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좋은 어린이 책 <구슬치기로 시작한 세계 지도 여행>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명선(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딸 쌍둥이 학부모)
지식의 시작은 호기심에서부터
오지 여행가 한비야의 책을 읽고 나서 우리 집 식탁에는 세계 지도가 놓였다. 세계 지도에 각 나라의 깃발을 꽂으며 노는 장난감도 샀다. 하지만 식탁 밑의 세계 지도는 몇 개월 뒤 재활용통 속으로 들어가고 깃발꽂이 장난감은 여기 저기 흩어져 짝도 제대로 맞지 않게 되어 버렸다. 내가 세계 지도에 별 흥미가 없으니 아이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앞표지에 어린이가 손에 파란 구슬을 들고 있고, 앞뒤표지를 이어 세계 지도가 펼쳐져 있다. 그동안 보아온 딱딱하고 건조한 지도가 아닌, 다양하고 예쁜 색을 입고 각 나라의 사람들과 특성들이 등장한 친근한 세계 지도이다. 바코드 위를 걸어가는 사람이 있어 더욱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표지에서부터 구슬치기로 세계 여행을 어떻게 할지 호기심이 생긴다.
속표지를 열면 여러 나라 다양한 사람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서 있는데, 마치 독자를 마중 나온 듯하여 반갑다. 그리고 다음 장에는 표지에 등장한 주인공이 친구들과 구슬치기를 하고 있다. 한 장을 더 넘기면 그 구슬이 파란 지구가 된다. 구슬같이 예쁜 지구 여행. 주인공이 독자의 친구가 되어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안내한다.
곧이어 세계 지도와 각 대륙을 안내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냥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를 접목시켜 놓았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그림에 만화까지 접목시켜 놓으니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다. 대륙, 대양처럼 어려운 말은 저학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쉬운 말로 풀어썼고, 대륙에 대한 안내도 쉽고 재미있다. 이어서 알수록 신기한 지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계의 강, 산, 바다, 동물, 계절, 음식, 집, 축제, 종교, 운동 경기, 인구 등에 대해서 한눈에 볼 수 있게 비교하면서 저학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이 진짜 좋은 이유는 뒷부분에 있다. 피부색, 인종이 달라도 우리는 모두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물이 부족한 지역의 현황을 실생활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가난한 나라, 급격한 기후 변화로 아픈 지구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해 준다. 맨 마지막에 주인공이 내일 또 구슬치기를 한다며 구슬을 한 봉지 가득 가지고 가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우리집에는 9살 쌍둥이 딸과 아들이 있다. 딸 아이는 창작 동화를 좋아하고, 아들 녀석은 만화를 좋아하는데, 둘 다 이 책을 보자 호기심 어린 눈으로 열심히 들여다본다. 예쁜 세계 지도에 각 나라의 특색을 오려 붙이는 워크지도 재미있게 만들어서 방문에 붙여 놓았다.
지식은 주입식 암기가 아닌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요즈음은 딱딱한 설명만 가득한 지식책이나 지식 습득보다는 오락물과 같은 학습 만화가 판을 치고 있어서 걱정이다. 그러던 중 사계절에서 이렇게 좋은 지식정보그림책이 나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외국 책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작가가 우리 실정에 맞게 쓴 책이기에 더 이해가 잘 가고 친근하다. 다만 이 책에는 워낙 다양한 정보가 실려 있어 그 정보의 깊이가 조금 얕은 게 아쉬웠는데 앞으로 세분화되어 몇 권 더 출간될 예정이라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세계화 시대를 사는 우리 아이들이 지구에 대해 호기심과 재미, 깊은 애정을 가지고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이 책이 디딤돌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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