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 책 <바다가 그리울 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서석영(동화 작가)

 

엄마가 보고 싶을 때                     
아빠와 아들이 배낭을 메고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다. 아빠와 아들 둘만의 단출한 여행이라니! 많은 이들이 한번쯤 계획하고 꿈꾸는 모습이다. 독자는 미리 짐작한다. 아빠와 그동안 못 다한 얘기를 할 것이고, 그러면서 서로의 정이 깊어지고 이해의 폭은 넓어질 것이라고.

 

버스는 산을 여러 개 넘어 한가로운 어촌에 부자를 내려놓는다. 아빠와 아들은 숙소를 정하고 밥을 먹고 물가로 나가 발을 담그고 어둠이 내릴 때까지 바닷가에서 논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바닷가로 나가 해돋이를 보고 사진도 찍는다. 여기까지는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하고 싶어 하고 또 흔히 하는 목록이다.

 

그런데 곧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길이 아득해지고, 아이는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랑 아빠랑 해돋이를 구경하고, 모래성을 쌓고, 파도를 맞이하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던 일들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맞아. 여행을 떠날 때부터 엄마가 왜 같이 안 가나, 그 점이 궁금하긴 했어.’
독자는 생각을 되돌리고, 그제야 아들과 아버지가 예상 외로 말이 없고 차분하고 쓸쓸했던 이유를 알게 된다.

 

‘하늘나라에서는 엄마가 아프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편지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린 가슴이 그동안 겪어온 슬픔과 외로움이 안타깝고 앞으로도 아이를 싸고돌 쓸쓸함이 애달파서다. 작가는 감정 과잉 없이 소박하고 간결한 말투로 독자를 감동시킬 만큼 노련하고, 화가는 측량할 수 없는 슬픔을 투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바로 책을 놓지 못하고 벌써 바다가 그리운 걸 보면, 작가와 화가의 전략은 이미 성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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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부영(서울강명초등학교 교사)

 

우리나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책
우리는 우리나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우리나라를 알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통계 자료를 이용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넘쳐나는 통계 자료를 어떤 기준으로 분류해서 들여다봐야 할지 생각만 해도 머리부터 지끈거리게 되지요. 다행히 여기에 최신 통계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좋은 그림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통계청 자료를 기본 바탕으로 하여 5천만 명이 살고 있는 우리나라를 100명이 살고 있는 한마을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 50만 명이 1명이 되는 거지요. 이런 가정법은 복잡한 숫자와 통계를 훨씬 간단하고 명료하게 보여 줍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인구 5천만 명 중 1천만 명이 서울특별시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 우리 마을 100명 중 20명이 서울특별시에 산다고 말하는 게 훨씬 더 쉽고 명쾌하게 다가옵니다.


또한 이 책은 ‘지역’, ‘집’, ‘나이’, ‘먹을거리’, ‘건강’, ‘종교’ 등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15가지 주제를 통해 우리나라를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 주제들은 어른들이 이해하기에도 만만치 않지만 앞서 이야기한 대로 우리나라를 100명의 마을이라는 가정 아래 다양한 예시를 담은 쉬운 글과 아름답고 따뜻한 그림으로 보여 주기 때문에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나누기에 좋습니다. 학교에서는 사회 과목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부교재로, 가정에서는 다양한 독후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재미있게 알아가는 책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우리나라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우리나라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우리나라를 소개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자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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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죽으면 어떻게 돼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허은미(어린이 책 작가)

 

김애란의 장편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에는 이런 멋진 구절이 나온다. “기적이란 보통의 삶을 살다가 보통의 나이에 죽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총기난사 사고까지, 안타까운 죽음들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족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를 지켜보는 우리들의 마음도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아이들이라고 예외일 리 없다.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자기 아이만큼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길 원한다. 나쁜 소식, 험한 꼴은 보지도 듣지도 당하지도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일까? 아무리 철의 장막을 치고 안 보고 안 듣게 하려고 기를 써도 아이들도 엄연히 이 사회의 일원이며, 희로애락의 감정을 지닌 인간이며, 생로병사의 숙명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랑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왜 아이들 책에 부모의 죽음 같은 어두운 설정을 넣었느냐는 항의성 짙은 질문에 조앤 롤랑은 말한다. 문학 작품을 통해 죽음이나 삶의 어두운 면을 접하는 것은 일종의 예방주사를 맞는 것과 같다고. 어렸을 때 예방주사를 잘 맞아야 면역력이 생기듯, 문학을 통해 정신의 면역력을 키워야 온전한 인격체로 자랄 수 있다는 말이다.

 

수년 전에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고 자란 두 딸은 한동안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힘들어했다. 아직 어린아이였던 둘째는 어디선가 할아버지가 지나가는 것을 봤다는 등, 전봇대 뒤에서 할아버지가 “까꿍!” 하며 나타날 것 같다는 등 엉뚱한 말로 듣는 사람의 가슴을 시리게 했다. 생각다 못해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가서 할아버지의 죽음을 다룬 책들을 빌려왔다. 그렇게 여러 번 책을 빌려오고 읽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아이는 서서히 할아버지의 죽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슬픔을 객관화시킬 수 있었다.

 

그때 만약 아이에게 <죽으면 어떻게 돼요?>를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물론 책장을 다 덮을 때까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사실, 그걸 누가 알겠는가?) 그 대신 사후 세계에 대한 추측과 가설이 유머러스한 그림과 함께 등장한다. 더불어,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 는 반드시 죽게 돼 있으며, 모든 사람이 ‘보통의 나이’에 죽는 것은 아니고 때론 예기치 않게 죽음이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 특히 멕시코에서는 특별한 날 무덤에 찾아가 노래를 부르고 폭죽을 터뜨리면서 축제처럼 죽음을 기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웨덴 작가가 쓰고 그린 작품이라 우리의 장례문화가 소개되지 않는 건 아쉽지만, 곳곳에 포진해 있는 유머와 멋진 그림, 재치 있는 글이 그런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 시리즈의 면지에는 각 권의 주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들어 있는데, 가령 이런 식이다.

 

 “죽음이란 식물이나 동물이나 사람이 먹고, 소화하고, 똥과 오줌을 눌 수 없게 된 상태를 말합니다. 또 움직일 수도 없고, 자식을 낳을 수도 없고,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상태이지요. 그래서 죽음이란 생명체가 살아 있지 않다는 뜻이랍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살아있어>(보물창고) 같은 책을 보면 어떨까?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살아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적 같은 일인지 느끼게 되지 않을까? 그것이면 됐다.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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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황선미(동화작가)

 

나만의 오라니를 찾아가는 시간
도시 아이가 아버지의 고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이야기를 매우 담담하고 간결하게 담은 작품이에요. 그러나 낯선 풍경과 색감 속에 우리 모두의 고향을 담아 두었으니 굉장히 풍요롭고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고향이라는 정서를 갖기 어려운 도시 아이들, 혹은 바쁜 일상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필요한 휴식 같은 그림이면서도 이면에 보다 근원적인 내용이 다채롭게 깔려 있어서 나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와 연결되어 살아가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니 마지막 책장을 덮지 못하고 다시 첫 장을 확인하게 됩니다.

 

풍경으로서의 자연은 아름답지만 그 속에는 바위투성이 삶, 살갗을 찌르는 쐐기풀, 독을 가진 전갈, 야생돼지와 도둑이 숨어 있게 마련이지요. 그런 골짜기를 지나 중심으로 가면 나를 태어나게 해 준 아버지의 고향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여전히 나와 관계된 사람들이 살아가지요. 오래전에 그랬던 것처럼 아기가 태어나고, 아이들이 자라고, 누군가는 결혼하고, 늙은 사람은 죽기도 합니다. 작지만 전체인 세상이지요.

 

천국의 맛이 나는 과일이 손만 뻗으면 닿고, 어느 골목에서든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을 만나고, 우연히 들른 곳에서도 친숙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마을 전체가 꼭 내 것인 것 같은 평화로운 안정감. 잠결에도 어른들이 부스럭대며 잔치 준비하는 걸 느낄 수 있고,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삶이란 사람들이 서로의 팔짱을 끼고 원을 그리며 춤추는 살아 있는 고리와도 같은 것입니다.

 

어린 시절 경험한 풍요로운 공동체의 기억은 사람을 건강하게 지켜 주고, 도시 생활에 지쳐도 돌아갈 곳을 꿈꿀 수 있게 합니다. 아이들이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고, 나를 둘러싼 관계를 이해하고, 내가 어디에서 시작되어 여기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을 교실 혹은 누군가의 설명으로 배우기보다 가족과 어울려 살아가는 경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면 평생의 영양분을 얻게 되지 않을까요. 언제든 갈 고향이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틀림없이 과거보다 편하고 부족한 게 없이 살아가는 것 같은데도 우리는 자주 고독해지곤 합니다. 내가 마을의 퍼즐 한 조각이고, 완벽한 어떤 집단의 구성원임을 믿을 수 있는 자부심을 우리는 언제 인식하게 될까요. 한집에 있어도 각자의 섬에 버려진 듯한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오라니가 있어요. 그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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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주에서 콜라를 마시면 어떻게 될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서유미(편집자)

 

150kg 고릴라가 가슴에 올라앉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바야흐로 우주 전성시대다. 우주 탐사를 갔다가 우주 쓰레기와 부딪혀 무한한 공간에 홀로 남게 된 인간의 치열하고 고독한 분투를 그린 영화에서부터 인간과 사랑에 빠진 잘생긴 외계인이 등장하는 드라마까지, 우리는 알 수 없어서 더 신비로운 우주에 열광하고 또 그곳에 닿고 싶어 했다. 급기야 지난 4월 1일에는 어느 쇼핑 사이트에서 20년 동안 매달 최소 43만 원만 내면 우주여행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만우절 기념 가짜 우주여행 패키지를 내놓기도 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우주의 ‘우’자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나다. 나로서는 직접 볼 수 없고 갈 수도 없는 그 세계가 허황되게만 느껴졌다.

 
그러다 우연히 《우주에서 콜라를 마시면 어떻게 될까?》라는 책을 보게 됐다. 솔직히 처음엔 우주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에 대해 찬사만 늘어놓는 그저 그런 책일 거라는 내 선입견을 확인하기 위해 슬쩍 넘겨다본 거였다. 허허, 근데 이 책. 다른 책과는 완전히 달랐다!


우주여행을 위해 가방을 싸는 순간에 대한 조언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너무 진지하고 또 상세한 설명 때문에 나를 잠시 당황하게 했다. “미국 우주 비행사들은 개인 용품을 0.9kg만 가지고 갈 수 있어요. (…) 잘 때 안고 잘 동물 인형을 가지고 가고 싶다면 가능한 작은 것을 가져가세요. 가족사진은 어떻게 하죠? 액자는 집에 두고 사진만 챙기는 것이 좋아요. (…)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사 먹기 위해 필요한 용돈은 준비할 필요가 없어요. 잘못하면 동전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다가 화장실 변기를 막는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어요!” 마치 처음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짐을 싸는 내 옆에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 같았다. 저자의 시시콜콜한 조언들을 읽으며 어느새 나는 진짜 우주여행을 떠난다는 착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책에는 우주여행은 언제 떠나면 좋은지, 우주의 날씨는 어떤지, 우주 비행을 나서기 전에는 어떤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 같은 여행 전 지침에서부터 우주에 가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우주 생활에 적응하려면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우주에 가면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우주여행에 관한 모든 지식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을 얼마나 상세하고 생생하게 그려 놓았던지,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우주에 대한 궁금증이 백만 개쯤 되었던 내가 책을 다 읽고 나니 더 이상 궁금한 게 없어질 정도였다. 우주선이 지구 대기권을 떠나거나 지구로 되돌아올 때, 여행자들은 중력 때문에 순간적으로 150kg 고릴라가 가슴이나 어깨에 올라앉았을 때 받는 것과 비슷한 힘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이 책을 덮었을 때의 느낌이 딱 그랬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엄청난 여행을 다녀온 느낌. 두 발을 땅에 제대로 디딜 수 없을 만큼 어지러운 느낌.


책 중간중간에는 실제로 우주에서 생활하고 돌아온 우주인들이 남긴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거였다. “우주여행을 하는 동안 ‘대단해!’라고 말할 때마다 500원씩 저금한다면 지구로 돌아가는 여비를 충분히 모을 수 있을 거예요.(우주 비행사 탐 존스)” 나도 《우주에서 콜라를 마시면 어떻게 될까?》를 통해 떠났던 환상적인 우주여행 생각이 날 때마다 500원씩 저금을 한다면 언젠가 진짜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내 짐 가방에는 이 책을 가장 먼저 넣어야지. 그리고 콜라는 절대  가져가지 말아야지(그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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