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2월에 나온 '어린이' 분야의 신간을 살펴보다가 나도 모르게 한숨을 포옥 내쉬었다. 방학이란 놀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또다른 무언가를 공부해야만 하는 시간이로구나... 하는 실감이 났기 때문이다. 엄청난 양의 학습서들이 눈에 들어왔다. 스토리텔링 수학, 과학, 영어, 중국어, 그리고 한자까지... 이 많은 것을 아이들은 학원에서 이미 배우고 있겠지? 그러니까 이만큼 많은 책들이 그 수요를 생각해서 출간이 됐겠지?

  우리나라 부모들은 미래에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를 위해서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그래도 '좋은' 선택을 할 거라고 믿고 싶지만, 아이들이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알면 알수록, 이 사회는 좋은 사회가 되기를 포기한 것이 아닐까 싶은 오싹함이 끼쳐오곤 한다... 12월의 신간 리스트를 살펴본 마음은 좀... 답답하다.


 마음이 그래서 그런가... 가장 먼저 이 책이 읽고 싶었다. '좋은 부모' 카테고리에 있다. 


  교육잡지 <민들레>의 발행인 현병호씨가 쓴 <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  "일류 대학 입학에 올인하는 이들과 경쟁을 거부하는 이들 사이에서 흔들리는 부모와 교사들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나는 아이가 없지만 <민들레>에는 읽을 만한 글들이 많이 실려서 자주 보는 편이다. 어떻게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제도교육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남들과 다르게 사는 건 겁나고 싫다... 하는 사람들은 공감하기 힘든 책이겠지만, 진지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성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메시지가 아닐까 기대된다.






어린이책으로는 다음과 같은 책들을 골라보았다.


 <우리 땅 기차 여행>. 지리 선생님이 조지욱씨의 책들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는데, 굉장히 입체적으로 흥미롭게 만든 우리나라 지리책이 나온 것 같아 반갑다.

 (내가 사는 제주도에는 철도가 없어... 제주도는 안 나오겠지... 흑. ㅠㅠ )

  KTX 민영화 문제로 뜨거운 지금, 우리나라 곳곳을 이어주는 소중한 공공재 '철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신간을 검색하다 반가운 이름을 발견!

  아직 돌이 안 된 딸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오즈마 님이 <천하장사 옹기장수>라는 책을 냈구나!! 

  "이 물건 저 물건과 맞교환을 하는 옹기장수 종기가 겪은 일화를 통해 우리 속담 속에 녹아 있는 옛 생활 도구의 모습과 쓰임새를 살펴보는" 책이고, "속담이 쓰이는 상황을 술술 읽히는 이야기와 생생한 그림으로 표현하여 아이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속담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고 한다. 

  약간은 사심 섞인(!) 추천이지만, 글도 그림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여러분?!! 




 "하얀 인절미가 시집간다고 / 콩고물에 팥고물에 분을 바르고 / 빨간 쟁반에 올라앉아서 / 어여차 어서 가자 목구멍으로!" 


  이 재미난 노래를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다. 바로 이 노래를 바탕으로 했다는 그림책 <인절미 시집가는 날>이 눈에 띄었다. 

 미리보기로 몇 페이지 보니까, 눈이 부시게 단장을 한 인절미 아가씨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네. 당장 떡집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 아닐까! 




그리고 이 책도 '가정 요리 뷰티' 카테고리에 있어서 추천해 본다.


 따비 출판사는 주로 음식과 농업에 관한 책을 알차게 내는 집이라 신간마다 눈길이 가곤 했는데, 이번 신간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도 무척 흥미로워 보인다. 다양한 일본 음식을 좋은 사진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지만, 규슈의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 절대 아니다.

  일본의 최남단이자 변방인 규슈. 그러나 이곳은 일본을 찾은 조선통신사들이 처음 거쳐 갔던 곳이며, 서양의 문화를 처음 접한 곳이기 때문에 외래음식의 유입 통로이기도 했다. 문화적 유연성이 반영된 음식들이 개발되고, 이제 그 음식들이 일본인의 '소울푸드'로 자리잡은 현실을 살펴본다면, '세계화'를 부르짖는 한식이 과연 무얼 해야 할지, 또 우리는 어떤 음식을 지켜 나가야 할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 아무튼,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은 화이팅!! 누가 뭐래도 여러분은 후회없이 잘 놀아야 합니다!! (사실은 그래야 나중에 공부도 잘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건데...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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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14-01-05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또치님... 저는 또치님때문에 감동을 국자로 마구 퍼먹어서... 배가 터질 것만 같아요! 단연컨대 또치님은 가장 완벽한 타조입니다! 저도 아직 저 책 못 받았는데, 둘다 만삭의 몸인 편집자와 라마즈호흡하며 만든 책이라ㅎㅎ 더 애틋한 책이랍니다. 또치님 페이퍼로 먼저 보게 되다니 정말 기쁘고 부끄럽고 꼭 좋은 책을 언젠가는 쓸게요(횡설수설)

또치 2014-01-06 15:27   좋아요 0 | URL
앗 작가님이닷!! 이런 영광이!!!
흐, 너무너무 반갑구요, 계속 책속에서 만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꿀꿀페파 2014-01-06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한주 되세요!

또치 2014-01-06 15:26   좋아요 0 | URL
네, 이번달도 애써주셔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