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이란 무엇인가 컨템포러리 총서
알랭 바디우 외 지음, 서용순 외 옮김 / 현실문화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책에 대한 종합적 정리는 연휴 끝나고 올려야 될 것 같다. 

우리 언어 속 잠식들에 대해 얼마나 치열한 책인가.

언어를 통해 우리는 얼마나 구별짓기에 탐닉해 있는지,

'페미니즘''호모 새끼'는 언어를 통할 때 얼마나 가까운지.

어제 김태훈 씨 페미니즘 논란 글에 나는 생각을 좀 더 차분히 정리하고 말하자, 말하자 하면서도 그만 말을 뱉고 말았으니...

내가 "쓰레기"란 단어를 내뱉을 줄이야. 그렇다. 나는 그랬다. 돌이킬 수 없다.

 

 

 

 

 

 

 

 

[김태훈 론 : 나쁜 여자 http://blog.aladin.co.kr/749915104/7384979] (곰곰 생각하는 발님) 글에 대한 내 댓글

 

 

Agalma 2015-02-17

 

 김태훈 씨의 칼럼은 제겐 정말 쓰레기로 보입니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어요˝ 그 말을 하게 된 전반을 더 살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이런 뉴스에 단골 원인으로 자주 제시되던 왕따, 가정불화/간섭 등등 대신 요즘은 이런 극단적 사례는 일베만 갖다 붙이면 되니 일베가 무슨 이 분야 KS 마크 스티커 같습니다 그려. sns나 커뮤니티의 소통 방식을 탓할 생각까진 못했나 봐요? 이미 있는데 어쩌겠나면 시스템 운운은 참 웃깁니다? 1차적으로 인간적, 2차적으로 반성적 접근을 할 수는 없었을까요. 칼럼에선 전혀 그럴 의도조차 없었다고 보입니다.
자신은 쏙 빠지고, 칼럼비 받는 딱 그만큼의 거리감과 수준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페미니즘이랑 물티슈랑 동급으로 놓으면서 혹 자신은 객관적이라거나 비유 잘한다거나 생각했을까 봐 걱정입니다. 좌파/우파 가르는 것과 뭐가 다른지 정작은 싸움붙이는 꼴. 곰곰발님이 정말 제대로 보신 듯.
68혁명이니 배트맨, 설국 열차니 그럴싸한 거 끌어다 붙인 것에도 실소를 보냅니다. 말미에 사랑과 대화 어쩌고 급마무리한 게 제겐 사랑과 전쟁으로 보이는 이 사태는 어쩔?

허울좋은 남녀평등 아무리 외쳐본들 며느리 입장과 사위 입장이 한국에서 얼마나 세월이 바뀌어야 평등해질지 저 죽기 전엔 안 보일 거 같은데 어쩌죠? 매일 일과 육아 둘 다에 치이는 기혼여성들, 명절 강력한 시랜드 체험하는 여성 앞에 군체험과 페미니즘 들먹이기보다 서로를 배려하는 행동이 훨씬 좋은 조정 역할이 되었을걸요.
부모가 치매에 걸려 똥오줌 못 가려도 장남이, 며느리가 책임져야지 하는 게 한국 대부분의 가정 실상인 거 같은데, 과연 이게 시스템과 교육 문제일까요? 그걸 만든 게 누구인데요? 어디까지 원인을 파들어 갈까요? 아담 이브 창조설 바탕요? 유교 교육요? 자본주의요? 지배계층요? 정부의 복지정책 문제요? 돈 있으면 요양원에 보내 서로 깔끔할 텐데 하는 경제력의 문제일까요? 형제 중 누가 잘 모시면 효도했다 칭찬해주면 끝인 인성과 인내심 테스트 문제인가요?

자기가 얼마나 차별적이지 않은지, 남의 인식 탓하기 전에 자신의 인식 점검 좀 했으면 합니다. 시스템요? 교육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같이 만드는 겁니다. 가정교육이니 학교교육이니 인터넷이니 국가니 핑퐁 떠넘기기 하지 말고 각자 자기를 좀 살펴봤으면 합니다. 네, 저도 매일매일 반성합니다. 인간으로서!

 

 

 

이 책의 피에르 부르디외 「'인민적'이라고 말했나요?」는 어제 섣부른 내 감정적 발화를 뼈아프게 반성하게 했다.  얼마나 냉철하게 이 문제의 핵심을 말하고 있는지!

김태훈 씨가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한다.

IS로 간 소년은 돌아올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자신을 이해할 기회가 있을까.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는 것조차 나는 서투르고 섣부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논란을 나중에 다시 불거지게 하기 보다 지금 시점에서 이 책을 모두에게 소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ㅡAgalma

 

 

p45 ~ 47

     모든 언어의 척도인 '표준' 언어를 '인민적' 언어와 대립시키려 하는 이원론적 사고방식의 효과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모든 언어적 생산의 모델로 되돌아가서 그 안에서 언어적 아비투스들의, 그리고 시장들의 여러 계급 사이에 가능한 다양한 조합으로부터 나오는 말투들의 극단적 다양성의 원리를 재발견해야 한다. … (중략) … 

     적법한 말하는 양식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내포하는 복종과 온순함에 대한 가장 눈에 띄는 거부가 나타나는 곳은 바로 물론 남자, 그리고 그중에서도 이민가정 출신 청소년과 같이 가장 젊고, 현재 특히 잠재적으로 경제적 · 사회적 질서에 가장 덜 통합된 사람들이다. 폭력과 오토바이, 술이나 마약같이 거의 자살 놀이 이 안에서 미래로부터 기대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의 미래와의 관계가 확인된다 를 숭배하는 것에서 완수되는 힘의 도덕은 아마도 하기 싫지만 할 수 밖에 없는 일을 자진해서 하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일 것이다. 현실주의와 견유주의를 드러내는 편견, 여성적이거나 여자 같은 감상에 동일시되는 감정과 감성에 대한 거부, 천민 귀족주의라는 절망적인 과감성으로 이어지는, 자신이나 타자에 대해 냉혹하게 구는 일종의 의무, 이것들은 도덕성과 감성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빈곤과 정글의 법칙, 차별과 폭력에 의해 지배되는 출구 없는 세계를 받아들이는 한 방식이다(* 이민가정 출신인 '거친' 청소년들은 그들이 학교에 의해 그리고 또한 일상적 인종주의에 의해 상징되는 '프랑스' 사회에 대한 완전한 거부까지 밀고 나가는 것 안에서 아마도 한계를 표상한다.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장 헐벗은 가정 출신 청소년들의 봉기의 원리는 종종 학교교육에서의 어려움, 실망 또는 실패에서 발견된다). 위반을 의무로 구성하는 도덕은 특히 집단의 끊임없는 지원을 받는 청소년들에게 언어적이든 다른 것이든 공식적 규범들에 대한 과시된 저항 엄청난 긴장을 대가로만 항상적으로 지탱될 수 있는 을 강제한다. 기회에 희망을 맞추는 일을 전제하고 생산하는 인민적 현실주의처럼, 이 도덕은 방어와 생존의 메커니즘을 구성한다. , 다른 사람들이 합법성의 테두리 안에서 얻는 만족을 얻기 위해서 법을 위반해야 하는 사람들은 봉기의 대가를 너무나 잘 안다. 폴 윌리스Paul E. Willis가 잘 봤듯이, 허세(예를 들어 공권력과 특히 경찰에 대한)의 자세들과 태도들은 단지 성별뿐만 아니라 위계 관계를 건드리는 모든 것에 아주 부합하게 공존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적 존중이 강제하는 과시적인 거칢은 연대에 대한, 게다가 애정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전혀 배제하지 않는다. 이 노스탤지어는 무리 안의 고도로 검열되는 상호작용echange들에 의해 충족되는 동시에 억압되기 때문에 포기의 순간에 표현되거나 드러난다. 은어는, 그리고 여기에서 엄밀한 의미에서의 '계층'의 테두리를 넘어 은어가 유포되는 이유 중 하나인 상징적 강제의 효과를 가진 은어는 경제적이고 문화적인 자본을 가장 덜 가진 남자들이 거칢이라는 기호 아래 전적으로 위치한 그들의 사나이다운 정체성과 사회 체계에 대해 가진 시각 본질적으로 여성적(또는 여자 같은) '연약함''복종'에 맞서 조성된 의 모범적이고 말하자면 이상적인 표현 중 하나 엄밀히 정치적인 표현은 이것을 고려하고 나아가 이것과 함께 조합돼야 할 것이다 를 구성한다.  

 

"어린아이는 인민의 대변자이다. 아니, 그게 아니다. 어린아이는 변형되기 이전, 자신의 타고난 진실 안에서 저속함 없는 인민, 인민 그 자체이다." 미슐레의 이 말은 비웃음을 살 수 있지만, 우리가 인민적인 것(언어) 또는 포퓰리즘적인 것(담론)에 대해 말할 때, 거기에는 일종의 의심과 혐오가 있지 않은가? (서문 中)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애니비평 2015-02-19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분은 에밀을 제대로 읽고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남녀의 고생에서 앞전 세대는 여성, 그 이후에는 남성이 더 불쌍하게 여깁니다. 물론 제가 남성이라 그럴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힘든 사람이 더 불쌍한 것이라는 점이죠. 더욱 정확하게 말하자면 불쌍한 남자가 불쌍하고, 불쌍한 여자가 불쌍합니다. 남녀로서 불쌍함을 여기는 것보다 인간 그 자체로 불쌍한 것을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참고로 예전에 섹스와 돈이란 서적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해보나, 불쌍한 남성이 여성에게 소외받은 이유는 남성중심의 미디어가 만든 게 아닐까 합니다. 드라마에 남자들은 훈남에 재벌에 스포츠외제차를 모는데, 현실의 남자들에서 그럴 경우는 1%나 될까 싶군요.

AgalmA 2015-02-24 04:02   좋아요 0 | URL
설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만화애니비평님과 대화를 하게 되면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저분이라 하심은 김태훈씨요? 저또한 에밀을 읽지 못한지라 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뭐라고 말할 게 못되네요.
남녀에 고생에 대해서는...서로 의견이 다른 듯해서 조심스러운데요. 단순히 불쌍으로만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참 어려운 점인 것 같습니다. 정치적으로, 혈연적으로, 종교적으로, 취향적으로 인간은 무수한 위치점을 가지고 있고 상대들 또한 무수한 가변점에 있으니 말입니다. 보편성을 논하기에는 파고들수록 난공불락의 지점을 만나게 된다고나 할까요.
살인자의 죄를 따지며 그의 불우한 과거를 참작할 때 유족은 과연 어느 정도 불쌍하다고 여기게 될까요. 그런 과거가 있어도 훌륭히 사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가 잣대를 들이댄다면 제 3자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같이 아이를 죽였을 때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죄를 더 묻고 형량이 더 높은 건 과연 타당한 걸까요. 모성은 왜 여성에게 당연해야 할까요. 인간이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얼마나 공식적으로 많은 이들을 죽여왔나요.
또다른 경우, 전세계 여성 5명 중 1명은 강간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나오는데, 남성 강간경험은 통계를 뽑아 비교하지 않았으니 그런 극단적 비교는 섣부르다고 해야 할까요.
여전히 노예가 있듯이 여전히 여성의 차별, 비하문제는 (더 내재화되어) 상존하지요. 여성 군인 성폭력 사건이 단순히 우발적으로, 성호르몬 문제로 그렇게 상습적으로 일어나겠습니까...여전히 그 처벌에 있어 이성으로 다스리지 못한 걸 죄로 묻지 않고 호르몬 문제로 치부하잖습니까. 힘으로든 상황적으로든 더 취약한 게 여성입니다. 특성을 우열론으로 가른 게 누구인가요. 남자들도 당한다 식으로 본질을 흐리진 말았으면 합니다.
네, 인간사는 누구나 참 풀기 어려운 미로입니다....

말씀하신 남성중심의 미디어...문제 저도 공감합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극단적 대결들의 난무...드라마와 오락거리를 만들기에 그만한 것도 없죠. 남자는 더더 잘나야 하고, 여성은 더더 신데렐라를 꿈꾸게 만드는... 재밌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더 추구하는 인간의 속성, 이또한 참 풀기 어려운 인간 내면의 끄트머리 아니겠습니까. 기본적으로 탁발하며 집도 없이 떠도는 구도자가 인간의 삶이라 말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5-02-24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질은 흐트리는 것은 님입니다. 성범죄에서 여성이 당하는 입장이지만, 남성도 당하는 경우도 있고 저도 중학교 시절 당했습니다. 그것도 여자교사에게 말이죠. 아니 저말고 대부분 학생들이 당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지적당해 불려나와 바지에 손을 넣고 얼마나 여물였나? 라고 말하더군요. 이런 경우 성폭행 내지 성추행은 반드시 여자만 당하는 게 아닙니다. 그 당시 어릴 적엔 멋모르고 있으나 어른이 되고 나서 중학교시절일이 엄청난 범죄라는 점을 알았죠.

그러나 위의 일은 극히 일부적인 일이고, 님이 말하신 것처럼 대부분 여성들이 피해본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저는 여자만 피해본다는 것에 찬성못하고, 그동안 여자만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님은 생물학적인 성에 치중하고, 사회적인 요소에 대해 더 깊이 고려해주시면 좋겠다고 여깁니다.

군대에서 성군기는 주로 장교 부사관 중에 높은 계급에 해당하는 자들이 저지르고, 일반사병은 거의 무관하죠.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불쌍한 것에 대한 기준으로 본다면 남녀에 대한 관찰은 단순히 남녀가 아니라 하나의 인간이란 점에서 봐달라는 점입니다. 힘 없고 백 없고 가진 것도 없는 남자들도 불쌍하고 역시 힘 없고 백 없고 가진 게 없는 여자가 불쌍합니다.

성범죄의 경우 남성들이 잘못이 크나, 그것은 그 개인의 자질과 인성의 문제죠. 하지만 성범죄 당하는 수치가 높다면 남자의 그런 성향을 만드는 문화적 배경도 큰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아시야 할 점은 님처럼 남녀문제에 성범죄에 대한 피해자로서 대변하면 남성은 군대를 들먹이겠죠. 저 남자아이는 군에 가지도 않았겠지만, 당하는 것 역시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훈련소 시절, 외조모가 별세하여 가족이 알려주어도 훈련중이라 연락받지 못했습니다. 자대근무 중에 같은 사무실 내에 있는 사병이 간밤에 간질로 사망했습니다. 년마다 죽는 군인은 엄청납니다. 누가 더 불쌍하냐 마냐에서 본질을 흐리지 말자 했으나, 본질은 이렇다는 겁니다.

누구의 입장도 있고, 타인의 상황은 항상 변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님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성적인 문제를 성범죄로 강조하기보단 사회적인 요건에 말하는 겁니다. 제가 언급한 섹스와 돈이나 미디어는 생물학적 인간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을 두고 만드는 겁니다. 님이 공감하신 신데렐라 신화에서 현대사회는 스펙타클의 사회 같이 미디어의 이미지가 인간을 지배합니다. 미디어에는 경제와 정치적 권력을 반영합니다.

제가 왜 남자가 요새 불쌍하다고 하는 이유는 생물학적인 요소에서 불평등은 여자가 큰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요소는 남자에게 오는 게 크다는 점입니다. 강간이 문화적으로 문제가 되지만, 일어나는 시점은 남자의 개인적인 자질과 조절이 크다는 점입니다. 요새 한국에 결혼비율이 줄고, 부양이 어려워 아이를 낳기 어렵다는 문제는 경제적 문제죠. 그런데 그런 경제적 문제에 대한 고통은 여자보단 남자가 더 심각한 것이고, 그 문제를 부추키는 것은 미디어죠.

단순히 성범죄를 두고 말하면 여자가 상당히 불리하고 피해보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제 글은 그것만이 아니란 점이고, 님도 어느정도 인지하겠지만, 좀 더 넓은 눈으로 봐달라는 점입니다. 제 덧글이 남녀우열론보단 사회경제론적으로 보는 게 더 맞지 않은가 합니다.
.

AgalmA 2015-02-24 08:42   좋아요 0 | URL
만화애니비평님 우려한대로 오해하시고 말았군요. 한국에서 잦은 추행부터 성희롱,성범죄 비슷한 걸 안 당한 여성을 저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남자/여자 경험의 유무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더 잦고 더많은 피해를 보는 위계 관계와 상황을 같이 조망해보자는 겁니다. 님이 당하셨다는 성추행도 위계관계의 대표적 피해죠. 성문제가 사회문제화된 양상인거죠.
군부대나 공장지대 가 보십시오. 단란주점, 안마방, 모텔들 얼마나 많은 성관련 업소가 판을 치는지. 그러한 소비시장을 두고 경제주의와 여성 성노동자, 문화적 환경적 배경탓을 할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을 사려는 수요층이 막대하게 남자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또 호스트바 얘기 꺼내실 건가요. 그때 저는 여성 물성화를 만든 남성문화가 변용 수용된 탓이다 라고 답해야 하나요.
우리가 생물학적인 인간인 이상 성적 담론을 절대적으로든, 상대적으로든 결코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여하튼 우리가 바라보는 성적 판단들이 사회적으로 분출되고 관습적 문화를 산출해내고 있는 실상을 저는 말하고 있는 겁니다. 평등하게 바라보자는 게 현실적으로 참 매우 어렵다는 현상을요.
만화애니비평님은 자꾸 미디어, 스펙타클, 자본주의를 앞에 거시고 말씀하시는데요. 이론뿐만 아니라 일상의 문제마저도 매우 남성시각으로 판단하시니 이럴 때 제가 참 벽을 느낍니다. 부양과 경제 문제에서 남자가 더 심각하다고 말씀하시는 님의 발언이 매우 남성시각 편향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게 애석합니다.
일단 아이는 낳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어머니의 온갖 보살핌을 받(아야만 한다)는 게 사회 매커니즘이죠. 하다못해 친정에 아이를 맡기는 것에도 눈치를 보며 애태우는 구구절절함이 회사 사정 못지 않단 말이죠. 제 사무실에도 이런 기혼여성이 있는데 두 아이를 챙기느라 회사일을 놓치는 게 한둘이 아니라...이해는 하면서도 왜 아이를 둔 여성을 기피하는지 실감안할 수는 없더라는...하지만 이해해야죠. 같은 성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곤란에 대한 배려로서요. 한국여성들이 왜 아이를 안 낳겠습니까. 돈의 문제보다 이런 제반의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기피하는 겁니다. 자신의 커리어 단절 생각하면서도 아이 때문에 직장을 관두는 많은 여성들의 희생을 한국의 특정 남성층들은 얼마나 배려하나요. 그래서 얼마나 자신도 육아와 가사에 시간을 쏟나요. 네, 예전보다 노력하는 아빠들도 있죠. 하지만 아빠들은 못한다고 피하거나 애 좀 봤다고 유세라도 할 수 있지만 엄마의 역할은 그럴 수가 없다는 딜레마를 말하고 있는 겁니다. 산후우울증으로 목숨까지 끊거나 고부 갈등의 무수한 사례가 여성 개인의 탓만은 아니라는 거죠. 지금 이 발언도 여성 옹호 발언입니까.
게다가 한국의 여성들은 육아만 하는 게 아니라 반수 이상이 일도 하지요. 그뿐입니까. oecd가입국 중 가사일을 하는 한국남성의 비율은 최하위권이죠. 이런 얘기에 늘 회자되는 남자가 한국조직사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다보니...또 그런 이야기 꺼내실 겁니까. 저는 앞서 여성 또한 육아와 일, 온갖 집안 대소사를 챙기는 슈퍼우먼을 강요당한다 말했습니다. 그뿐인가요. 월급 수준이 처음부터 차별되는 건 또 어떻고요. 지금 저는 여성을 대변하거나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객관화해서 살펴보고 서로의 인식과 사회를 고쳐나가자는 겁니다.
위의 제 발언은 언제나 도돌이표되는 상황이라는 거 누구나 다 알 겁니다.
정말 넓은 시각을 님께도 부탁드립니다.

만화애니비평 2015-02-24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는 기본적으로 님의 의견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여자가 부당한 삶을 살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덧붙이자면 제 시각이 협소한 것은 님의 의견처럼 상황적 요소이고(이런 부분 주변이나 뉴스에서 종종 봅니다), 제가 님에게 협소한 시각이란 점은 부조리는 남자와 여자도 받겠지만, 너무 여자중심이란 점입니다. 일단 결혼하여 아이출산 문제 심각하죠. 하지만 그 문제도 결혼해야 하는 조건이고, 제가 요새 남자가 불쌍한 점은 남자가 힘들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님이 결혼여부는 모르나 저는 아직 못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현실적으로 자신이 없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은 현실입니다. 만약 하더라도 고민입니다. 같이 일하다 만약 님의 상황에 걸리면요. 님의 시야가 협소하다는 점은 그런 상황을 모르거나 설사 몰라서 인지하더라도 그 고통을 여자만이라는 겁니다. 저는 대학에서 교양수업으로 여성학을 들었을 때 교수님이 하는 말씀이 여성학은 여성만 해방이 아니라 남성도 해방을 해야 진정한 여성학의 완료라고 했습니다. 제가 배운 내용에서 교수님(여자교수님입니다)의 가르침이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내지 스펙타클 미디어는 남성중심주의가 아니라 이것 역시 <섹스와 돈>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 정치경제학 도서입니다. 여자 힘든 것은 알지만, 남자 힘든 것은 전혀 알아주지 않는 점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여자는 이래야 해! 라는 것처럼 남자에게도 강요합니다. 저는 그런 부분에서 문화사회적인 시야를 부탁한 점입니다.

2. 추가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사창이 아니라 유럽처럼 공창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님 말씀대로 남성 중에 성욕구가 없는 남자는 거의 없고, 오히려 없는 게 이상합니다. 전공이 환경이라 생물학과 연계되며,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동물이고, 수컷의 본능에서 리비도는 옳습니다. 차라리 기본적인 요소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남자들이 문제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근데 이런 문제를 밝혀가더라도 결국 착취와 억압이 있기 때문이고, 남자들이 그런 곳에 치중하는 이유 역시 인간이 기계화 내지 동물화되기 때문이죠. 님은 계속 여성만이 당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왜 당하는 것인지 그 근본맥락은 계속 빗나가고 있습니다.

3. 객관적으로 보고 고치는 것은 중요하나, 그 본질적 요소에서 저는 자본주의와 미디어(결국 이게 고착화하는 도구이니)에서 심각하게 작용한다고 보았습니다. 물론 습관법이란 게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 구조와 요점에서 도돌이표가 되는 이유는 제가 말하듯이 부당한 일을 당한 사람이 당한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과 그 전 자보다 덜 부당한 일을 당하지만, 계속 아무 말 없이 있어야 하고, 말하는 순간 찍히는 남자사회, 그래서 저는 남자가 더 불쌍하다고 여긴겁니다. 님 글을 보면 남자와 여자가 같이 공생이라기보단 피해(사실 현실이지만)만 나열한 것 같습니다. 위에 님이 적은 글을 다시 읽어보세요. 너무 감정적입니다. 위 문제에 대해 제가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분명 현실입니다. 하지만 위 덧글 같은 입장은 님이 계속 고수한다면 한국남자는 자신들이 거의 쓰레기나 다름 없이 취급당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듭니다.

AgalmA 2015-02-24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부정하고 계시다는 걸 모르시는 것 같아 제가 말하고 있는 겁니다. 네, 남자, 여자를 떠나 누구나 힘들죠. 그러나 그 해결에 있어선 누군가 인정해줘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서로에게 다가가 터놓고 의논하고 도우며 타계해 나가야 할 그런 문제일 겁니다. 남자 한 사람이 결혼을 못하고 어려운 처지인 만큼 여자 한 사람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님의 모든 글에서 자본주의와 스펙타클과 미디어가 나온다는 걸 한번 생각해 보신 적 있습니까. 그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그 틀에서만 사고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하십사 부탁드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여교수님 해방 거론이 인간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점에서 공감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 1과 연계해 제게 근본 맥락을 빗나간다고 말씀하고 계시지만 님 또한 제게 갇힌 맥락으로 보이는 우려도 있습니다.
맑스의 ˝착취, 물신, 전유, 재생산˝ 개념이 자본주의 사회 외의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처럼요. 가치 생산이 언제나 착취 도출이 되는 게 아니잖습니까. 요즘 자본주의 사회가 아닌 데가 있나를 전제로 풀어나간다면 해결모색은 더욱 난항이 될테지요.
노파심에 말씀드리는데 맑스가 틀렸다는 논지가 아닙니다.
저는 남성/여성의 차별 자체를 논하자는 게 아니라 그 차별화를 양산하는 우리 인식의 적대성과 이 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살펴보려는 게 초점입니다. 제가 선의는 없이 오로지 남성공격만 한다고 보시는 겁니까, 정녕?

3 부당한 일을 당하고 아무 말 없이 있어야 하고 말하는 순간 찍히는 게 여자/남자 사회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제 논지입니다. 누가 더 불쌍한 상황이 아니라고요. 선후와 좌우가 아니라는 점이고요.
저는 제 편향을 배제하고 최대한 있는 사실을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계속되는 지적으로 보아 이 부분은 서로 더 타협해 볼 여지가 없는 것 같네요.
제 글이 감정적으로 전달되는 상황이 종종 있는 점을 예전에도 님에게 양해를 구했던 적 있습니다. 민감한 문제에 있어 더 냉철히 사태를 보려는 데서 발생하는 어조이자 제 인성 탓이니 그 부분에서 불쾌하셨다면 그건 사과드리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남성을 쓰레기화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생각지도 않았던 쓰레기 취급을 님 스스로가 하시는 겁니다. 지금...
제 자신에 대한 비판은 누구보다 가열차게 하고 있습니다. 이 개판 같은 사회와 남성/ 여성의 악다구니 씨름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가 즐겁자거나 남들에게 자랑하고 지적질할 지식을 쌓으려고 이런 책들을 찾아 읽는 거겠습니까. 제 이런 모습과 글을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꺼려 한다는 걸 모르지 않는데, 누구를 위해서 이러고 있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