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공중부양 - 이외수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실전적 문장비법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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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가 말하는 낱말 찾기, 속성 찾기, 본성 찾기 같은 준비 작업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이것이 꼭 픽션을 쓰는 작가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겠지.

 

반납 전에 몇 마디 옮겨 적는다.

 

나쁜 놈은 좋은 글을 쓰지 못한다.

어떤 놈이 나쁜 놈일까.

나는 딱 한 가지 부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바로 나뿐인 부류다. 그러니까 나뿐인 놈이 바로 나쁜 놈이다. 개인적으로는 나뿐인 놈이 음운학적인 변천과정을 거쳐 나쁜 놈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남들이야 죽든말든 자기만 잘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부류들은 무조건 나쁜 놈에 속한다. (52)

 

허영 중에서도 글쓰는 사람들이 특히 매력을 느끼는 허영이 지적(知的) 허영이다. 여기에 빠지게 되면 창작을 하더라도 보고서나 논문을 연상시키는 문장들을 구사하게 된다. 소화되지 않은 학문, 소화되지 않은 철학은 글쓴이를 위선자로 만들기도 하고 읽는 이를 청맹과니로 만들기도 한다. 허영은 국어사전 그대로 겉치레에 불과하다. 알맹이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된 문장. 끊임없이 열거되는 전문용어. 철학적인 사고나 지적인 이론으로 점철된 문장. 지나치게 남발되는 외국어. 이런 허영들을 도구로 사용해서 자신이 돋보이기를 바라지 말라. 허영은 자신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가식이나 욕심과 마찬가지로 문장의 생명력과 설득력을 말살시킨다. (111)

 

그대가 고작 밥을 먹기 위해서 글을 선택했다면 단언컨대 그대는 밥조차 먹기 힘든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대의 의식을 밥에 대한 집착으로 가득 채우지 말고 그대의 의식을 글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채우라. (145)

 

스케치의 단계는 바둑에서 포석의 단계와 같다. 포석의 단계를 무시해 버리고 다짜고짜 전투를 감행하면 대부분 하수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스케치는 친한 친구에게 말하듯이 구어체로 거침없이 써내려 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가급적이면 정치법에 의거한 단문을 사용하자. 이 단계에서 간혹 헛소리를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나중에 고치면 된다고 생각하고 결말에 이를 때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써내려 가도록 하라. (162)

 

다양한 수사를 구사하는 것보다 정확한 수사를 구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설픈 수사를 구사한 문장은 차라리 죄악에 가깝다. 어설픈 수사법을 구사하느니 담백하고 정직한 문장을 구사하다. 그대가 문장을 꾸미고 싶을 때 수사가 그대를 도와줄 것이다. 그러나 어설픈 겉멋이 그대를 수렁에 빠뜨릴 우려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라. (176)

 

직유법이 음료수와 흡사하다면 은유법은 발효차와 흡사하다. 직유법은 문장을 경쾌하고 신선하게 만들어주고 은유법은 문장을 심오하고 운치 있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적절하게 활용할 경우에만 그러하다.

직유법과 은유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싶다면 먼저 속성찾기와 본성찾기에 주력하라. 직유법은 속성에 근거를 두고 있고 은유법은 본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 (178-179)

 

활유법: 무생물을 생물처럼 표현하는 기법이다.

- 날이 저물자 산그림자가 마을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의인법: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처럼 표현하는 기법이다.

- 전봇대가 밤새도록 치통을 앓고 있었다.

- 봄바람에 머리카락을 풀어 헤치고 둑길을 허청허청 걸어가는 수양버들. (180-181)

묘사적 문체는 감각의 정밀성을 요구한다. 평소 사물을 건성으로 보아 넘기는 습관을 버려야만 묘사적 문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다.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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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the Edge of the World (Paperback) - At the Edge of the World
Avi / Disney Pr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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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핀을 읽고 나서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내처 읽었다.

단어를 거의 찾지 않고 읽었는데 다행히 읽히긴 하더라.

 

줄거리가 워낙 롤러코스터이고 전편보다 더욱 비극적 플롯으로 가득 차 있다.

이교도와 기독교인의 갈등이나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 전쟁이 배경으로 설정되었다.

크리스핀은 베어와 함께 풀려나지만 또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 과정에서 화살에 맞은 베어를 구해준 사람은 숲속에 사는 이교도 오드와 그녀가 데리고 사는 소녀 트로스였다.

오드는 인근 마을에서 아이를 낳는 여자들의 산파노릇을 해왔는데, 어느 날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

그건 정말 중세 영국인들의 편견과 맹목이 낳은 비극이었다.

 

그리고 크리스핀과 베어는 새로운 일행이 된 트로스와 함께 무역선을 얻어 타고 영국을 떠나게 된다.

폭풍우를 뚫고 도착한 프랑스 땅에서도 또 다른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암울하고도 슬픈 사건이 연달아 터지는 줄거리로 아마 트릴로지 가운데 가장 감정의 소모가 심할 것 같다.

 

인용하고 싶은 구절이 몇 군데 있는데, 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나는 장면 묘사가 특히 인상 깊었다.

 

그러나 이 더위에 애써 옮기고 싶지는 않다.

 

지금은 3편을 읽고 있다. (2013.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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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처럼 써라 - 헤밍웨이, 포크너, 샐린저 외 18인의 작법 분석
윌리엄 케인 지음, 김민수 옮김 / 이론과실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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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거 참 오래 걸렸다. 여러 번 연장해서 겨우 마쳤다.

재미가 없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여러 작가와 작품들을 분석한 책이라 한숨에 다 읽게 되지는 않는다.

 

픽션을 어떻게 써야하는가, 거장들의 위대한 작품들은 왜 읽히며 왜 찬사를 받는가 알려준다.

나아가 픽션작가가 되려면 이들의 작품을 모방하여 쓰라고 말한다.

거장들이 작품을 통해 보여준 문체와 이야기 전개방식, 복선, 상징, 미스터리, 서스펜스 등등을 그대로 차용해서 내 작품에 사용하라는 것이다.

 

물론 소설을 쓰기 위한 참고서로도 훌륭하지만 그 소설들이 '왜' 재미있는지, '어떻게' 쓰였는지 분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소설을 읽어도 좀더 분석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학 비평가나 비판적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겠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구입해서 두고두고 밑줄 치며 읽어야 할 것이며, 그저 독자로서 소설을 즐기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읽어보면 괜찮을 거 같다.

소설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거 관심 없고 그저 감정이입되는 상태를 즐기는 사람한테까지 권하고 싶지는 않다.

 

몇 군데 책에서 옮겨 본다.

 

멜빌을 공부한 작가도 멜빌과 똑같은 문학적 장치를 시도해볼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기억하라, 권투선수들은 결코 "오, 나는 잽은 사용하지 않을 거야. 그건 무하마드 알리의 기술이거든."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67)

 

언젠가 몸은 젊은 작가들에게 이런 충고를 했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인생의 모든 우여곡절을 겪어 봐야 한다. 우여곡절은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서 찾아라. 때로 정강이가 까질 수도 있지만, 그런 경험을 언젠가는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몸이 서른 편의 희곡을 포함하여 엄청난 분량의 작품을 쏟아낼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수많은 인생 경험과 매일매일의 규칙적인 글쓰기가 있었다.

몸은 명상에도 관심이 많았다. 여러 가지 명상법 중에서 몸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명상을 수행하는 방법을 글을 쓸 때 적용했다. 작가는 책상 앞에서만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쓴다. 생각에 잠길 때나 책을 읽을 때, 그리고 무언가를 경험하고 있을 때 작가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은 글쓰기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작가는 항상 자신이 받은 인상을 가슴 속에 저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글쓰기와 연관시키는 습관은 훈련과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146-147)

 

요컨대 작가에겐 여과 시간이 필요하다. 여과 시간이란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심사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머릿속에서 충분한 리허설을 거치고 나면 실제 작품을 쓸 때 힘들이지 않고 더 빨리 쓸 수 있다. (375)

 

흥미진진한 소설을 쓰고 싶다면 (톰) 울프의 예를 따르라. 당신의 등장인물을 아기처럼 살살 다루지 마라. 특히 주인공을 부드럽게 다뤄서는 안 된다. 작가가 주인공(대개 작가 자신의 무의식적인 정신세계를 대변하는 인물)에게 지나치게 많은 연민을 품게 되면 울프가 찰리에게 그랬던 것과 달리 당신의 주인공을 고통에 빠트리는 데 망설이게 된다. 주인공이 수치심과 모욕, 불안과 동요, 추락을 경험케 하라. 그렇게 하면 독자의 관심은 주인공에게 쏠릴 수밖에 없고,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독자 자신이 처한 상황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효과를 거두려면, 즉 주인공을 갈수록 정신적으로 비참하게 만들고 사나운 운수가 목을 조여 오게 만들려면 주인공의 무의식 속으로 침투하여 내면 깊은 곳에서 느끼는 고통을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

일단 주인공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법을 배우고, 그런 다음 주인공 옆에 바짝 붙어 다니며 그의 머릿속을 낱낱이 파헤칠 줄 알아야만 비로소 소설가나 작가로서 최고의 작품을 써낼 수 있다. 캐릭터의 본질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글쓰기의 본질이다. 이는 문학이 음악이나 영화, 연극보다 훌륭한 매체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캐릭터의 본질에 도달하는 것은 글쓰기의 본질에 도달하는 것이다. 울프는 이 명제를 가장 훌륭하게 증명하는 작가다. (395-396)

 

 

인용해 두고 싶은 글들이 매우 많지만 세세한 기교에 대한 설명들이라 너무 길고 번거롭다.

다만 책에 소개된 작가들 가운데 작품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진 이들만 나열해 보자.

 

찰스 디킨스, 허먼 멜빌, 레이 브래드버리, 플래너리 오코너, 스티븐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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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공을 던지더라도
R. A. 디키, 웨인 코피 지음, 이재석 옮김, 박서연 그림 / 팝프레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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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뚱 때문에 메이저리그를 다시 보게 되고, 신수까지 챙겨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다저스의 커쇼와 그레인키, 젠슨 같은 선수들도 응원한다.

 

한 번은 너클볼 던지는 선수 이야기를 다큐로 만든 게 있다고 해서 봤는데, 재미있었다.

거기서 나온 두 투수가 팀 웨이크필드와 R.A. 디키.

웨이크필드는 은퇴를 했고, 디키도 올해 나이가 우리 나이로 마흔이다.

 

이렇게 늙은? 선수가 어떻게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를 하고 있을까 놀랐다가 MLB.com에서 선수정보를 찾아보고는 더 놀랐다.

 

http://mlb.mlb.com/team/player.jsp?player_id=285079#gameType='R'§ionType=career&statType=2&season=2013&level='ALL'

 

2012년 사이영상???

아니, 38살 너클볼러가 사이영이라니!!!

거기다 그 해에 삼진 1위, 완투,완봉 1위에 이닝 1위???

 

 

 

 

내처 디키의 자서전 번역본을 읽어보았다.

아아,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몰려 오는 폭풍 공감...

마이너리그에서 전전하는 못난 가장으로서 그의 좌절과 고뇌가 절절히 느껴졌다.

(악어가 사는) 골프장 연못에서 골프공 수거해서 팔았다는 얘기에 웃기면서도 안쓰럽고...

 

미주리 강에서 무모한 도전을 하다가 빠져 죽을 뻔한 이후로 디키는 자신이 변했음을 알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언가가 변한 것만큼은 틀림없는 것 같았다. 이제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강박감이 사라졌다. 또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는 일도 줄었다. 나는 다음달, 다음해 어느 팀에 가게 될지 걱정하기보다 바로 다음 투구에 내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진부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엄연한 진실은, 삶에서 중요한 것은 최종 종착지가 아니라 내가 매일 걸어가는 여정이라는 사실이다. (334-335)

 

 

 

자서전 중에는 마이너리그에서 푼돈 벌며 고생할 때 한국에서 입단 제의가 있었단 얘기도 나온다.

30만불이라는 안정된 수입이냐 메이저리거의 꿈이냐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던 삼십대 중반의 비애가 정말 나에게도 절실히 다가왔다.

 

사이영상 수상하자마자 뉴욕메츠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트레이드된 그는 올해는 목덜미 부상으로 작년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운동 선수로서는 매우 늦은 나이임에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그가 존경스럽다.

멀리서나마 응원을 보내며, 나 또한 내 앞에 주어진 '다음 투구'에 에너지를 쏟아붓자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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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ross of Lead (Paperback) - 2003 Newbery
Avi 지음 / Hyperion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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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다.

어려울 거 같아서 그냥 번역본으로 읽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찾아볼 땐 재고도 없던 서점에 어느 날 갑자기 미국애들이 읽는 책이라고 버젓이 내놓고 팔길래 냉큼 사서 거의 단숨에 읽었다.

 

중세 역사를 다룬 소설이니까 공부도 할겸 착실하게 단어도 정리해 가며 천천히 읽자고 다짐했건만, 긴박한 일들이 연달아 터지는 줄거리라 문장을 천천히 음미하는 건 커녕 모르는 단어를 찾는 것조차 사치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해서 곱씹어 읽고 싶은 강력한 문장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어디선가 번역본 리뷰에서도 소개되었던 이런 문장은 차마 잊을 수가 없겠다.

 

In the end I followed the path of the misty sun, which stared down at me from the gray sky like the dead man's blank and solitary eye. (65)

 

이에 앞서 교수대에서 죽어 썩어가는 그 남자(시체)의 모습을 묘사한 장면은 여러모로 중요하다.

중세의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어머니를 여의고 거의 삶을 포기하다시피 한 크리스핀이 그래도 죽는 것보단 살아남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On the third morning of my escape I woke to a wool-like world of misty gray. Thick and clammy air embraced me like the fingers of some loathsome toad. Sounds were stifled. Solid shapes were soft as rotten hay. No sun jeweled the sky. My entire world had shrunk down to the frayed margins of the sodden road. I walked as solitary as Adam before the creation of Eve.

As I pressed on through the boundless mist, my damp feet sucking soggy soil, the road went up an incline. Suddenly, I spied what appeared to be a man hovering in the air. Heart pounding, I halted and peered ahead.

……

It was a man-for so he had once been. Now his face was moldy green and much contorted, with a protruding tongue of blue that reached his chin. One eye bulged grotesquely. The other was not there. His body oozed from open wounds. Swollen legs and arms flopped with distended disjointedness. Bare feet pointed down with toes that curled upon themselves like chicken claws. Such clothing as he wore was nothing more than a loinchoth of filthy rags. Sitting on his left shoulder were blue-black crows feasting on his corruption. He stank of death.

……

How long I stared at the corpse, I do not know. But as I knelt, the mist seemed to ensnare my body like a sticky shroud, intent on dragging me down.

Except-as Jesus is my Savior-as sure as my heart understood anything-I knew then how much I wished, not to die, but to live.

I can give no explanation how I came to this understanding, save that I did not want to become the blighted man who dangled before me, pillaged by the birds. (62-65)

 

애비는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적절한 공간과 상황 묘사로 몰입하게 만드는 거 같다.

이 책에서도 크리스핀의 시각으로 숲속을 헤맬 때와 그레이트 웩슬리에 처음 들어설 때 인상을 실감나게 이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도시의 악취를 설명하면서 건물에서 창밖으로 오물(똥물)을 마구 내버려서 지나던 사람들이 뒤집어 쓴다든지 하는 그런 장면(168)이나 크리스핀이 도시를 헤매다가 성당에 들어설 때를 묘사한 장면들(190).

아마도 저자는 중세의 도시를 설명하기 위해 역사책 좀 많이 뒤졌을 것 같다. 이 책 말고도 역사소설을 많이 썼다고 하지.

 

 

아래는 크리스핀이 그레이트 웩슬리 대성당에 들어섰을 때.

But when I stepped past the vestibule, I gasped. Before me was a space of such immense size, height, depth, and breadth, that I never would have thought it could exist on mortal earth. Burning candles blossomed everywhere, enough to awe the stars. Through sweet and smoky air, great columns rose to dizzying heights, while enough multicolored light poured down through stained glass so as to turn the hard stone floor into pools of liquid hues. From somewhere unseen a chorus of swelling chant rolled forth, filling this celestial space with sounds that made me think of the measured beating of angels' wings. It was as if I had entered paradise itself. (190-191)

 

소설에 나오는 존 볼(John Ball)이라는 사람은 이 당시(14세기)에 영국에서 농노해방운동을 이끌었던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

크리스핀을 도와주는 베어도 이들과 한 패다. 아래는 크리스핀이 엿들은 존 볼의 연설.

"… that no man, or woman either, shall be enslaved, but stand free and equal to one another. That all fees, obligations, and manorial rights be abolished immediately. That land must be given freely to all with a rent of no more than four pennis per acre per year. Unfair taxes must be abolished. Instead of petty tyrants, all laws shall be made by the consent of a general commons of all true and righteous men.

"Above all persons, our lawful king shall truly reign, but privileged or corrupt parliaments or councilors.

"The church, as it exists, should be allowed to wither. Corrupt priests and bishops must be expelled from our churches. In their place will stand true and holy priests who shall have no wealth or rights above the common man…" (228)

 

그리고 베어를 구해내야 한다는 크리스핀의 각성.

I saw it then: Bear and Ball were talking about the very word Father Quinel had used, freedom. Something I had never had. Nor did anyone in my village, or the other villages through which we had passed. We lived in bondage.

To be a Furnival was to be part of that bondage.

As time passed in the darkness of my hiding place, the one thing I knew for sure was that as Bear had helped to free me, he had given me life. Therefore I resolved to help free him-even if it cost me that new life to do so. (253)

 

지금 곧바로 2편(Crispin: at the Edge of the World)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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