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폴(Lucid Fall) 정규 4집 - 레미제라블
루시드 폴 (Lucid Fall)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루시드 폴 노래를 싫어하는(별로,라거나 안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는데, 이 앨범에 대한 진지한 혹평 두어 개를 어젯밤에 읽고서 약간 놀란 상태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고등어>를 처음 들으며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하는 대목에서 그만 눈물을 뚝뚝 흘렸던 나로서는 그런 평가가 처음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르니 '이 사람 노래에서 짙은 '먹물' 냄새를 맡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람은 다 다르니까, 뭐.

4집의 제목이 <레 미제라블>이라고 했을 때부터 약간 불길한(나 울겠구나) 예감을 하긴 했는데, 첫 곡 <평범한 사람>에서부터 나는 '용산'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갈 곳이 없었네 / 그래서 오르고 또 올랐네 (...) 나는 너무나 평범한 / 평범하게 죽어간 사람"   ......

'광주'를 떠올리게 하는 가사의 <레 미제라블> part 1, 2 도, "엄마는 나를 떠나고, 허기지는 점심시간 지나 / 밥짓는 냄새 가득한 이 동네 / 하지만 나에겐 집이 없"다고 노래하는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나도 듣고 싶어하는 외톨이 소년의 목소리도, <벼꽃>도 <고등어>도, 2009년을 지나온 불행하고 불쌍한 우리와 이웃의 초상 같아 나는 그저 대책없이 슬프다.   

이 앨범에서는 쌀 냄새, 밥 냄새, 고등어 굽는 냄새가 난다. 몸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앉아 먹는 밥상의 냄새가 난다. 밥상 주변에는 루시드 폴이 키우는 개 '문수'도 장난스럽고도 선한 눈망울로 주인을 바라본다. 착한 사람들이 오손도손 밥 먹어가며 평화롭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참으로 평범한 바람이 생겨난다. 누구든 이 선한 노래들에서 위안을 받기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더 건네줄 수 있기를...  

나는 이 음반이 그저, 2009년을 힘겹게 지나온, 어느 선한 이웃사람의 노래로 들릴 뿐이다. 벌써 5장째 사서 고마운 사람들에게 연말 선물로 여기저기 돌리고 있다. 이번에도 나에게 평화를 주어서 고마워요, 루시드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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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12-1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이음반 드디어 주문했어요. 또치님께 땡스투....
아아... 저 리뷰의 가사만 읽다가도 울컥했어요. ㅜㅜ

2009-12-15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시드 폴(Lucid Fall) 정규 4집 - 레미제라블
루시드 폴 (Lucid Fall)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아... 노래 듣고 있다 보면 성불할 거 같아요 >.< 어쩜 이렇게 깊고 그윽하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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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12-14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 또치님 또치님 또치님.....ㅜㅜ
저 이거 내일 살건데...내일 살건데....

(브리핑으로 평만 보고도 폴님 이야기구나 알았어요...아아아아...)

또치 2009-12-14 11:28   좋아요 0 | URL
사실은 어떤 곡들에선 듣다가 울었어요.
상세한 감상기는 좀 있다 차분히 쓰려구요.
웬디양님의 연말에도 이 노래들이 위로와 평화가 되기를!

치니 2009-12-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살까 말까 하던 참인데, 또치님이 이러시니 결국. 아흑.

또치 2009-12-14 13:48   좋아요 0 | URL
치니님, 안녕하세욥!
이런 건...
사줘야 합니다 : )
 

 

작년까지만 해도 이게 뭔가... 개념을 못 잡고 어리둥절해서 미선이, 윤상, 토이 등등을 다 놓치고 말았던 GMF를 올해는 다녀왔습니다. 올림픽공원 곳곳에서 돗자리 펴놓고 맥주에 치킨 먹어가며, 샌드위치와 떡볶이 먹어가며 느긋하게 음악을 잘 즐기고 왔어요.  

무대 바로 앞의 스탠딩 존과 잔디밭의 피크닉 존, 이렇게 두 개의 관람구역을 나누어놓아서 마구 흥이 나면 스탠딩 존에서 쿵쿵 뛰면 되고, 아니면 들려오는 음악에 몸을 맡기며 느긋하게 소풍을 즐기면 되는, 편안하고 좋은 음악축제였습니다.  

라인업이 발표되기 전에 I Love GMF 사전예매를 실시했는데, 그때 2일권을 7만원에 예매했어요. 결과적으로 잘한 거 같습니다. 내년에도 이렇게 걍 예매할라고 합니다. (1회 때 이승환, 2회 때 윤상과 토이, 올 3회엔 이적... 이 나왔으니까 내년에 김동률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이 양반 콘서트는 30분 만에 매진되곤 해서 엄두를 못 냈거든요.)  

토요일날 11시반쯤에 집을 나섰는데, 올림픽공원에 도착하니 1시 10분쯤 되었고, 예매확인하고 2일권 팔찌 교환하고 하니까 2시가 거의 다 되었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뭐 이렇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 하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저인지라 별로 화는 나지 않았는데, 성격 급한 우리나라 관객들은 십중팔구가 하루 종일 투덜대더군요.  

저는 진행에서 좀 화가 났던 건, 쓰레기 만들지 말자고 그렇게 얘기했으면서 웬 먹을 것 파는 가게를 그렇게 많이 입점시켰나 하는 거였어요. 홍대 앞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기린아, 바삭 같은 집들도 나와서 음식을 팔고 있었는데, 값도 비싸게 받을뿐더러 정성도 안 들어가 대실망이었습니다.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싸가지고 가서 별 돈은 안 썼지만, 이런 실상을 파악하고 나자 일요일 날은 절대 군것질을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떡볶이 + 샌드위치 3종을 짊어지고 갔습니다.  

토요일날 저의 동선은 Alice in Neverland, Pudditorium, 오지은, 세렝게티, 전제덕, Sweet Sorrow, The Cribs, 흐른, 불독맨션(한 10분 들었나...?), My Aunt Mary ;; 헉헉...  

나를 실망시킨 밴드나 연주는 단 하나도 없었으며, 세렝게티의 파워, The Cribs의 미친 듯한 에너지(세상에, 쉬지도 않고 70분을 그냥 내처 달리다니...), 명불허전 My Aunt Mary 였습니다 !! (중간에 루시드 폴이 깜짝 손님으로 나와서 한 곡 부르고 갔어요. 아, 루시드 폴 노래 이제 참 잘하는 거 같아요... 감동했습니다.)  

일요일은 길이 안 막혀서 1시 출발 2시 도착.  

킹스턴 루디스카부터 시작했습니다. 토요일날은 세 군데의 무대를 바람처럼 질주하며 다녔지만, 이날은 메인 무대인 Mint Breeze 에 집중하기로 해서 돗자리 펴놓고 그냥 눌러 앉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열정(?)을 주체하지 못해, 혼자 낮잠 자고 있는 친구를 떼어놓고 막 다른 무대도 갔다왔어요.  

이날의 동선은  

킹스턴 루디스카, 짙은, 굴소년단(나만 혼자 다른 스테이지로 이동), 장기하와 얼굴들, 노 리플라이, 막시밀리언 해커, 메이트(나만 혼자 이동), 휘성, 보드카 레인, 이적, 페퍼톤스.  

이날 깜짝 놀란 것은 메이트 !! 보컬도 연주도 정말 수준급. 엔터테이닝 능력과 센스도 최고. 마이클 잭슨 커버곡을 비롯해서 김태우의 최신곡 <사랑 비>까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커버했는데, 이게 어찌나 멋진지 사람들이 웅성웅성... 곳곳에서 팬이 되었다는 탄성이 들렸습니다.  

장기하는 여전히 무심한 듯 재미있고, <별일없이 산다> 부를 때는 혼자 추임새(?)로 "아, 씨발" 한번 내뱉어주시고 ^^;;  

한창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노 리플라이 들으러 Loving Forest Garden 쪽으로 이동하다가, '짙은' 성용욱 윤형로 두 사람을 만나 싸인도 받았습니다. 윤형로씨는 이제 막 제대한 뒤라 머리도 짧고 매우 수줍어하고 그러더만요.  

노 리플라이, 언니네 이발관, 이장혁... 으로 이어지는 Loving Forest Garden 무대는 10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데, 아침부터 이미 꽉 차 있어서 대기 줄이 엄청났습니다. 밖에서 소리만 듣다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지요... (내년에는 뭔가 조치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날의 헤드라이너인 이적은 개인적으로 별 관심 없었는데, 무대 구성력이나 관객과의 호흡, 이 사람들이 뭘 원하겠구나 하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영리한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UFO > 를 부를 때부터 피크닉 존에 있던 사람들까지 그냥 다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끝날 때까지 다 방방 뛰더군요. 저도 패닉 시절의 노래를 부를 때는 같이 간 친구랑 같이 막춤을 추며 신나게 굴렀습니다. 무슨 노래할 때였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미미시스터즈도 갑자기 무대에 난입(?)해서 춤을 추더군요. 근데, 화면을 보니까 이 과묵한 언니들이 이적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어요. 역시 이적의 힘인가...!!  

이적 공연 끝나자마자 바로 페퍼톤스 공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분들이 왜 헤드라이너인가 약간 갸우뚱했는데... 와, 팬들이 떼창하는 거 보고 좀 놀랐습니다. 항상 B급 가수(죄송...)가 객원보컬을 하는 특성상 라이브 공연의 노래는 안습이었지만, 이장원의 유머 센스와 기타 연주에 감동하고, 무엇보다 신나게 즐기는 사람들 덕분에 나도 더 좋아졌습니다. 떼창 덕에 모든 걸 다 잊었어요.  

이 페스티벌의 특이한 점 가운데 하나는, 흡연구역이 참 우아하고 예뻤다는 것.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항상 구석에 가장 안 좋은 자리에 쭈그러져 있게 마련인데, 여기서는 야외 까페같이 간지 나는 곳이 흡연구역이더라니까요. 전기난로도 피워주고 있어서 나는 불을 쬐러 갔었는데, 거기 있다 보니까 celebrity 들이 막 왔다갔다하는 겁니다 ;; 이지형, My Aunt Mary의 한진영(으로 추정되는 인물), 치즈 스테레오(공연은 안하지만 구경 나온 듯) 등을 만났고, 일요일날은...!! 와인을 사러 온 미미시스터즈까지 알현.  

정말 오랜만에 잘 놀았는데, 아마도 토요일 밤에 지갑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5년에 한번씩은 이런 일이 생기는데, 돈 좀 두둑하게 넣어놓고 재미나게 놀고 나면 이런 일이 생긴단 말이죠. 에이 뭐, 잃어버릴 때도 됐지. 잊자. 그래서 오늘 아침엔 반차 내고 경찰서와 은행과 도서관 등을 순회하며 면허증과 각종 통장, 카드 재발급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이제 전 냉정을 되찾았어요.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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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0-27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간 보내셨어요. 메이트 노래 정말 잘하죠? 내년에 이승환 다시 나오면 저도 또 갈 거예요.ㅎㅎㅎ
아, 그런데 지갑은 안습이네요. 그래도 냉정을 되찾으셨다니 역시 멋지십니다. 저도 불끈!

또치 2009-10-27 12:56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 반갑습니다!! 진짜로 우리 내년에 만날 수 있음 좋겠어요 >.<
지갑은... GMF 게시판에 보니까 분실물로 접수되었다고 신고 들어왔네요.
휴, 찾을 수 있겠어요. 넘 다행이에요.

치니 2009-10-27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서울전자음악단은 왜 안 보셨어요 ~ 히잉.
전 못가고 아들내미는 25일에 옆에 미스터빅 공연 보고나서 표 안사고 몰래 들어가 마침 공연 중이던 이적만 보고 나왔다 하대요. ㅋ 이적 완전 잘한다고 칭찬하던데, 말씀대로 영리한 뮤지션이라 청소년 마음까지 홀라당 접수했어요. :)

또치 2009-10-27 12:59   좋아요 0 | URL
서울전자음악단은 올해 공연을 두번 본 적 있어서 이번에는 눈물을 머금고...ㅠㅠ
아드님은 역시 멋지군요. 이거, 밤엔 몰래 들어가려고 맘만 먹으면 입장할 수 있겠는걸? 했는데 역시... 흐흐.

무해한모리군 2009-10-2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너무 좋은 시간이었겠어요.
매년 하는 건가봐요!
내년을 기약해 봐야겠다 ㅎ

또치 2009-10-28 18:37   좋아요 0 | URL
그래요! 간식거리 노나먹어요~~ ^^
(왜 휘모리님 하면 먹을 게 생각나는 걸까효?? 흐~)
 
생각의여름 - 생각의여름
생각의여름 노래 / 미러볼뮤직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올 2월초에 붕가붕가레코드 레이블 공연에서 '생각의 여름'을 처음 보고 들었다.
아무런 인사도 없이, 노래 제목을 소개하는 멘트도 없이, "앵콜!"을 외칠 틈도 주지 않고 그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 조용히 무대에 올랐다가 쌩~ 하니 내려갔다.
초등학교 때 반에서 1등 한다는 이유로 반장 좀 했을 것 같은, 마치 학력고사 전국 차석쯤 했을 것 같은, 신림동 고시촌에서 왠지 한번쯤은 마주쳤을 것만 같은 그런 얼굴... 길거리에서 그냥 봤다면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만 같은 그는
막상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시작하자 공연장을 아주 숙연...하게 만들어 놓았다.
할말만 하는 짧고 냉정한 가사, 또박또박 맑은 목소리, 딱 거기에 맞는 기타 연주. 아, 이런 게 '청년의 음악'이고 '포크'로군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공연 사진. 가운데가 생각의 여름. 왼쪽은 '브로콜리 너마저'의 덕원, 오른쪽은 '청년실업'의 이기타. 덕원은 이 앨범의 프로듀서 역할도 했다고 한다.

이날 나도 감동받은 마음에 무대를 내려오는 그의 면전에 "앨범 내세요!!" 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던 사람 중 하나로서, 음반이 나오자 기쁜 마음으로 얼른 샀다.

총 11곡이 들어 있는데, 러닝타임은 30분 남짓. 노래 한곡이 2분 정도씩밖에 안 된다. 발단-전개-절정-마무리... 의 공식을 충분히 따르는 대중가요의 일반적 법칙과는 맞지 않는, 여전히 할말만 딱 하느라 가사는 2절조차도 쓰지 않고 반주도 기타 하나만 쓰는 노래들이다. 너무 담백해서 심심하기조차 한... (정말 제작비 적게 들었을 거 같다 ㅋㅋ )
그런데 이거, 마음 스산한 2009년의 가을에 참 잘 어울린다. 대단한 감동은 없지만, 마치 내 친구나 후배가 고심 끝에 만들어 들려주는 듯한 공감이 있는 노래들. 9번 트랙 <말>이 참 좋다. 조용히 따라부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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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부터 10월 1일까지, 로테르담에 머물면서 네덜란드의 남서부를 싸돌아다니다가 왔습니다. 

암스테르담에는 딱 하루 갔어요. 나무와 숲을 실컷 보고 오자, 이번에는 '도시'를 보고 싶지 않다, 이런 마음이 컸던 탓인가봐요. 그 예쁜 암스테르담의 집들이 이번에 막 지겹더라구요... 

도자기로 유명한 작고 예쁜 도시 델프트, 네덜란드 의회가 있고 각종 국제기구가 많은 탓인지 길거리에 유난히 바쁘고 똑똑해 보이는 훈남이 많던 도시 덴 하그(헤이그), 오래된 대학이 있는 도시 우트레흐트, 그리고 가는 길이 쉽지 않았지만 충분히 보람있었던 호흐 펠뤼베(Hoge Veluwe)의 국립공원과 그 안에 자리잡은 우아하고 한적한 크뢸러-뮐러 뮤지엄(Kroller-Muller Museum), 돌고래와 왈러스, 바다표범 등등의 친구들을 실컷 보고 온 하더빅(Haderwijk)의 Dolfinarium ...    

정말로 들판과 소와 말과 양과 나무와 숲을 실컷 보았고, 기차도 골고루 참 많이도 타보았고, 산이 없으니 사방에서 미친듯이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도 잘 탔고, 맛있는 치즈도 많이 먹었습니다. (근데 대도시를 다니지 않다 보니, 맛있는 음식 파는 식당은 정말 없었어요. 아니, 식당 자체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아침은 집에서, 점심은 샌드위치 도시락으로, 저녁은 다시 또 집에서 해먹었답니다...)   

또한 이번 여행의 성과 중 하나는, 네덜란드 말을 째끔 읽을 줄 알게 되었다는 것! 네덜란드 단어들을 몇 개 익혔다는 것! (작은 도시들만 다니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서바이벌 네덜란드어를 익혀야 했어요. 그래도 돌아보니 참 좋네요 ^^) 



호흐 펠뤼베 국립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또치씨. 가도 가도 사람이 보이질 않아 좀 무섭기도 했어요. 

 
크뢸러-뮐러 뮤지엄의 반 고흐 컬렉션을 독차지하고 앉아 있는 또치씨. 여기 정말 컬렉션도 좋고 사람도 없이 한적해서 좋았어요. 그래서 기차 타고, 버스도 두 번이나 갈아타며 먼길을 두 번이나 찾아갔답니다.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도 갔구요. 이번이 벌써 세번째. 아아, 그래도 항상 눈물이 고이게 하는...


헤이그에서는 마우리쯔휘스(Mauritshuis) 뮤지엄에서 진주 귀고리 소녀도 만났어요. 근데 진주귀고리 소녀도 예쁘긴 했지만, 루벤스가 그린 <양초를 든 노인과 소년> 그림에선 정말 광채가 우러나서 깜짝 놀랐어요.

 

헤이그에선 에셔 선생님의 신비한 세계도 실컷 만났답니다.  

히, 그리고 



서쪽 해안가에 하더빅이라는 소도시가 있는데, 거기 Dolfinarium 이라는 데가 있어요. 여기서 본 갖가지 동물 쇼가 정말 좋았습니다. 동물을 학대(!)하고 훈련시키는 쇼가 아니라, 얘들이 인간이랑 얼마나 친하게 지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쇼라서 보는 마음이 참 편했어요. 여기선 하루 종일 놀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사진에 구멍 뚫어놓은 데다가 얼굴 대고 찍는 거 되게 좋아해요. (저희 집에 오시면 제가 장금이도 되어 있고, 말괄량이 삐삐도 되어 있는 사진들이 있어요.) 헤헤, 이것두 참 잘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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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10-0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또치님. 나 1등. ㅋㅋㅋ
너무 부러워요. 부러워요. 부럽잖아요. 흙. 사진도 예쁘고, 그 속의 또치님도 예쁘고.

아. 그런데 저 자전거, 좀 독특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 꼭 장금또치 보고싶어요 ㅎㅎㅎ

또치 2009-10-04 20:55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반갑~

국립공원 안에 자전거들이 주차장(?)에 쭉 놓여 있었어요. 아무 데서나 하나 집어 타고 아무 데나 도로 갖다 놓으면 되더라구요. 아이들도 많이 오다 보니 저렇게 뒤쪽에 유아용 안장이 장착되어 있는 게 많았어요.

장금또치 ^^ 흐흐 그건 제가 생각해도 정말 명작 사진이랍니다 ~

2009-10-04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또치 2009-10-05 08:43   좋아요 0 | URL
앗, 나 초식동물 아니에요 ^^
풀을 좋아하긴 하지만, 고기도 잘 먹는답니당~

다락방 2009-10-04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또치님. 읽다가 네덜란드 말을 째끔 읽을 줄 알게 되었다는 것! 네덜란드 단어들을 몇 개 익혔다는 것, 에 마음이 확- 끌려요. 오와 멋져요 근사해요! 네덜란드 말을 째끔 읽을 줄 안다니, 아 디게 멋지잖아요! >.<

돌고래랑 또치님 사진이 정말 예뻐요. 그런데 가장 근사한건 자전거 타고 가는 여인의 뒷모습 사진이어요. 아, 멋지다!!

또치 2009-10-04 20:5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아아, 반가워요!! 칭찬 고맙습니다~~~
네덜란드 말 잊어먹기 전에 좀더 배워볼라구 해요. 비록 천만 명밖에 안 쓰는 언어지만, 말이란 건 정말 배우면 배울수록 좋은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마지막 사진 너무 귀여우세요 ㅎ
아 저도 막 저 사진 속의 숲을 거닐고 싶어요.
무사히 다녀오셔서 다행이긴 한데, 금새 다시 돌아가시고 싶으시겠어요 ㅎ

또치 2009-10-05 08:39   좋아요 0 | URL
귀..귀엽 ;; 휘모리님 고마워요 (와락!)

안 그래도 내년에 튤립 필 때 또 가고 싶다... 막 공상의 나래를 펴는 중이에요 ㅠㅠ

마노아 2009-10-05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멋져요! 잘 다녀오셨군요! 가기 전에 빌었던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아무튼 또치님이 멋진 여행을 마치고 오셨으니 좋아요~ ^^

또치 2009-10-05 08:40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 반겨주셔서 고마워요.

그러게요... 어쩌면 이렇게 세상에 아~~~무 일도 없는 거죠?!
뭐, 계속 소원을 말하다 보면 이루어지는 날도 오겠죠! 불끈.

마늘빵 2009-10-05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좋구나아! ^^ 네덜란드. 부럽다요. 저 뒤에 진주 귀고리 소녀까지.

돌아오시니 추석연휴가 끝났군요. 그냥 평범한 주말이었다,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낫겠지만.

또치 2009-10-06 09:12   좋아요 0 | URL
며칠 지나니 좋았던 기억들도 다 휘발되어버린 듯해요. 어쩜 일을 하기 시작하면 모든 게 다 이렇게 빨리 잊혀질까나 ;; 억울해 ㅠㅠ

치니 2009-10-05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오오오, 염장질 싱크로율 200%!
^-^ 잘 다녀오셨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까지 올려주시는 친절한 또치씨.

그나저나 네덜란드 벌써 세번째 가신 분에게, 고흐 박물관 막 추천하고 제가 좀 웃겼군요. 헤.

또치 2009-10-06 09:12   좋아요 0 | URL
헤~ 치니님이 말 안했어도 또 갔을 거예요. 네덜란드 가는데 어찌 고흐를 안 보고 오겠어요!

2009-10-07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또치 2009-10-07 15:05   좋아요 0 | URL
오옹? 울 회사에 아는 분이라도 있으셈?

2009-10-08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