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밭 전별기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69
유종인 지음 / 실천문학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날것으로 가득한 문장은 신선함을 주지만 방만과 미숙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미지도 준다. 그렇게만 가득한 시들이 모이면 전체 완성도는 더 떨어진다. 아케이드가 아니라 지하상가 같은 분위기가 되는 것. 이것도 데뷔 초에나 먹힌다. 자기 시의 현재에만 사는 시인은 당시에는 잘 모른다. 영리한 시인은 자신이 현재 그걸 팔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쓰지 않고는 못 배기겠기에 어쩔 수 없다. 증오하면서도 쓸 수밖에 없다. 젊은 날의 시치고 이런 기운이 없는 게 있나. 알면서 쓰고 읽는 우리. 그래서 시는 웃기는 숨바꼭질 같지.

유종인 시어는 너무 고르고 골라 모난 데가 느껴지지 않아 옥돌 같다. 그러나 눈길 닿지 않는 곳에 있다. 그의 시집은 모두 단아하고 소박하다. 그리고 돌처럼 단단히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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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24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 메리크리스마스~^^

AgalmA 2018-12-26 01:1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님^^ 전 감기몸살로 앓아 누워 있어서 크리스마스 휴일이길 다행이다 하고 있습니다. 연말 건강 잘 챙기시길!

카알벨루치 2018-12-26 08:44   좋아요 0 | URL
아갈마님 어서 쾌차하소서!!!몸이 쉬어가길 원하나 봅니다 ^^

희선 2018-12-25 0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돌처럼 단단히 그곳에’ 이 말 느낌 좋네요

성탄절입니다 저는 다른 날과 똑같이 지냅니다(다른 날이라고 별걸 하지 않지만) 그렇게 보내는 사람도 많겠지요 AgalmA 님 성탄절 마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AgalmA 2018-12-26 01:17   좋아요 1 | URL
몸이 아프니 성탄절이고 뭐고 신경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혼곤히 아픈 채로 지내는 것도 때론 좋아요. 아픔과 씨름하면 잡생각없이 좀 단순한 삶 속에 있을 수 있어서.

성탄절 잘 보내셨습니까. 건강히 연말 마무리 잘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