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책도 좋지만 중고책도 좋아
나탈리 엔지어 『원더풀 사이언스』
ㅡ척 봐도 아무도 안 본 깨끗한 새 책인데 유통 과정 중 표지 상단이 살짝 찢어져서 중고로 나온 거 같다. 중고도서 많이 사다 보니 이런 거 딱 보면 감이 옴ㅎ
구간이라 새 책으로 사기 부담스러웠는데 득템😋
이 책은 <알쓸신잡 3>에서 김상욱 교수가 마지막으로 추천한 도서이기도 하지만 국내 과학 종사자와 필진이 쓴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에서 언급한 과학 고전 50에 들어간 책이기도.
테오도르 W. 아도르노 『미학이론』
ㅡ 「예술에 관한 한 이제는 아무것도 자명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라는 진술로 시작되는 이 책은 아도르노 최후 저작이자 아도르노 이론의 총결산으로서, 철학과 사회학 그리고 예술 이론에 걸치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심오한 변증법적 탐구로 이루어져 있다.」
저 말은 그의 말로 유명한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를 쓴다는 것은 야만"이라는 문장과 맥락이 닿는다. 자기만의 철학 틀이 잡힌 이들의 문장은 그가 공유하는 개념이 스며 있다. 나는 이런 게 또 재밌다. 그래서 찾아본다.
T. S. 엘리엇 『황무지』
ㅡ 최근 이 시집 다시 읽고 싶었는데 개정판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읽어 보기로. 큰 변화는 아니고 단어, 띄어쓰기, 맞춤법 같은 게 조금씩 바뀌었다.
표지는 예전 것이 더 정감 가고 좋은 것 같은데😶
🍵 Ronnefeldt
ㅡ 새로 산 유럽산 차. 남아프리카 루이보스티와 바닐라, 초콜릿이 어울렸다길래 참을 수없이 궁금해 산 차가 제일 궁금~ 한꺼번에 4개를 다 먹어 볼 수 없는 걸 아쉬워하며 윈터 드림부터 시음. 다 먹어보니 권할 맛은 아닌 듯😅 실패;;
알라딘, 커피도 좋지만 좋은 차도 좀 팔고 그러세요^ㅁ^)
앨리스 책 베개야~ 이리 와서 차나 한잔해.
● 내 책장의 희귀도서를 찾아라
바흐찐, 볼로쉬노프 『마르크스주의와 언어철학』(1988년 나온 이 책은 알라딘에서 아예 검색이 안 된다)
자크 아탈리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
루이 조르주 탱 『사랑의 역사 - 이성애와 동성애 그 대결의 기록』
우에노 지즈코 『위안부를 둘러싼 기억의 정치학』
하인리히 짐머 『인도의 철학』
크리슈나무르티 『세속에서의 명상』(2008년 산해 출판사에서 다시 나왔지만 또 품절)
미노 다카야 『도교의 신들』
필립 루이에 『고어 영화』
롤랑 바르트 『카메라 루시다』
ㅡ 『카메라 루시다』는 『밝은 방』이 나왔어도 중고가가 엄청나구만; 난 이 책 절판일 때 파주 열화당 출판사 찾아가서 직접 샀징! 남아 있는 거 다 사 와서 지인들에게 나눠줄까 하다가 이런 책은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이 찾아서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두고 왔다. 다시 생각해도 잘한 일이다.
● 질 들뢰즈의 인기
1) 질 들뢰즈 『시네마 1 운동-이미지』도 절판됐더군. 사이트에 올리자마자 주문이 들어와 화들짝 놀라 판매 불가 통보. 난 당장 팔려는 게 아니라 책 데이타 정리로 올린 거라고ㅜㅜ;; 안 사겠지 싶어서 두 배 가격으로 올려놨는데 들뢰즈의 인기는 못 말려😑💦
2) 책 정리를 하며 본의 아니게 매우 성가시게 되었다.
질 들뢰즈 / 펠릭스 가타리 『카프카 - 소수적인 문학을 위하여』 중고 주문이 들어왔다. 안 팔려고 두 배 가격으로 올려놨는데 또! 절판 책은 이게 문제야ㅜㅜ 대책을 강구해야 겠다.
"카프카의 데생들, 카프카가 즐겨 그리는 인물과 선적인 실루엣은, 특히 숙인 고개와 쳐든 고개, 혹은 세운 고개고 최초의 고개다."
ㅡ 질 들뢰즈 / 펠릭스 가타리
들뢰즈는 스피노자의 위대한 제자를 4명 거론했는데, 니체, 아르토, 로렌스, 카프카였다. 우리 시점에서는 들뢰즈도 스피노자의 위대한 저자 5에 들어가야 할 거 같지만ㅎ
하여간 로렌스는 정말 의외이지 않은가! 요즘 읽는 책마다 로렌스가 하도 보여서 로렌스 집중 탐구 좀 해야 할 듯.
최근 라이너 슈타흐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 도 읽었는데 이 책 재밌다. 기본적으로는 전기지만 서술 형식이 카프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같다고나 할까. 재밌는 일화가 많다. 카프카 신화로 잘못 부풀려진 일화(카프카가 「유형지에서」 낭독할 때 여성 청중이 실신했다는 둥)의 정확한 내막도 알게 되고, 카프카에게 더 정도 가고.
● 영화 수다도 첨가
애정하는 라스 폰 트리에 신작 《살인마 잭의 집》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놓친 후 오래 기다려왔다. 영화 소재 때문인지 심야 상영이 많아 관람이 좀 힘들었다. 제일 가까운 상영관이 밤 11시쯤 상영을 해서 보러 갔는데 새벽 1시 30분 상영 끝ㅜㅜ
다 보고 난 뒤의 첫 소감은
라스 폰 트리에가《님포매니악》을 『아라비안 나이트』 기독교 메탈 버전으로 만들더니 《살인마 잭의 집》은 『신곡』 판타지 범죄 스릴러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
첫 장면부터『신곡』에서 단테가 《아이네이스》를 쓴 서사시인 베르길리우스를 만나 지옥을 순례하던 장면이 바로 떠오른다. 살인마 잭에게 노인 버지가 자신이 《아이네이스》를 썼다고 말하는 걸로 봐서 Verge는 라틴어 Vergilius의 미국식 이름으로 설정한 걸 알 수 있다. 수많은 텍스트들의 차용과 변용은 라스 폰 트리에 영화의 특징이라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트리에길리우스의 황홀한 아비규환 지옥도'(평점 : ★★★★)라고 평한다.
최근 읽었던 조지 손더스 『바르도의 링컨』 때문에도 그렇고《살인마 잭의 집》 영화 때문에도 그렇고 『신곡』 을 올해 꼭 완독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