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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마미 수납 개조 - 수납으로 삶을 바꾼 여자들의 리얼 개조 스토리
까사마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약간 부끄러운데, 나는 정말로 살림살이가 많다. 혼자 살 때도 이삿짐이 6톤 분량이었으니까... (결혼해 둘이 된 다음에 1톤쯤 더 늘었다 -_- 짝꿍이 갖고 온 살림은 1톤이 안 되었음.) 

한때는 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한때는 옷과 가방이었으며, 책과 가방들을 확 정리해버린 다음부터는 그 공간을 부엌 살림살이가 채우고 있다. 각종 주방가전과 그릇들이 ... 내가 생각해도 정말 많다. 이삿짐 센터 직원분들이 "아니, 이 집은 두 사람 사는데 뭐가 이렇게 많죠?" 하면서 두고두고 인상적으로 기억하실 정도로... -_-  (특히 주방을 담당하시는 아주머니께는 짐 정리 후 항상 팁을 더 챙겨드려야 한다. 다른 집의 1.5배 내지 2배 일은 족히 하셨을 테니까...) 

살림살이가 많으니까, 뭘 어디에 뒀는지 당연히 잘 기억을 못한다. 물론, 명석한 두뇌를 자랑하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으나... 지금은 뭐... 내가 안경을 어따 뒀지? 하고 하루에 몇번씩 찾는 게 일이다. 흑, 쓰다 보니 굉장히 슬프네.


그러나 어쨌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대대적인 정리정돈을 하곤 한다. 안 그러면 옷도 찾아 입을 수 없고 계절가전이라든가 각종 살림살이들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리니까. 

나는 '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포기를 했다. 나는 못 버리는 사람이다. 이 책에도 나온다. 물건들이 다 자신의 역사 같아서 못 버린다는 분. 나도 그런 편이다. 항상 '이걸 나중에 어디어디에 쓰면 될 것 같아!' 하는 궁리를 하곤 해서, 쇼핑백, 종이상자나 에어캡(뽁뽁이), 질 좋은 포장용 종이나 리본, 일회용 포장용기 등등을 잘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선물 주는 걸 좋아해서, 실제로 이것들은 조만간 자기 쓰임새를 찾게 된다.)

이렇다 보니 얼마 간격으로 정리를 해주지 않으면 서랍이고 옷장이고 다 엉망이 되어 버린다. 수납을 잘하는 것은 삶의 즐거움과 효율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정리정돈에 활용해야 하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브랜드까지 갖고 있는 '까사마미'가 새 책을 냈다. 신간 <까사마미 수납 개조>에는 온갖 사연을 지닌 많은 여성들의 수납 개조 이야기가 파란만장(?)하게 전개된다. 이번 책의 구성은 서랍에 각을 맞춰 딱딱 개어놓은 옷처럼 단정하지는 않고, 잡지식 혹은 수다나 에세이 식으로 여러 사람의 다양한 케이스가 Before & After 사진 및 스토리텔링으로 소개되고 있다. 수납에 대해 일목요연한 정리가 필요하다면 이 책보다는 <까사마미식 수납법>을 보는 게 좋겠고, '나 같은 사람은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한 경우라면 이번 신간을 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모두들 구구절절 정리 못하는 사연이 있지만,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의 잡지식 구성이 왠지 좀 정신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폭탄 맞은 것 같았던) 남의 집이 구석구석 변해가는 것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나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시작은 버리는 것이다. 그건 집착을 버린다는 것과 마찬가지 얘기다. 자신을 부자유스럽게 하는 것이 물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리고 실제로 다 갖다 버리고 없어져도 내 삶에 고통은 없으며 오히려 탁 트인 공간과 시야, 살림의 효율성이 확보됨으로써 훨씬 자유롭고 편안해지는 순간을 맛보는 것은 그야말로 '치유'에 다름아닐 것이다. 

아아, 나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그릇과 부엌 살림들은 좀더 많이 쓰고 나서 버리고 치울래요 ㅠㅠ 

다만, 스스로 정리가 안되는 지점에 이르게까지는 절대 안하겠습니다! 그건 정말이지 '나'를 포기하고 되는 대로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걸 잘 알게 됐으니까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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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5-24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