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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루 읽자 생각은 하면서도 늘 취향이 문젠데 어느 분야에 치우칠 때가 많다.
특히 좋은 작가를 발견하게 되거나 흥미로운 신간들의 홍수 속에 사태는 더 곤란해진다.
작년 도서정가제 시행 전 할인행사 때 나는 보관함에 책을 가득 담아놓고서 정작 몇 권 사지 않았다.
무거워서 도서관에 빌리러 다니기 곤란한 책들 위주로 사려고 노력했다.
리브로 사태 때 쟁여놓은 책들도 아직 다 못 읽은 것을 반성하며
책이란 읽고 싶은 그 순간 사는 게 가장 좋은 독서 삼투압이 일어난다는 오래전 경험을 곱씹으면서 참 많이 참았다.

읽고 싶은 순간 집에 책이 있어!를 위해 책을 사두는 것이기도 하지만, 대개 책장에 있는 책은 언제나 거기 있겠거니 싶어 다른 새 책을 찾는 순례를 또 시작한다. 낮밤의 순환처럼 어쩔 수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북플을 도서정가제 이후 알게 된 건 매우 행운이었다;
북플로 인해 책 파도타기를 하며 얼마나 사고 싶은 책을 많이 알게 되었는지...휴.

최근 들어 좀 더 명확해졌는데
내가 소비하는 문학, 영화, 음악, 공연들을 단상으로 끝낼 게 아니라 최근 경향하는 과학, 인문, 경제, 사회학 책들과 함께 읽어나가며 연계할 때 훨씬 생각과 삶이 윤택해진다는 점이다. 독서 고수들은 이미 그러한 점을 알고 있겠지만 그저 독서 자체가 도움이 될 거라고만 생각하는 일반 독자들은 연계해 읽는 습관에 익숙하지 않다.

 

2015 내 독서계획은 띄엄띄엄 읽었던 책들을 차례로 읽어 보자는 것이다.

 

1. 질 들뢰즈 <안티 오이디푸스 - 천 개의 고원 - 의미의 논리> 세 개를 연달아 다 읽는 것.

안티 오이디푸스가 새로 개정판으로 나온 게 신호탄이 돼 준 셈이다. 
이 계획은 생각만 해도 흥미롭다. 다 읽고 나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왜 그런 거 있잖은가. 그 책을 읽고 나서 다른 나로 다시 태어나는 기분! 독서는 그런 면에서 사랑과 동등하다.


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전권 완독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게 이리도 어려울 줄이야ㅎ. 이 책은 읽다가 자꾸 샛길의 몽상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마법 같은 책이다.
그것만으로도 상을 줄만 하다;


3. 과학 분야를 코스모스부터 다시 읽기 시작하고 있다. 우주과학, 생물학, 뇌과학, 진화심리학 워낙 갈래가 많아 혼란스럽기는 한데, 엄선된 책을 골라 최소한 20권 이상은 볼 요량이다. 이 분야는 알라딘 리뷰어들을 많이 믿어보려 한다! 


4. 너무 서양철학과 사상에 치중해 읽는 게 늘 아쉬우면서 부끄러운 일이었다. 동양 사상과 역사 책도 틈틈이 볼 생각이다.


5. 알라딘 서재를 이용한지 한 달 조금 넘었는데, 누군가 내 리뷰를 읽고 thanks to로 책을 사 준 경험들을 했다. 내 책도 아닌데 뭔가 감동이... (서재 고수님들은 픽 웃으시겠지만;;) 그것은 반갑기만 한 것도 아니었는데, 가벼운 발걸음으로 온 이곳 서재를 개인적인 메모장 정도로만 생각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책임감도 생겨버렸다.
책 1권, 1권 아껴 읽듯이 나도 이 서재를 채워나갔으면 싶다. 그게 1달이 될지 1년이 될지 알 수는 없겠지만... 벌써 1달이 지났다.
  

※ 북플 이웃분들의 독서 목록이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ㅡAgalma

 

 

 

 

 Max Pam(Australia_1949)- Ekomaxjack in 3 Worlds 2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02922&no=1&weekday=tue

 

이 작품, 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볼 때마다 새해다짐 같은 걸 하게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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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1-13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북플 초짜라_ 서재 생활도 그렇구요. 잘 부탁드립니다.

AgalmA 2015-01-13 01:38   좋아요 0 | URL
겸손의 말씀을^^... 저는 아직도 이곳이 어리둥절해서 그냥 닫을까 매일 식은 땀이;
북플이 잘 커서 좋은 리뷰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서로서로 부탁해야 될 상황이지요. :)

비로그인 2015-01-18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전을 기원합니다.

AgalmA 2015-01-18 03:09   좋아요 0 | URL
흔적님이 좋은 선생님이시기도 하죠. (휴, 한숨과 함께)
이 길은 지팡이도 없이 가는 눈먼 자의 걸음 같기도 하니 먼저 쓰러지느냐, 어디쯤 도착할 수도 있느냐 문제겠죠... 사실 매일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의 태산입니다

비로그인 2015-01-18 11:55   좋아요 0 | URL
선생님이라고 하시니 어색합니다. 좋은 친구라면 좋겠네요... 저도 많이 모색하고
읽으려 합니다. 더 자주 와 읽고 공감하고 배우겠습니다....

2015-01-18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