

파리리뷰 『작가란 무엇인가 1』

이론화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 움베르토 에코
전통으로부터의 해방 - 오르한 파묵
가짜 세계에서 찾는 실제 – 무라카미 하루키
지식의 형태로서의 일화 – 폴 오스터
광기와 상상력의 시험장 – 이언 매큐언
존재하며 부재하는 정교한 가면 – 필립 로스
피할 수 없는 형식적인 원형 – 밀란 쿤데라
지속적으로 타오르는 강렬한 즐거움 – 레이먼드 카버
환상적인 리얼리즘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어떤 것보다 진실한 새로운 것 – 어니스트 헤밍웨이
완전한 자유의 증명 – 윌리엄 포크너
견고하고 단단한 덩어리를 넘어서 – E. M.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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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1 0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21 0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21 0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21 0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4-21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립 로스의 인터뷰는 너무 긴데다가 쥬커먼 시리즈에 대한 언급이 많아서 그냥 패스했어요. ㅎㅎㅎ

AgalmA 2015-04-23 05:25   좋아요 0 | URL
밀란 쿤데라-블로흐 예찬 페이지들도 아주 웃겼어요. 자기 인터뷰에서 다른 작가 격찬하기 바쁜 대가의 면모ㅎ 무질도 엄청 읽고 싶게 만들고 말이죠 ㅎㅎ

만병통치약 2015-04-21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일하게 읽지 않은 작가가 E. M. 포스터˝ 삼가 앞에서 뭐라고 댓글 달기가 부끄럽네요 ㅋㅋㅋ 문학비평가들이 뭘로 먹고 사나 했는데 저런식으로 작가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는 군요. 폼나게시리...

AgalmA 2015-04-23 05:37   좋아요 0 | URL
만병통치약님 서재에서는 제가 읽은 책이 별로 없어요;
폼나는 비평가에게 한방 먹이는 트루먼 카포티의 다음 말을 인용합니다.
˝평론가들의 까다로운 트집과 생색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진심으로 말하는 작가를 찾아내신다면 50달러 드리죠.˝
작품을 비난하든 격찬하든 작가의 발굴과 발견의 명예를 자신 또한 할당받길 바란다는 것을, 어느 평론가가 100%로 부정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에이바 2015-04-24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포크너만 먼저 읽었는데 인터뷰 좋더라고요! 엄청 옛날 인터뷴데도 작가의 위대함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ㅎㅎ 보네거트 때문에 3권은 꼭 읽으려고요.

AgalmA 2015-04-24 13:17   좋아요 0 | URL
저도 포크너 좋아해서 그 인터뷰가 더 절절했어요:) 3권에 좋아하는 작가가 많아서 2권 건너뛰고 3권부터 봤어요 ㅎ

네오 2015-04-29 14: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미문학이란 헤밍웨이로 시작해서 포크너로 끝장났다는 아주 어긋난 편견을 지니고 있는 북팬으로 볼때,.포크너의 한 말씀이 한 말씀이 복음이죠^^

AgalmA 2015-04-29 18:37   좋아요 0 | URL
다른 분 리뷰를 봐도 그렇고, 이 책에서 아무래도 포크너 리뷰가 가장 압승이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