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감기에 걸렸고...
...(사실 지금 염증수치가 높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이 뻣뻣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일 수도 있다고 했었는데 일 때문에, 그리고 아직
월급날 전이라서...병원에 못 가고 있다. 그래서 건강상태 최악이다.)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생리불순이 다시 심해지고 있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리를 잘 안한다.;;;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었는데...
금요일 아침엔 스킨 바르고 5분, 로션 바르고 5분씩 누워있다가,
결국 회사에 못간다고 전화를 하고 하루 쉬고...
토요일 아침에 감기약을 먹고 겨우 몸을 끌고 출근했더니...
일 끝날 때까지 약에 취해서 제 정신이 아니었다.
아직 20대인데...
그리고 내년에도 20대인데...
...화장을 해도 아파보인다는 소리를 듣는다. 흑. ㅜ.ㅜ
실제로 많이 아픈 것도 맞고.
그리고...며칠 전, 딸 같은 나한테 돼먹지 않은 수작을 거는 남자가 있었다.
(나이가 마흔이 넘은 남자가, 아직 20대인 나한테.
나 같은 여자를 만나고 싶었다느니, 밥 먹으러 자기 집에 오라느니,
회사 그만두게 되면 자기 집에 와서 살자느니...아침을 같이 먹자느니...;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입버릇처럼 그렇게 말하길래,
...무서워서, 이러는 거 부담스럽다고 딱 부러지게 이야기했다.
...그러니 지금까지는, 별 일 없다...
내가 부모님 곁에서 집 밥 먹고 사는 여자였다면, 그 남자 그런 말 못했을 거 같아서..
기숙사에서 사는 게 새삼 서러워졌다.)
만약...그 사람이 한마디라도 더 하면, 회사에 말할 생각이다.
이미 주변사람들에게도 다 알렸다.
여기서 보낸 네 번째의 토요일이다.
사실...이 만큼도 못 버틸 줄 알았다. 도망가고 싶은 순간들도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여기서 몇 번의 토요일을 더 보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매일매일 일할 직장이 있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내가 녹초가 되어서 창고 이 쪽에서 저 쪽으로
짐을 들고 멍하게 걷고 있으면, 그래도 여자라고 남자분들이 오셔서는
자기들도 힘들텐데 내 짐도 들어주고, 무거운 거 들지말라고 해주고...
그러는 건, 참 고마운 일이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건 참 다행인 일이다.
문득 누구나...인생을 살면서 무거운 짐 하나쯤은 다 지고간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남과 비교해가면서 그 사람을 굳이 부러워할 필요도 없는거라고.
엄마가 죽은 이후...어른이 되는게 두려웠고 세상에 던져지는게 두려웠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어른들이 강해지는 이유에,
아주 조금씩 더 다가가고 있다. 느리게 철드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