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벼운 스킨십은 좋아했지만, 포옹 이상의 스킨십을 굉장히 두려워했었다.
개신교인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고, 해서...
...혼전에는 키스 이상의 스킨십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아주 확고했었다.  

그런데.  

직장에서...내가 참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
나이 스물 여덟살에 남자 손 한번 잡았다고, 두근두근 했었다.
그 남자의 마음을 내가 알지는 못했지만..그래서 고민했었지만.
그냥 서로 핸드폰 번호도 모르고, 그냥 회사에서 오가다,
잠깐씩 이야기 몇번 하는게 다였고, 최근에는 더더욱,
사이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그렇다고 내가 먼저 고백하는건 두려웠었고.
...참 그런 친구도 아니고 애인은 더더욱 아니고 그런 어중간한 사이에서,
뭔가 진전되는 것도 없고 그 남자 속을 모르겠어서,
마음 접으려고 했었는데.  

..입사 한달 반, 지금은 연말. 1년에 두 번 있다던 회식날 밤.  
회식이 끝나고...같은 방향이라 같이 가다가.
어쩌다보니...그 남자와...밤새 같이 있었다.
...내 몸에 들어간 소주 한 잔과 맥주 한 잔 때문이었던걸까.
아니. 사랑에 눈이 멀어서였던 거 같다.

그 남자가 내 생각보다 더 많이 날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다.  

...만약, 어제 내가 아무렇지 않게 얌전히 기숙사에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다음날 아침에 집에 들어가다가 갈림길에 서서 아주 잠깐 했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이것도, 썩 나쁘지는 않은걸.   

아무튼 그렇게, 순서가 좀 바뀌긴 했지만...서로 자기야, 하고 부르는 사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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