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마을 도서관에 와 볼래?>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영주(서울연가초등학교 사서교사)


처음 유은실 작가님을 아주 오래전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이란 책으로 알게 되었는데, 그때  ‘이 작가 분은 참 따뜻한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학교도서관 진로 도서 코너에 자리 잡은 「일과 사람」 시리즈는 평상시에 아이들에게 많이 추천하고 있고 수업 시간에도 활용하고 있다. 스물한 번째 책이 곧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으로 기다렸다. ‘사서’라는 일을 유은실 작가님은 어떻게 푸셨을까 책을 받자마자 궁금함에 얼른 보따리를 풀어보았다. 역시 유은실 작가님이다. 직업에 대해 이보다 따뜻하게 풀 수 있을까? 유은실 작가님이 소개하는 사서, 도서관은 참 따뜻하고 행복하고 푸근하다.

 

사서라서 행복해
이 책은 사서라는 직업의 소개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도서관을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는지까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한다.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 세심하게 표현하면서도 자유롭고 과감한 콜라주 기법으로 도서관을 더욱 생기 있는 분위기로 연출한 그림 또한 무척 마음에 든다.


경력 30년차인 시냇가도서관의 김 관장님은 푸근해 보이는 인상에 표지부터 시종일관 즐거워 보인다. 무거운 책을 매일 수백 수천 권씩 다루려면 몸이 튼튼해야 한다며 아침 체조로 씩씩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김 관장님. 정체된 도서관이 아닌 생기 넘치는 도서관의 아침을 활짝 열어 준다. 이어서 대출회원이 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도서관에서는 책을 어떻게 선정하는지, 새로 들어온 책을 어떻게 분류하고 등록하고 정리하는지 등 사서가 하는 일을 즐겁고 낭랑한 목소리로 나긋나긋 소개한다. 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책을 이용자들에게 적절히 소개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도 더없이 행복해 보이고, 하나부터 열까지 이용자를 생각하며 즐겁게 일하는 모습에서 보람이 전해져 온다. 나 또한 ‘아, 그렇지. 사서는 참 행복한 직업이구나.’라고 다시 한 번 내 직업에 흐뭇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인연을 만드는 사람, 사서
요즘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이 많아지다 보니 나중에 사서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사서가 하는 일이나 그 필요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조용히 앉아서 책만 보는 한가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사서는 항상 지역사회의 특성을 파악하고, 출판 시장이나 좋은 책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행정적인 업무도 꽤 많다.


부록에 나와 있는 글 중에, 사서는 인연을 만드는 사람이란 표현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을 사람들이 대출 반납하는 책들을 항상 유심히 살피며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수서 수첩에 메모해 두고, 필요한 책들과 인연을 만들어주는 사람. 좋은 책을 소개하기 위해 전시 서가를 활용하고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한 사람의 이야기는 곧 한 권의 책이다.’라는 가치 아래, 그 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휴먼라이브러리 프로그램까지. 참으로 사서는 책과 사람을 이어 주는 인연을 만드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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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주에서 온 통조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남석(성공회대 겸임교수)

 

통조림 속에 든 상상, 현실, 철학 

《우주에서 온 통조림》은 정말 특이한 책이다. 한 권의 책 안에 초등 저학년의 상상력, 초등 3,4학년의 현실감, 중학생을 준비하는 철학이 적당히 녹아들어 있다.


통조림이 들려주는 타임머신, 인공생명체, 축소기계, 외계생명체, 우주의 끝은 초등 저학년 때 흔히 생각해 보는 상상력의 전유물이다. 3,4학년만 돼도 이런 상상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저자는 옛이야기, 개 인형, 백화점, 곰팡이, 눈깔사탕 같은 현실 속 소재로 잃어버린 상상력을 다시 풀어놓는다.


여기에 초등 고학년이 생각함직한 근사한 생각거리를 슬며시 밀어 넣는다. 타임머신을 타고 내가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말을 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작게 만들 수 있는 축소기계가 발명된다면? 외계생명체가 옆에 있다면? 우주의 끝은 있을까 없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쓰윽 빠져나간다. 하지만 글을 읽는 독자는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초등학생들의 상상력, 현실감, 철학은 통조림을 통해 증폭된다. 증폭기는 다름 아닌 데자뷰, 언제가 보았던 것을 다시 보고 있는 것 같은 기시감이다. 어렸을 적 내가 상상했던 문제, 내가 현재 현실 속에서 보는 것, 내가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봤던 높은 수준의 생각거리가 켜켜이 쌓여 있다.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이 상상과 현실, 철학을 책 속에서 다시 만난다.


상상, 현실, 철학이 통조림 속에 버무려진 책, 읽다 보면 사유하게 만드는 책.

 

그러나 이것이 다라고 속단하지 말자. 더 중대한 문제, ‘수학은 우리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이 필요한가?’가 남아 있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학을 지속적으로 등장시킨다. 지금 용어로 말하면 스토리텔링 수학의 원조격이다.

 

흔히 초등 저학년이 수학이 싫어지고 어려워지는 때가 바로 뺄셈을 배울 때부터라고들 한다. 저자는 도식적인 설명 대신 ‘더하’는 건 좋지만 앞의 수에서 ‘빼앗’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고 눙치고 넘어간다. 그렇게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품어준다. 하지만 수학 공부는 하는 것이 좋다는 뉘앙스를 슬쩍 깔아 놓는다.


책을 같이 읽는 부모를 위해서는 최고 난이도 문제를 던진다. ‘우주의 끝은 있는가, 없는가?’이다. 뜻밖의 논리가 돌출한다. 모든 사물은 움직이지만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제논의 역설(逆說)이다. 우주의 끝은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도달할 수 없다는 역설(力說)이다. 하지만 저자는 ‘사유를 통해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되던진다. 답은 독자가 내려야 한다.


이 책을 읽고 파인애플 통조림을 하나 사 보자. 파인애플을 맛있게 먹으면서 통조림이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주는지 아이들과 이야기해 보자.


저학년은 상상을, 중학년은 현실을, 고학년은 철학을, 부모는 고난이도 문제를 토론해 보자. 상상, 현실, 철학에 대해 수다 떠는 멋진 가족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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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남편 2015-12-1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과학을 재미 있게 잘 풀어낸 것 같아요~
작가도 좋고^^
 

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인어의 노래>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지은(어린이청소년문학평론가)

 

그 무렵 대륙의 서북쪽 폴란드의 오래된 도시, 조그만 아파트 안에서는 형제자매도 없이 자라던 한 소녀가 책을 읽고 있었다. 어디서 처음 흘러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이 외로운 소녀에게 인생의 진실을 일러주었다.

 

수십 년이 지나 한 소녀는 글을 쓰고 다른 소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었다. 동쪽 나라의 황선미가 쓴 책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12년 폴란드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서쪽 나라의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그린 그림책 ‘마음의 집’은 한국의 기획자와 출판사를 만나 출간돼 2011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받았다.

 

그리고 세계적인 작가가 된 두 소녀는 8000㎞가 넘는 거리를 가로질러온 물줄기처럼 함께 만나 ‘인어의 노래’라는 아름다운 민담동화집을 펴냈다.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었을 신비로운 일이다.

 

이 책에는 ‘고사리꽃’ ‘왕이 된 농부’ 등 폴란드 옛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이 글을 발굴해 책을 기획하고 고운 우리말로 다시 쓴 사람은 황선미 작가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 보았던 세계의 옛이야기들이 매우 간략한 축약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황 작가는 훗날 원작을 찾아 읽으면서 그 이야기들의 본래 매력을 재발견했다. 죽지 않고 전해진 이야기에 깃들어 있는 깊은 의미 하나하나를 복원하는 마음으로 민담동화집의 원고를 썼다.

 

이 원고가 같은 이야기를 읽고 자랐던 폴란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를 만나 그림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독자들의 행운이다. 시간과 공간의 벽을 넘어 이루어진 다시 소장하기 힘든 놀라운 예술작품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림에 나오는 금발머리 소녀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이다. 입과 눈에 부드럽게 어울리는 문장은 황 작가가 공들여 간직해 온 어린 시절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10편의 유럽 민담이 실려 있는데 한 편이 시작할 때마다 페이지에 실려 있는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는 행운은 인간에게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람에게는 출신보다 중요한 게 있다오’와 같은 간결한 문장은 외우고 싶은 말들이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가 특유의 포토 몽타주 기법의 그림은 넓고 한가로운 마음의 여운을 준다. 결코 흔하지 않지만 익숙한 방식으로 풀려나가는 이야기들이 민담 읽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에게도 낯선 회상의 경험을 안겨준다.

 

동쪽의 문장, 서쪽에서 온 그림, 그 무엇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 책은 만족스러울 것이다. 작가의 말에 쓰여 있듯이 이 책은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문화일보》 「북리뷰(2015년 11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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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강냉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지은(어린이청소년문학평론가)

 

강냉이는 서럽다. 속 채우는 데 강냉이만한 것도 없는데 강냉이 밖에 없다는 소리나 듣는다. 우리는 강냉이가 얼마나 힘겹게 여물고 어떤 간절한 마음으로 가문 날 빗소리를 기다리는지 알지 못한다. 그 비쩍 마른 강냉이 한 포기조차 온전히 지키지 못해 밤새 가슴 아파하는 것, 그런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모르고, 알아도 곧 잊는다.


이 그림책은 강냉이와 한 어린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는 집 모퉁이 토담 밑에 형이랑 둘이서 강냉이를 심었다. 생야―형이 판 작은 구덩이에 ‘강낭알 뗏구고’ 엄마는 토닥토닥 흙을 덮어 주었다. 거름도 주고 오줌도 주면서 열한 밤을 고이 키운 강냉이가 꼭 제 키만큼 자랐을 때, 그 밤에 전쟁이 일어난다. 서둘러 창창 떠난 피난길에 모르는 하늘 아래에서 잠자리를 폈지만 어른들은 시름에 잠겨 밤별만 바라본다. 아이는 어른의 무릎을 베고 누워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지금쯤 수염이 나고 알이 차곡차곡 들어찼을, ‘저꺼짐 두고 온’ 강냉이를 걱정한다.


이 그림책의 글은 전쟁 통에 무너져 내린 목숨을 스스로 들춰 일으켜 살아내면서 칠십 평생 어린이를 위한 글을 써왔던 권정생 선생의 시이다. 이 시에 등장하는 어린 소년은 권정생 선생 자신일 테고 ‘생야’라고 부르는 형은 아마도 일찍 세상을 떠난 목생이 형을 가리키는 것이리라고 짐작한다. “요건 내 강낭”하며 손가락으로 점찍어 놓았던 소년은 강낭과 데려오지 못한 강아지가 마지막까지 꼬리를 흔들던 모습과 알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뒤뜰 병아리들 생각에 웅크려 운다. 어린이에게 전쟁은 이런 것이다. 그 어떤 대의도 소년의 눈에 비친 전쟁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강냉이』는 2005년 발의되어 2007년부터 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작가들이 함께 기획하기 시작한 한중일 평화그림책 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이다. 그 사이 동북아의 정치적 흐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고 여러 차례 전쟁을 경고하는 긴박한 순간이 지나갔지만 이 작은 평화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하늘땅이 쑥대밭이 되었던 날이 엊그제인데 사람들은 쉽게 전쟁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밭에 두고 온 강냉이 한 포기를 통해서 평화롭다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왜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일러 준다.


그림을 그린 김환영 작가는 어린이가 화자인 한 편의 짧은 시가 어떻게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에 맞서는 힘을 지닐 수 있는지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작가의 거칠지만 정다운 그림은 사투리 원문을 살린 시와 더없이 잘 어울린다. 첫 장면부터 마을을 품에 안은 듯이 듬직하게 뿌리내리고 있던 아름드리나무는 잿더미 속에 묻혀 버린다. 아름드리나무뿐만이 아니다. 사랑스러운 것들은 모두 사라져 버린다. 개구리도 민들레도 달팽이도 강아지도 폭음 뒤에 보니 온데간데없다. 푸르고 풍성하던 옥수숫대는 앙상한 형상으로 타오르면서 원망하듯 독자를 바라본다. 소년을 비롯해 이 그림책 속 인물들은 표정보다는 어깨와 손등으로 말을 한다. 쓱 눈물을 훔치는 그 많은 손등 뒤에 얼마나 간곡한 슬픔이 있을까. 독자는 불붙은 혀처럼 모든 것을 삼켜 버리는 전쟁을 지켜보면서 작고 작은 강냉이를 그리워하는 소년의 마음이 된다. 한 강연록에 따르면 김환영 작가는 이 시를 그림책으로 그리기로 마음먹은 다음 화장실 앞에 강냉이를 열 포기쯤 심고 오갈 때마다 빠짐없이 강냉이를 지켜보았다고 한다. 시인의 심성을 고스란히 옮기고자 했던 작가의 정성은 이 그림책의 절정에 해당하는 장면, 웅크린 소년의 눈빛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몇 줄로 추려진 시의 구절을 넘어서 시인이 손을 부여잡고 들려주고 싶었을 어떤 말과 마음이 이 한 장면에서 온전히 전해진다.


무엇을 얻기 위해서 전쟁을 할까. 강냉이 한 포기가 묻고 강냉이 주인인 소년이 묻는다. 독자가 대답할 차례다. 잿더미 눈물자국을 아닌 일처럼 지우려하는 어른들이 대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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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내 친구는 왜 목이 마를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송혜숙(소설가)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가 지켜야 할 또 하나의 의무,

‘물을 아껴야 할 의무!’

한국도 곧 ‘물 부족 국가’가 될 거라는 경고가 몇 년 전부터 들려 왔다.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다. 우리나라 한 사람당 물소비량 15만 리터, OECD국가 중 물소비량 1위라는 경고도 그다지 피부에 닿지 않았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는데, 설마 물이 부족해지겠어? 그런 생각 때문이었다. 『내 친구는 왜 목이 마를까?』 이 책을 읽고 나자 물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말았다. 물을 아껴야겠어! 태도를 바꿔야겠어!


유엔의 심각한 경고와는 달리, 이 책은 말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위협적인 숫자나 엄숙한 도표 대신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물에 얽힌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물을 얻기 위해 과거에는 어떠했는지, 현재 물이 귀한 다른 여러 나라에서는 어떻게 물을 절약하는지를 전 세계 아이들의 생활이 담긴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특히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탐정’이라는 어린이들이 활약하는 멕시코의 사례는 기발했다. 또한 ‘내가 만난 물 한 방울’이라는 코너와 물을 이용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아이디어는 쏠쏠했다.


이 책에서는 불편한 진실도 만나게 된다. 물이 귀한 다른 나라에서는 물을 구하기 위해 학교에 갈 시간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과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해 죽어가는 아이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물 문제에서도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었다. 저자 미셸 멀더는 지금 당장 물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그래서 우리가 물을 낭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여전히 목이 마를 것이라고 조용히 말하고 있다.


책장을 덮고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의무가 있다. 법을 지킬 의무, 근로의 의무, 세금을 납부할 의무 등등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여기에 하나를 추가하고 싶다. 물을 아껴야 할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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