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글쓰기 왕 랄프>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류호선(초등학교 교사, 동화 작가)


무엇인가 쓰는 일이 참 많은 가을이다. 백일장이니 사생 대회니, 주제가 있는 글쓰기 대회 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선생님, 뭘 써요?”

아이들이 빽빽이 줄지어 기다리는 원고지의 빈칸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묻는다. 

“뭘 쓰냐고?”

“그냥 동시 써도 되지요?”

“어머, 시를 쓰고 싶었구나!”

“아니요, 동시는 짧게 써도 되잖아요.”

글쓰기 양에 대한 부담감이 우리 아이들을 본의 아니게 시인으로 만들고 있다니!

글쓰기 시간마다 입 아프게 했던 이야기들이 바로 《글쓰기 왕 랄프》에 담겨 있다. 영유아뿐 아니라 초등 고학년이 보아도, 아니, 중고등학생이나 글쓰기가 막막했던 어른까지, 누가 보아도 좋은 책이다. 빈 종이를 내려다보며 무엇을 쓸까 고민만 한 이라면, 《글쓰기 왕 랄프》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기 바란다. 귀에 쏙쏙 들려오는 이야기를 건넬 테니 말이다.  

신기하게도 오늘 도덕 시간에 랄프와 똑같은 아이를 봤다. ‘감사하는 마음’에 대해 쓰라고 했더니, 이 아이가 한 시간 내내 화장실 두 번, 물 마시러 세 번을 다녀오는 게 아닌가!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무엇을 쓸지 통 모르겠단다. 세상에, 네가 바로 그 랄프였구나! 옳다구나 싶어 《글쓰기 왕 랄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물론 그림책 속 랄프처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진 못했지만, 자신과 똑 닮은 랄프의 모습에서 묘한 쾌감을 느꼈던지, 몇 번이나 다시 읽어 달라며 내 앞을 떠나지 않았다.   

독서의 계절이 왔건만, 생각보다 책 읽는 이가 적은 가을이다. 시간이 없다면 좋은 그림책 한 권은 어떨까 싶다. 생각지도 못했던 묵직한 울림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가을이 가기 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으로 주저 없이 《글쓰기 왕 랄프》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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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39층 나무 집>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유(동화작가)


<나무 집> 시리즈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하늘을 향해 쭉쭉 올라가고 있다. 처음 《13층 나무 집》을 만났을 때, 나는 앤디와 테리를 쫓아다니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레모네이드 분수에서 헤엄을 치고, 마시멜로 발사기에서 발사되는 마시멜로를 받아먹었다. 13층 더 올라간 《26층 나무 집》에서는 또 어떤가. 펭귄도 춤추는 아이스 스케이트장부터 78가지 맛 아이스크림 가게까지 뻔질나게 들락거리며 한여름 무더위를 식혔다. 잠깐 숨 좀 돌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39층 나무 집》에서 초대장이 날아들었다!


나는 단숨에 39층 나무 집을 기어올랐다. 넋이 나가게 한다는 회전목마에, 달콤한 초콜릿 폭포에,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화산 분화구라니! 정말이지 39층 나무 집에서는 한눈을 안 팔 수가 없다. 혹시 이 순간 스마트폰 게임 세계에서 허우적거리는 가엾은 친구가 있다면, 지금 바로 스마트폰을 놓고 나무 집에 올라가 보길 바란다. 통쾌함 100레벨, 짜릿함 200레벨, 유쾌함 300레벨의 판타스틱한 세계를 경험할 테니!


이번에도 앤디와 테리는 거침없는 상상으로 《39층 나무 집》을 채워 나간다. 물론 없애 버리기 전문가 ‘멍청씨 교수’와 버릇없는 ‘이야기 뚝딱 기계’ 덕분에 일이 엄청 꼬이지만. 원래 뭐든 쉬우면 시시한 법이다. 게다가 앤디와 테리에게는 먹으면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숟가락연필’이 있는데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힘든 현실일수록 상상력이 필요하다. 요즘 우리에게는 ‘깔깔 웃다 사레들려 우유가 코로 나올 만큼’ 기똥찬 상상력이 절실하다. 동화를 읽는 독자에게도, 동화를 쓰는 작가에게도 구닥다리 상상력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나무 집’에서 솟구치는 상상력이 낮고 쓸쓸하고 어두운 곳까지 가닿아 유쾌한 마법을 일으킬 거라 믿는다. 그리고 다음에 만날 《52층 나무 집》에는 어떤 상상과 재미가 숨어 있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나저나 앤디, 테리! 나한테도 숟가락연필 좀 빌려 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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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여름이 반짝>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빛을 묘사하는 휘황찬란한 낱말이 많겠지만 그중에서도 빛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말은 ‘반짝이다’가 아닐까. 빛은 혼자 차지하거나 금을 그어 나눠 가질 수 없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잠시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빛의 운명이다. 그러나 반짝반짝 작은 별은 숲길을 비추고 조그만 비상등은 어둠 속에도 출구가 있음을 보여 준다. 만약에 빛이 없다면, 모르는 한구석에 아직 사랑과 우정과 용기가 남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여름이 반짝』은 빛과 같은 이야기다. 고개를 들면 무자비한 사건 제목이 가득하고 “하지 마라.”는 협박이 발 디딜 틈 없이 쿵쿵 떨어지는 세상이지만 이 책을 펼치면 마음이 푹 놓인다. 여기 좋은 친구들이 있으니 염려 말고 오라고 고요히 반짝인다. 어린이 독자는 하늘이 새파란 수국처럼 푸르게 빛나는 마을 들판을 달리며 유하, 린아, 지호, 사월이와 함께 모처럼 부드럽고 편안한 숨을 쉴 것이다. 이 작품에는 허위의 경쟁률만 번뜩이는 네온사인의 시대에 문학이 어린이에게 줄 수 있는 정직하고 온전한 격려가 담겨 있다.


아빠의 죽음 이후로 어떤 감정도 참기만 했던 린아는 외할머니 댁에 머무르다가 두 번째 죽음을 만난다. 짝꿍 유하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비눗방울을 불며 내 숨이 하늘을 난다는 게 신기하다고, 이 숨은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하던 장난꾸러기 유하는 거짓말처럼 곁에서 사라져 버렸다. 유하를 사이에 두고 린아에게 뾰족하게 굴던 과수원집 넷째 딸 사월이도, 유하와 함께 젖도 못 빠는 새끼 돼지 유리를 돌봤던 지호도 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데 비눗방울이 마법이라도 일으킨 걸까. 꼭 일곱 날마다 일곱 번, 저녁 7시 7분에 유하가 아이들 앞에 다시 나타난다. 세 아이들은 유하가 남겨 놓고 갔다는 반짝이는 물건 하나를 찾아 주기 위해서 한마음으로 여름을 보낸다. 아이들은 유하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을까.


이 작품에서는 어린이가 어린이를 구해 주는 장면이 되풀이해 등장한다. 유하는 린아를 세 번 구해 준다. 미친 소 정식이의 돌진으로부터, 피구할 때 달려드는 공으로부터 구해 주고 세상을 떠난 뒤에는 수백 개의 비눗방울이 되어 벌 떼로부터 린아를 구한다. 그리고 유하가 없는 세상에서 이제 린아를 구해 주는 건 새 친구 사월이다. 철봉에서 떨어지는 린아를 사월이가 받아 안고 사월이의 동생 태복이는 린아가 구해 낸다. 어린이들은 이승과 저승을 넘어 어린이와 탄탄하게 연대한다. 어른이 자신들을 구해 주지 못하는 세상을 향해 ‘우리는 스스로 자라겠다.’는 당당한 선언을 남기는 것이다. 두려움과 한숨 말고 보태 준 것이 없는 오늘날의 어른들은 이처럼 해맑고 용감한 작품을 읽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약한 것의 강한 힘을 아는 사람이다. 작품에서 중요한 소재로 쓰인 비눗방울은 건드리는 대로 톡톡 터져 버리는 몹시 연약한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커다랗고 투명한 그물’이 될 수도 있는 놀라운 가능성의 존재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단정하고 결이 고운 문장도 마찬가지다. 지우개로 몇 번이나 지우면서 쓴 것같이 촘촘히 짜 넣은 문장 하나하나는 세상을 떠난 유하를 49일 동안이나 생생히 살렸고, 사월이의 감출 수 없는 건강한 매력을 보여 주었으며, 등 뒤에 가려질 뻔했던 지호의 묵직한 존재감을 지켜 주었다. 무엇보다 친구를 보내면서 비로소 아버지와도 제대로 된 이별을 하고 성장의 한 마디를 넘어가는 주인공 린아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 냈다. 주목할 만한 이야깃거리를 내세워 독자의 흥분을 먼저 공략하려 드는 작품들은 이 젊은 작가의 담담한 공력 앞에서 빛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여름이 반짝』은 왜 우리가 동화를 읽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대답을 들려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고 용감했으며 누구나 어린이이거나 어린이였다. 그런 좋은 세계는 먼빛처럼 아스라이 떠났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알고 보면 우리 앞에 있다. 이 작품 속에는 아름다운 장면이 비눗방울처럼 많고 책을 덮고 나면 마음에 하나씩 내려와 앉는다. 정말 잊을 수 없는 것은 이렇게 연약한 것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동화를 읽는다. 연약한 것들의 힘을 가슴에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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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재미있다! 한국사 1~6 세트 - 전6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정요근(덕성여자대학교 사학과 교수)


현 교육 과정에서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한국사를 집중적으로 배웁니다. 또한 중·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도 한국사의 중요성은 높아지는 추세이며, 2017년부터는 모든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치르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어린이들이 현 교육 과정에 맞춰 4~5학년이 되면 한국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한국사는 무조건 암기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어린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물, 사건, 연도 등을 무작정 암기해서는 한국사에 대한 흥미만 잃을 뿐 진정으로 역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국사를 처음 배우는 초등학교 때 흥미를 가져야 나중에도 한국사에 대한 친근함을 오랫동안 가질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재미있다! 한국사’는 초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가르치는 한국사 내용을 빠짐없이 다루면서도 실감 나는 역사 현장 답사를 통해 초등학생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도록 합니다. 특히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그림과 사진 등을 수록해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한국사에 빠져들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우리 역사에 깊은 애정을 갖고, 좀 더 성숙한 한국 사회를 만들어 갈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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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왕방귀 아저씨네 동물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문영애(서울방일초등학교 교장)


여러분은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본 적이 있나요? 동물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자기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한 적은 있었나요? 이 책에 나오는 범이는 자연스레 동물들과 말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러분은 이런 범이가 이상하게 느껴졌나요, 아니면 재미있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이런 부분을 느낄 겨를도 없었나요? 만약 여러분이 동물들의 생각을 알 수 있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 재미를 서너 배로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왕방귀 아저씨네 집에는 개, 오리, 염소, 거위, 토끼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요. 글과 그림을 천천히 살피면서 읽다 보면 동물들의 성격이나 말투, 행동이 모두 다르다는 걸 발견하게 될 거예요. 동화에는 등장인물이 여럿 나오는데 보통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말투에는 그들의 심정이 담겨 있어요. 그러니 인물의 성격이나 감정이 나타난 장면을 유심히 찾아보면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미를 더하면서 읽게 되지요.


범이는 요즘 살찐 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 봐요. 먹고 싶은 건 많고 마음처럼 살은 안 빠지니 시무룩해질 밖에요. 자기도 살이 찌는 게 불편하고 싫을 텐데 가족이나 친구들이 한마디씩 보태면 얼마나 신경이 쓰이겠어요. 이렇게 등장인물의 기분을 파악했다면 속상한 범이를 기분 좋게 만드는 말들로 고쳐 써 보는 활동도 할 수 있지요.


이제 등장인물의 마음을 이해했다면, 이 동화의 명장면을 뽑아 볼까요? 저는 동물들이 서로 끌어안고 있는 마지막 장면을 골랐어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풍경이었어요. 과자를 많이 먹으려고 아귀다툼을 하던 동물들은 온데간데없고 서로를 베고 누워서 평화롭게 잠을 자다니……. 초우의 말처럼 왕방귀 아저씨네 동물들이 사이좋게 누워 있는 장면을 보니 나도 함께 누워서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어지네요. 여러분도 기억에 남는 명장면을 골라 느낀 점을 이야기해 보세요. 서로 생각을 나누다 보면 자신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미있는 장면을 찾게 될 거예요. 그리고 좀 더 할 수 있는 친구들은 그 장면을 한 두 문장으로 정리해서 ‘한 줄 독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좋은 습관이 될 거예요.


우리 친구들! 오늘 밤은 왕방귀 아저씨네 동물들과 함께 잠드는 꿈을 꾸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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