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 안희연 산문
안희연 지음 / 난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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ʙᴏᴏᴋ 𝚛𝚎𝚟𝚒𝚎𝚠​

#당신이좋아지면밤이깊어어지면

#안희연 산문 #독파 11/1~11/15

나는 헤멤에 최선인 사람이고 싶다. 현실은 빈약한데 이상은 턱없이 높아서가 아니라, 적당히 타협할 줄 모르는 까다로운 성미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무언가가 있다는 믿음 자체가 우리를 살아가게 하기 때문에 그렇다. _81p.

_

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러니 이제 가세요. 당신의 기억으로.

그곳에서 슬픔을 탕진할 때까지 머무세요. _201p.

귤, 보늬밤조림, 시나몬, 유가사탕, 바나나튀김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엽서, 시어서커 잠옷, 하모니카등 일상으로 조금 더 깊이 스며들어 이야기를 풀어낸다. 단순히 제목과 책 제목에 이끌려 구입한 책이었고, 독파 챌린지에 진행 예정인 걸 보고 바로 함께 읽기를 시작! 매일 새벽, 잠들기 전 한두 편씩 읽다 보니 깊어가는 가을의 중간에 도착해 있었다. 짧은 산문 한 편 한 편에서 시의 운율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먹고 살아가고 사랑하는 일의 단정한 기록이다. 어쩌면 일상이란 큰 사건 없이 그저 매일 반복되고 살아가는 것, 안녕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아둥바둥한 마음이 흘러넘쳐 헤매고 있다고 생각될 때 다시 꺼내어 조용히 읽고 싶은 글이다. 긴긴 겨울밤, 머리맡에 놓일 책 한 권으로 추천하고 싶다.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지금껏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진다."

누가 밤을 꿀에 재울 생각을 한 걸까. 재운다는 말은 왜 이리 다정하면서도 아플까. 자장자장. 밤을 재운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재운다. 이런 밤이라면, 아껴 먹지 않을 도리가 없다. _24p.

거짓의 쓸모를 필요와 불필요로 단순하게 가를 수는 없을 것이다. 거짓에는 수천수만의 층위가 있음을 삶이 내게 가르쳐 주었으니까. 어떤 거짓은 붉고 어떤 거짓은 서글프다. 어떤 거짓은 축축하고 어떤 거짓은 창백하다. 악랄하고 섬뜩한 거짓 앞에선 몸이 굳기도 할 테지만 귀여운 거짓 앞에선 사랑이 건너가기도 할 것이다. _37p.

축하도 사랑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계속 받는다. 나는 계속 연습하고 있다. _58p.

나는 삶 쪽으로 기울어지고 싶다. 지금보다도 더 많이. _111p.

희연아, 하며 손을 흔드는 새벽의 엄마. 실루엣을 보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반사적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를 켰다. 찰나였지만 지금 이 시간을 영상으로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먼 훗날 나는 이 장면 때문에 통곡을 하며 울겠구나. 이보다 완전무결한 행복은 앞으로도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서글픈 직감과 예감. _143p.

인간이 살기 위해 많은 게 필요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 중 '그 사람'하나만 있으면 인간은 살 수 있다. _151p.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파 #독파앰배서더3기 #완독챌린지독파 #난다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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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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ʙᴏᴏᴋ 𝚛𝚎𝚟𝚒𝚎𝚠​

#아름다운세상이여그대는어디에 #도서협찬

#샐리루니 #김희용 옮김

나는 상처받을까 봐 너무 두렵지만, 고통스러울까 봐 두렵지는 않아. 그건 감당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고통에서 비롯되는 굴욕감, 그러니까 쉽사리 고통을 받는다는 굴욕감은 너무 두려워. _168p.

_

그래도 우리는 지금 여기 있어.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사랑하는 게 훨씬 낫고,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훨씬 낫지. 그리고 나는 여기 있고, 내가 존재하지 않는 순간을 바라지 않으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어. 그것은 그 나름대로 특별한 선물, 축복, 매우 중요한 어떤 것이 아닐까? _280~281p.

서른을 앞둔 절친한 친구 앨리스와 아일린, 그리고 그녀들과 얽힌 두 남자 펠릭스와 사이먼의 캐릭터 네 남녀의 이야기는 앨리스와 아일린이 이메일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때론 각자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어진다. 걱정 없이 사는 인생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 가족, 사회, 우정, 사랑, 등 결핍된 모습들을 드러내고, 감추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전작보다 조금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느낌이기도 했다.

소설가인 앨리스와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펠릭스는 빠르게 친해지는 것 같지만 펠릭스가 보여주는 조금은 애매하고 뭉근하게 보이는 행동들이 조금은 긴장감이 들게 하기도 한다. 아일린과 사이먼은 거의 평생을 알고 지냈지만 애정과 사랑 사이에서 서로를 향한 감정을 다 열어 보이지 않은 채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랄까? 여기에 앨리스와 아일린의 아슬아슬한 우정까지!! 가십 드라마같이 흥미진진하게 넘어가다가도, 순간 진지해지는 대화들은 현실 연애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궁금함에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된다.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온 네 남녀의 이야기, 그들의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향할 수 있을까?

<노멀피플>로 알려진 아일랜드의 젊은 작가 샐리 루니의 신간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는는 생생한 캐릭터들과 감정선들은 드라마화가 되어도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신은 나에 대해 다 아는데, 나는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_45p.

때때로 삶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알고 보니 아무 의미가 없고, 나를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면,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워. _54p.

모든 게 예전 같았으면 좋겠어. 우리가 다시 어려져서 가까이 살고, 달라질 게 전혀 없길 바랄 뿐이야. 앨리스가 슬픈 미소를 지으며 물어보았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도, 우리가 여전히 친구일 수 있을까? _384p.

나는 까다롭고 슬픔에 잠긴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전에는 그랬다고 할지라도 더 이상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삶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변화무쌍해. 삶이 오랫동안 비참하다가도 나중에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거야. 그것은 그저 이것 아니면 저것 하는 식의 문제가 아니야. '성격'이라는 홈에 고정되고, 그런 다음 끝까지 그 길을 죽 따라가는 것이 아니야. 하지만 한때는 정말로 그렇다고 믿었어. _395p.

#arte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노멀피플 #맨부커상 후보 #아일랜드소설 #아일랜드문학 #소설추천 #책추천 #영국소설 #로맨스 #연애 #밀레니얼세대 #드라마 #연애소설 #아르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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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보다 더 눈부시게 웃어줘
김민정 지음, 진정부부 사진 / ㈜소미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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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사랑스러운 책, 출간만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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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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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단수 #도서협찬

#무라카미하루키 #독파 10/16~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정신질환이랑 비슷해." _15p. #돌베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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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는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나. 설명이 안 되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그렇지만 마음만은 지독히 흐트러지는 사건이. 그런 때는 아무 생각 말고, 고민도 하지 말고, 그저 눈을 감고 지나가게 두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커다란 파도 밑을 빠져나갈 때처럼._48~49p. #크림

오롯하게 '나'의 시점으로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와 기록은 에세이 같은 8편의 단편 소설 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벌써 70대라니... 책을 읽으며 그동안 읽어왔던 그의 작품들을 꼽아보니... 국내 출간된 거의 대부분의 작품을 읽었구나... 싶다. 하루키의 작품은 긴 호흡의 작품들 위주로 읽다 보니 짧은 글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달까? 글 곳곳에 스며든 음악과 야구에 대한 강렬한 애정이 조금은 부담으로 다가선 글이기도 했던 것 같다. 가볍게 읽고 싶어 읽기 시작한 책인데,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던 글.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작품은 에세이보다 소설이 더 취향인 듯..

나이를 먹으면서 기묘하게 느끼는 게 있다면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한때 소년이었던 내가 어느새 고령자 소리를 듣는 나이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보다 놀라운 것은 나와 동년배였던 사람들이 이제 완전히 노인이 되어버렸다..... 특히 아름답고 발랄했던 여자애들이 지금은 아마 손주가 두셋 있을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몹시 신기할뿐더러 때로 서글퍼지기도 한다. 내 나이을 떠올리고 서글퍼지는 일은 거의 없지만. _75p. #위드더비틀스

"우린 누구나 많건 적건 가면을 쓰고 살아가. 가면을 전혀 쓰지 않고 이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기란 도저히 불가능하니까. 악령의 가면 밑에는 천사의 민낯이 있고, 천사의 가면 밑에는 악령의 민낯이 있어. 어느 한쪽만 있을 수는 없어. 그게 우리야. 그게 카니발이고. 그리고 슈만은 사람들의 그런 여러 얼굴을 동시에 볼 줄 알았어- 가면과 민낯의 양쪽을. 왜냐하면 스스로 영혼을 깊이 분열시킨 인간이었으니까. 가면과 민낯의 숨 막히는 틈새에서 살던 사람이니까." _169p. #사육제

궁극의 연애와 궁극의 고독- 나는 그 뒤로 브루크너의 교향곡 을 들을 때마다 시나가와 원숭이의 '인생'에 대해 생각에 잠기곤 한다. 작은 온천 마을의 허름한 료칸 다락방에서, 얇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든 늙은 원숭이의 모습을 생각한다. 나란히 벽에 기대어 맥주를 마시면서 그와 함께 먹었던 감씨과자와 진미채를 생각한다._214p.#시나가와원숭이의고백

어쨌든 지독히 불쾌한 어떤 감촉이 입안에 남았다. 삼키려 해도 삼킬 수 없고, 뱉으려 해도 뱉을 수 없는 무언가다. 할 수 있다면 그냥 화를 내고 싶었다. 그도 그럴 게 이렇게 터무니없는, 불쾌한 일을 당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리고 나를 향한 그녀의 처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공정하다고 하기 힘들었으니까. 어쨌거나 그녀가 말을 걸어올 때까지는 제법 기분 좋고 평화로운 봄날의 저녁이 아니었던가. _232p. #일인칭단수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파앰배서더3기 #독파앰배서더 #완독챌린지독파 #문학동네 #소설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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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내일 또 내일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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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또내일또내일 #개브리얼제빈

#독파 10/16~

샘은 세이디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시간 여행이 이런 거로군. 누군가를 쳐다보는데 현재의 그 사람과 과거의 그 사람이 동시에 보인다. 그리고 그런 시간 이동 모드는 유의미한 시간을 알고 지낸 사람들 사이에서만 작동된다. _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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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를 하는 사람들. 그게 우리 게임 중 하나일 때도 있고, 그냥 아무 놀이라도 상관없고.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상상하면 저 밑바닥에서 희망이 살짝 느껴졌어. 아무리 세상이 엿 같아도 거기엔 반드시 놀이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중략) 어쩌면 모든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영구히 갓난 상태 그대로의 다정한 부분은, 기꺼이 놀고자 하는 의지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사람을 절망에서 구원하는 것은, 기꺼이 놀고자 하는 의지일지도 몰랐다. _619~620p.

아마도 누구에게나 유년기 게임에 대한 추억이나 집착이 있을 것이다. 샘과 세이디의 만남은 병원에서 게임으로 시작되었고 그들이 다시 재회해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도 게임으로 이어진다. 남녀 사이에 사랑과 해피엔딩이 아닌 게임과 일, 게임의 세계관과 현실이 다르지 않는 듯 진행되고, 등장인물들의 매력적인 캐릭터만으로도 640여 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을 읽는데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세이디의 스승이자 애인이었던 도브의 캐릭터조차도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어, 이 소설이 영상으로 만들어지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샘이 자신의 아픔을 조금 더 드러냈더라면, 세이디와 함께 게임으로 둘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싶었던 그 마음을 조금만 더 내비쳤더라면 둘의 관계는 달라졌을까? 읽는 이에 따라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랬더라면'이라는 수많은 가정들을 상상하며 저마다 다른 엔딩을 상상해 보게 되는 건 '게임'이라는 주제 때문이 아닐까? 게임으로 이렇게나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니.... 너무도 매력적이고 마지막 장에 이르러 '다시 재생'하고 싶어질 소설이 될 것이다. 발췌해두고 싶은 문장도 너무나 많았던, 어쩌면 이 책은 나에게 소설 부분 올해의 책! 진심 너무 재미있다!

너에게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절대 네 친구가 될 수 없어. 친구한테 적선을 받는다는 건 불가능하거든. (중략) "우리 세이디. 인생은 피할 수 없는 윤리적 타협으로 점철되어 있지. 우리는 쉽게 타협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야 해." _47p.

인생은 아주 길어. 짧지만 않으면 _78p.

한인타운에서는 아무도 샘을 한국인으로 보지 않았다. 맨해튼에서는 아무도 샘을 백인으로 보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샘은 '백인 사촌'이었다. 뉴욕에서는 '중국인 꼬마'였다. 그래도 K 타운에서 샘은 난생처음 자신이 한국인임을 실감했다. 아니 좀 더 콕 집어 얘기하자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 그리고 그게 꼭 부정적이거나 심지어 중립적이라는 사실이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자각했다. 그 깨달음이 샘에게 진지한 자의식을 심어주었다. 웃기게 생긴 꼬마는 세상의 언저리가 아니라 세상의 중심에 존재할 수도 있었다. _134~135p.

마크스가 보기에 이 게임은 이치고가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일 뿐 아니라 언어 이야기였다. 언어가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가? 마크스가 그 이야기에 집착한 것은, 그의 어머니가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한 탓에 성인기의 삶을 대체로 외롭게 때론 우울하게 살았다고 생각한 이유도 없지 않았다. _152p.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의 순서다. 게임 내부의 알고리즘도 있지만, 게이머 또한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플레이 알고리즘을 생성해야 한다. 모든 승리에는 밟아야 할 순서가 있다. 어떤 게임이든 플레이하는 최적의 길이 있다. _280p.

"물을 보면 보여. 빛에서도 보이고. 어디서나 보여. 어디를 봐야 하는지 알면." _284p.

몸이 아플 때 세상은 늘 시리도록 아름답게 보였다. 일상에 참여하지 못하고 혼자 외로울 때에만,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것인지 알아차리기 일쑤였다. (중략) 평생에 걸쳐 샘은 '싸우자'는 말을 지독히 듣기 싫어했다. 아픈 게 사람 됨됨이의 실패라도 되나, 싸우라니. 아무리 열심히 싸운들 질병을 이길 수 있는 놈이 아니었고, 고통이란 놈은 일단 먹이를 손에 넣고 나면 무한 변신이 가능했다. 샘에게 메이플타운은 자신이 과거에 겪은,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고통에 관한 이야기였다. _298~299p.

"실패를 어떻게 극복해?"

(중략) "다시 일하는 거야. 실패가 네게 준 조용한 시간을 기회로 삼아야지. 너한테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생각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또 다른 게임을 개발하기에 완벽한 시간이잖아. 다시 시도해. 그리고 더 멋지게 실패해." _353~354p.

미치도록 사랑해.

전 애인을 친구로 만드는 방법은 그들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며, 관계의 한 시기가 마무리되고 다른 형태로 넘어갈 수 있는 때를 아는 것이다. 사랑은 상수인 동시에 변수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_483p.

"게임이 뭐겠어?" 마스크가 말했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잖아. 무한한 부활과 무한한 구원의 가능성.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길 수 있다는 개념. 그 어떤 죽음도 영원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으니까."_540p.

#문학동네 #도서협찬 #완독챌린지독파 #독파앰배서더3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소설추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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