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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에 관심을 가지고 집에서 빵 만들어 보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그래요. 먹는 거에 이것저것 관심이 많다 보니, 당연히(!) 빵과 과자의 세계에도 발을 들이게 되었고,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를 떠났던 2006년에 이별의 선물로 전기 오븐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각종 빵과 과자를 가열차게 구워대던 나날이 있었죠.
음, 그런데 이 베이킹이라는 걸 하면 할수록
맛있는 빵과 과자일수록 설탕과 버터(를 비롯한 유지)가 얼마나 쏟아붓듯 들어가게 되는지를 눈과 손으로 확인하게 되잖아요. 맛있다고 잘 해먹기도 하고, 선물도 많이 하기는 하지만, 저는 영 그 세계에 깊이 들어가게 되지를 않더라구요.
그럴 때 어떤 후배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언니, 떡의 세계로 들어오세요."
<떡 만들기가 쉬워지는 착한 책>은 정말 다양한 떡 메뉴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때와 장소에 맞는 여러 가지 떡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기도 해서, 초보자에게는 초보자대로 유용하고, 좀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또 그런 사람들에게 맞게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팁이 있습니다.
떡은 빵과 과자와는 달리 설탕과 유지가 훨씬 덜 들어가거나 아예 안 들어가는 헬시한 세계랍니다. 더군다나 좋은 것이, 베이킹을 하려면 온갖 도구들이 다 필요한 데 비해서 떡을 하려면 그냥 쌀가루랑 부재료만 갖추면 돼요. 그 다음에는 그냥 찜통만 있으면 됩니다. 베이킹은 각종 빵, 과자, 파이... 마다 다른 각종 틀과 자르기 도구, 스크레이퍼, 붓 ... 등등 얼마나 기자재가 필요한 게 많은지 몰라요. (물론 저는 다 갖고 있기는 합니다만... 몇 번 못 쓰고 보관만 잘하고 있는 것도 많아요 ㅠㅠ )
이 책에도 가장 먼저 소개되는 것이 '백설기'인데요
초보자에게 가장 접근하기 쉬운 것이 백설기, 콩설기, 그리고 영양떡 종류입니다.
물론 떡은 과자와는 달리 쉽게 굳어져서 얼른얼른 먹거나, 먹을 만큼 소분해서 냉동실에 잘 보관해야 하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요즘은 작은 사이즈의 찜통이 많이 나오니까, 딱 먹을 만큼만 만들기 괜찮습니다.
단골 떡집 하나 확보해놓으시면 쌀가루 조달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요.
아... 저도 사실은 떡 만든 지 오래됐네요. 작년 가을에 잡과병 한번 만들고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네요...
그렇지만 날이 살살 더워지는 게(제주는 지금 낮기온이 20도를 훌쩍 넘어가는 나날이거든요) 우유 팥빙수를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 152쪽에 나와 있는 대로 우유 팥빙수 한번 준비해보세요.
우유를 통에 담아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포크로 잘 뒤섞어 주는 작업을 서너 번 반복하는 약간의 귀찮음만 감수한다면, 유명 팥빙수집 못지 않은 질감의 우유 얼음을 얻을 수 있거든요.
팥은 한 번에 넉넉히 삶아 놓으면 좋고요.
저는 사실 우유 얼음 만드는 거 귀찮아해서, 그냥 냉동용 지퍼백에 우유를 담고 납작하게 공기를 눌러 뺀 다음에 스테인레스 트레이에 올려놓고 차곡차곡 얼려놓곤 합니다. 이렇게 얇게 얼리고서 방망이로 으깨서 빙수 만들면 편하거든요.
언젠가는 이 책 138쪽에 소개된 석탄병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애석할 석(惜)에 삼킬 탄(呑) 자를 써서, 삼키기 아까울 정도로 맛있다고 하는 떡이라는데요 ... 감가루를 넣고(아니, 감가루라는 게 세상에 있단 말이지?) 녹두고물을 안쳐서 만든다고 합니다.
감가루는 가정에서 만들기 어려우니 가루로 되어 있는 것을 구입해 쓰면 되다고 15쪽에 친절히 설명되어 있는데... 음... 방산시장 같은 데서 파나? 동네 떡집에 물어보면 되나? 정확히 어디서 사면 될지 알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