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모모모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 그림책향 2
밤코 지음 / 향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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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모모모

내기 내기 내기

벼 피 벼 피 벼 피

시작 두 페이지부터 피식 웃음이 나기 시작한다. 모를 심고, 벼가 자라며 피도 자라고, 바람에 넘어지기도 하고, 황금빛으로 익어 벼를 베고 탈곡을 거친다. 새도 먹고, 여물을 만들어 소도 먹이고 마침내 쌀이 되어 밥상에 오르기 까지의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문장으로 된 글이 하나도 없다가 맨 마지막에서야 '잘 먹겠습니다' 이 한 문장을 위해서 이 책을 읽었구나! 하는 뿌듯함까지 몰려오는 그림책이라니. 벼의 한 해 살이를 그린 <모모모모모>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겠지만 역시나 어른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기도 하다. 몇 페이지 안되는 그림책을 넘기며 마음의 안정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즐거운 책이라면 몇 권쯤은 나를 위한 선물로 소장해도 좋을 듯. 잠들기 전 읽는 책으로 머리맡에 살포시!

#모모모모모 #밤코 #볼로냐라가치상 #그림책 #밤코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그림책향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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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머리 그림책향 26
밤코 지음 / 향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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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아도 걱정

너무 없어도 걱정!

뽀글뽀글 걱정!

찌글찌글 걱정!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크고 작은 사소한 걱정거리들을 껴안고 살아가는 현대인.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편히 잠들지 못하는 날이면 이 그림책을 꺼내들어 찬찬히 넘겨보게 된다. 저자는 머리카락 때문에 생긴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가며, 우리가 하는 모든 걱정도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집필했다고 한다.

넓은 판형에 시원시원한 그림과 짧은 문장은 페이지를 넘기며 마음의 안정이 찾아드는 기분이 들게도 한다. 걱정을 해결하는 비법이 따로 있을까? 무엇이든 가만히 있는다고 해별되진 않을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내어 행동하다 보면 엉킨 실타래 같은 걱정도 술술 풀리지 않을까? 날마다 크고 작은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잠들기 전 읽는 책으로 추천!)

#걱정머리 #밤코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그림책 #그림책향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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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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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열정 #아니에르노

#독파 10/1~10/7

나는 내가 기다리는 사람 말고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자동차가 문 앞에 와서 멈추는 소리, 자동차 문이 닫히는 소리, 문지방을 넘는 그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순간이 오면 나는 항상 온 신경이 곤두서면서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했다. _14p.

_

그 사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모든 일들이 다른 여자가 겪은 일인 것처럼 생소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사람 덕분에 나는 남들과 나를 구분시켜주는 어떤 한계 가까이에, 어쩌면 그 한계를 뛰어넘는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나는 내 온몸으로 남들과는 다르게 시간을 헤아리며 살았다. 나는 한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해 얼마만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숭고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욕망, 위엄 따위는 없는 부재, 다른 사람들이 그랬다면 무분별하다고 생각했을 신념과 행동,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스스럼없이 행했다. 그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세상과 더욱 굳게 맺어주었다. _66p.

기다림으로 시작하는 글은, 그녀가 기다리는 사람이 가족이 있는 유부남이며 그 사람이 연락하고 찾아올 때만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야기는 진행형이 아닌 헤어지고 난 후 지난 시간들을 되짚으며 폭풍과도 같았던 열정적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온통 한 사람으로 가득한 삶, 그만을 기다리는 시간들, 만남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그의 전화만 기다리는 고통스러운 나날이 반복되는 이야기를 읽으며 '어!! 나도 이랬었잖아.'라고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강렬하고 생소한 두려움은 사실적인 서술 방식에 글의 밀도를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사랑에 빠진 여자의 심리를 진득하고도 깊이 있게 표현한 <단순한 열정>은 짧은 글임에도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한 여자의 독백은 그 예리한 표현과 문장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나는 나를 관통하여 지나가는 시간 속에 살고 있을 뿐이었다. _17p.

날이 밝아도 일어나고 싶지가 않았다. 아무런 계획이 없는 무의미한 하루가 내 앞에 버티고 있었다. 시간은 더 이상 나를 의미 있는 곳으로 이끌어주지 못했다. 단지 나를 늙게 할 뿐이었다. _47p.

나는 하루하루를 시간을 헤아리며 지냈다. '그 사람이 떠난 지 이 주일째야. 이제 다섯 주가 지났구나.' '작년 오늘에는 내가 거기 있었지. 나는 이러이러한 일들을 했어.' (중략) 나는 특별할 것도 없었던 그 당시의 순간들을 돌이켜보았다. 소르본 대학의 자료실에 들르고, 볼테르 거리를 거닐고, 베네통에서 스커트를 입어보던 그때를. 그렇게 과거를 되새기다 보니, 왜 한 방에서 다른 방으로 옮겨가듯 지금 현재에서 그 시절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인지 의문이 생겼다. _50p.

살아 있는 텍스트였던 그것들은 결국은 찌꺼기와 작은 흔적들이 되어버릴 것이다. 언젠가 그 사람도 다른 사람들처럼 내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리겠지. _59p.

#독파앰배서더3기 #완독챌린지독파 #문학동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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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쓴 소설을 모른다
기유나 토토 지음, 정선혜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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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는내가쓴소설을모른다

#기유나토토

이 소설은, 말하자면 사소설 같은 것이다. 다만 완전히 기억하지 못하는 사소설이다. _322p.

_

메시지에 의하면 나는 요코하마에서 돌아오는 길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던 것 같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나는 뇌에 손상을 입었다. 간단히 말하면, 어느 시점부터 이후의 기억이 일정 시간 밖에 지속되지 않는 증상이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서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든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일어나면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_16p.

소설가 기시모토 아키라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이 '어제'의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된다. 2년 전 사고를 당해 기억이 매일 리셋되는 '전향성 건망증', 하루의 기억밖에 하지 못하는 소설가라니, 개인의 삶은 물론 소설가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내가 쓴 소설을 모른다>의 아키라는 매일의 하루를 '인계'에 기록하며 소설을 집필하고 살아가고 있다. 매주 목요일 자신을 살피러 와주는 동생, 자신의 증상을 알고 있는 친구, 그리고 자주 가는 카페에서 알게 된 쓰바사...

기억을 잃고 살아간다는 것, 사고 이전의 기억은 가지고 있지만 사고 이후 2년간의 기억이 없는 아키라는 자신이 '인계'에 남긴 기록으로 그동안 살아왔던 2년간의 시간을 알 수 있었다. 소설 집필 과정도 함께 기록해왔던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완성한 자신의 소설이 이미 출간된 누군가의 작품과 너무나 흡사해 출간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분명 자신만의 소재였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두 달여의 시간이 다시 주어졌지만 과연 아키라는 소설을 완성할 수 있을까? 시간 타임을 조금씩 건너뛰며 진행되는 소설의 전개는 꽤 빠른 전개로 이어지고, 마지막 부분 즈음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과연 '하루'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소설가가 2달 만에 소설을 완성할 수 있을까?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묘령의 여인의 글을 읽고 앞으로 넘어가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게 될 소설. 이 작품으로 인터넷소설 대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과연!!!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될 것이다. (시간 순삭!!)

기억의 연속성이 끊어진 인간이 동일한 인간으로서 산다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이런 생활을 정말로 계속할 수 있을까. (중략) 기억력이 없는 인간.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살아갈 수 있을까 _66p.

"······정말일까. 정말로 2년이나 지난 걸까."

믿을 수 없었다. 그 상태로 이런 생활을 하는 것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믿을 수밖에 없지만 믿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오늘이 있다. _134~135p.

@somymedia_books

#소미미디어 #정선혜 옮김#소미북스 #소미랑3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소설추천 #도서추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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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 래빗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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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에 하나 나까지 안 되면? 그땐 어떡할 건데?"

지혜로운 보살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를 무섭게 추궁했다. 이유 모를 억울함과 서러움에 입이 벌어졌지만 결국 벙긋도 못 하고 다물어야 했다.

만에 하나 너도 날 못 도와주면, 그땐 어떡하느냐고?

.... 진짜 어떡하지?

_

아무리 속으로 욕을 해봐도 한번 터진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엄마는 위대하다고들 하지 않았나? 하지만 임신에서부터 출산, 육아까지 14개월 만에 나는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멍청이가 되어버렸다. (중략) 나는 다시 스마트폰을 들었다. 꺼진 화면을 터치하자 심해 같던 방구석이 다시 희미하게 커졌다. 음영 없이 납작한 앱은 버튼이라기보다는 스티커처럼 보였다. 화면의 마지막 페이지, 가장 구석에 처박힌 회색 박스에 외로이 들러붙은 그 스티커를 나는 한참 바라보았다. 눈물로 어른거리는 시야에 오렌지색 유모차 아이콘을 폭 감싸 안은 월계수 가지 두 개가 둥둥 떠다녔다.

흰 바탕에 오렌지색과 녹색의 대비가 산뜻하긴 하다. 하지만 이름이 '황새영아송영'인데 대체 '황새'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묘하게 촌스러운 네이밍 센스도 그렇고.

_

그렇게 조그만 인간에게도 혼자서만 겪어야 하는 고통과 괴로움이 있는 걸까요? 불쾌하거나 아픈 곳이 없는데도 울음을 그칠 수 없다면, 그 원인은 아기의 마음속에 있을 테죠. 아니면 울고 있는 자신도 왜 우는지 몰라 무서워 우는 것일까요?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는 인공지능을 테마로 한 여섯 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그중 대표작인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는 출산휴가를 마치고 다음날 복직 후 첫 출근을 앞두고, 아이의 보육원에 전염병으로 인해 12주간 어린이집 휴원한다는 사실을 통보받게 된다. 긴급 보육을 맡겨도 되겠지만, 왠지 전염병이 확진된 장소에 아이를 보내고 싶진 않고 아이를 부탁할 곳은 마땅치 않다. 당장 친정 부모님께 이안이를 맡기러 가려고 하니 그조차도 막막해 쏟아지는 눈물...

그때 친한 동생이 설치해 준 앱이 떠올랐다. (황새영아송영) KTX 편도 요금의 몇 배를 지불하고 남해로 직행하는 우주선을 탑승한 기분, 쾌적하고 안락했으며 무엇보다 안정되어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가까이 도와줄 수 있는 이가 없을 때 찾게 되는 시스템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육아, 간병, 돌보미, 케어, 등등 이는 때론 사람이, 로봇이, AI가 일상에 이렇게나 스며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기우였던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고 그로 인해 삶은 조금 윤택해진다.

김초엽소설가의 추천사를 다시 읽어보게 된다. "익숙한 현실과 낯선 미래가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맞붙어있어 이상하고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짧은 단편만으로도 관심 가는 작가로, 단편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각각 독창적이고도 매력적이며 독립적인 힘 있는 소설. 일상에 닿아있는 SF 소설이 이렇게나 새롭고도 재미있다니!! 책의 다른 소설들도 무척이나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오늘밤황새가당신을찾아갑니다 #이경 #래빗홀 #sf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도서추천 #래빗홀1기 #인플루엔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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