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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책을 받아들고, 어? 동시집인가? 생각했다.

 시를 쓰듯 짧게 쓴 글로 이어간 장편동화인데, 

 아직은 세상의 비극을 알기 힘든 어린 나이에 전쟁을 겪고, 다른 나라로 떠다니듯 가게 되고,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새 삶을 개척해야 하는 한 가족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극도로 감정을 절제한 듯 무심한 운문 형식의 글로 전달되고 있다.


 항상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는 한반도에서 살고 있다 보니 이런 전쟁 이야기가 먼 얘기가 아닌 것 같고, 또 우리에게도 한국전쟁이 문학 속에서 거대한 상처로 계속 재현되고 있어서 이래저래 읽는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 한 가지 생각해본다.

우리에게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눈앞에서 온몸으로 겪어낸 <몽실 언니>가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운좋게(이런 말이 좀 미안하기는 하지만) 전쟁의 불길이 떨어지기 전에 다른 나라(이를 테면 미국이랄지)로 피해갔던 입장의 사람이 그 나라에서의 적응기를 이런 문학으로 형상화했다면, 내가 감동을 받았을까...?

물론 1950년대의 한국과 1960년대의 베트남은 달라도 한참 다르기는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을 '전쟁문학'으로 보기보다는

미국에 뜻하지 않게 유입된 이방인의 적응기로 읽게 되었다.

미국 입장에서도 이 작품에 뉴베리상을 안긴 이유가, 

다른 문화가 어떻게 미국에 유입되어 적응, 동화되는가를 잘 다루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고.

전쟁이 얼마나 어이없고 무서운 것인지, 소중한 것들을 한꺼번에 잃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를 문학으로 이렇듯 담담하게, 천진난만한 시선으로, 굳세고 강한 여자 아이를 캐릭터로 내세워 이야기하는 것이 높이 살 만은 하지만

직접 겪지는 않았어도, 우리가 한국전쟁으로, 그리고 4. 3 같은 비극적 사건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몇 세대를 걸쳐 비극적으로 살고 있는지를 아는 입장에서는 이 작품이 그닥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하다. 

아이들은 강하다. 전쟁 속에서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자란다. 우리는 그것을 최선을 다해 지켜주어야 한다.


_ 한반도에 어서 빨리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며...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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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4-22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