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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후드티 소년 북멘토 가치동화 6
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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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기 신간평가단 도서로 받은 책. 

음... 솔직한 감상평을 미리 쓰자면

이야기의 얼개가 너무 빤히 보이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 직접적이라

나같이 근 20년간 동화 읽고 편집한 입장에서는 무척 지루하고 읽기 힘들었다.

이제는 뭔가를 '가르치려고' 쓴 이야기는 읽어내기가 아주 고역이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착하디 착했던 흑인 소년, 그리고 그 못지않게 힘들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며 흑인 소년에 의지했던 한국 출신 입양아 소년, 거친 부모를 두었고 그에 맞는 가르침을 받고 자라 약한 자를 괴롭히는 백인 소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의 백인 소녀... 그리고 불의에 맞서지 못했던 나약한 어른들까지... 

이들이 흑인 소년의 죽음 앞에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되는 모습은 분명히 감동적인데, 뭔가 예정된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이 이야기 앞에서 나는 계속 삐딱한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인간이 이렇게 기계처럼 일관되거나 단순하지는 않잖아? 세상은 점점 나아질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희망이 많은 곳도 아니잖아? 

특히, 희생 당한 소년 마틴의 희생을 좀더 거룩하게 하려는 의도였는지, 처음부터 그에게서 거룩한 (!) 메시지들이 직접적인 대사로 드러나는 대목들이 나는 참 거북했다. 


"지금처럼 해가 질 무렵이면 흰 구름과 먹구름과 붉은 구름이 뒤엉켜 멋진 노을을 만들지. 어때, 아름답지 않니?"

"난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모두가 어울려 사이좋게 지내야 해. 멋진 노을처럼 말이야." (17쪽)

"눈에는 눈이 아니라 눈에는 가슴! 이에는 이가 아니라 이에도 가슴! 그게 맞아." (19쪽)


아,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이런 아름다운 문장에서 하나도 감동을 받지 못한다... 고개조차 끄덕거리지 못한다.


문장 하나하나가 '가르치려는' 의도 혹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옳아'라는 메시지로 가득한 이 작품이 나는 너무 지루했다. 물론 이 작품에 감동을 받는 사람들도 충분히 많을 수 있겠으나, 제 머리로 깨닫고 가슴으로 다가온 것이 아닌 성찰과 깨달음이 그리 오래갈 수 있을지... 

인권 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꼭 읽어야 한다면 차라리 <자유의 길>(줄리어스 레스터 글, 로드 브라운 그림, 낮은산)이라는 그림책을 권한다.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무런 '강요' 없이 그저 담담한 문장으로 성찰할 수 있게 해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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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5-2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의 길이라는 책을 꼭 읽어보고 싶어요 ^^

SMILE AMY 2015-03-18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또치 님께서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저는 아직 6학년이다 보니
그 책에 나오는 모든 문장들이 가슴에 와 닿아요. (음..그러니까 깨달음을 얻었어요)
특히 아줌마랑 할머니랑 에일리가 한 말이 너무 감동적이에요. ㅠㅠ
이 못된 조지 짐머맨을 감옥에 넣어야지 깨닫지 안그러면 안 깨달어..에휴...
아 불쌍한 트레이본 마틴. 흑인이 뭔 죄라고 죽이는지들...미국이라고 별 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