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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기차 여행 - 입체 지도로 보는 우리나라 ㅣ 지식곰곰 1
조지욱 지음, 한태희 그림, 김성은 / 책읽는곰 / 2013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와아!' 소리가 절로 났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을까... 이런 책은 기획도, 구성도, 그림 그리기도, 디자인도... 모두가 쉽지 않다. 지도책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그래서 아무도 섣불리 나서지 않고, 쉽게쉽게 다른 나라 책 번역해서 내는 분야가 바로 지도책, 지리책들이다. 이렇게 나와준 것만으로도 일단 너무너무 반갑고 고맙다.
예전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방방곡곡 여행도 많이 다니는 세상이지만, 아이들은 의외로 지리와 지형에 둔감하다. 자기 힘으로 계획을 세우고 버스나 기차표를 사는 여행이 아니라, 자동차에 태워져 어디론가 슝~ 갔다오는 여행이다 보니 머릿속에 남는 게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
기차로 갈 수 있는 우리나라 곳곳을 잘 소개하고, 전국의 지형과 특산물을 세심하게 챙겨 일러주는 이런 책이 있다면, 자기 손으로 표를 사지는 않더라도 어딘가 먼 곳을 갈 때 꼭 한 번쯤 보여주면서, 내가 사는 곳과 남들이 사는 곳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땅 기차 여행> 책을 감탄 속에 넘겨 보기는 했지만, 무언가 한마디 아쉬움을 표하고픈 대목이 있기는 있다. 우리나라 지식정보책에서 내가 항상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인데(내가 유난히 까칠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는 하다), '딱딱함' 혹은 '냉정한 지식정보'에 대한 공포증이다.
출판사의 보도자료에도 "기호를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한 일반 평면 지도와 달리 실제 우리 땅의 모습이 즉각적으로 다가온다" "정보만 빼곡히 담긴 일반적 지도책과 달리 주인공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는데, '정보'로서 배워야 할 지식정보와 함께 '서정성'과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나에게는 영 어정쩡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게다가 책장을 넘기면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도, 정말로 '다른' 곳으로 간다는 느낌이 없는 것이다. 왜 이렇게 전국방방곡곡이 비슷비슷한 풍경인 걸까...
일본에서 펴내는 '기차'를 테마로 한 그림책들을 보면, 그림은 정확하고 세밀하지만 그렇다고 딱딱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지역 곳곳의 풍경도, 이 책처럼 뭔가 일률적으로 보이지 않고 마을마다 고유한 풍경과 색이 존재한다. 아, 이건 화가나 기획자의 탓이 아니라 도무지 '개성'이라고는 없는 한국의 지역성 탓일 수도... ㅜㅜ
정말 심혈을 기울인 좋은 책을 만났는데, 다른 리뷰어들이 워낙 도움 되는 얘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나는 '앞으로' 더 좋은 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어떤 고민이 더 필요하겠구나... 하는 대목까지 한번 넘겨짚어 보았다. 언젠가는 빼곡한 정보들만으로도 충분히 다이나믹하고 아름다운 지식정보 그림책이 나오면 좋겠다. 이 책은 분명히 더 좋은 책의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