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만난 175가지 행복이야기
장현경 지음 / 성안당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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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몇 년 전부터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손꼽았기에 책 제목을 보고 더 이끌렸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바라보는 뉴욕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바라보는 뉴욕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처음엔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시작해서 다른 이들과 다름없는 일상으로 살아가게 되는 곳이지 않을까?  나처럼 뉴욕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이들, 또는 유학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안내서가 되어줄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은 그녀가 뉴욕행을 마음먹었을때의 준비과정인 유학준비과정부터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이야기는 Episode January 부터 Episode December까지 이어진다.
 
 
뉴욕에서 숙소를 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숙소 구하기를 읽으며 놀랐던 건 '쥐'가 있다는 이야기.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 싶으면 오래된 숙소이면서 쥐들과 함께 생활 하는건 어느 정도 각오?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설마 뉴욕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쥐에 관한 에피소드를 읽게 될 줄이야... 역시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오래전에 주택에 살 때야 쥐를 본 적이 있지만 최근에 본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으~~~ 상상이 되므로 쥐 이야기는 이만 패스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며 느낀점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고 깨끗하기가 우리나라 같은 곳이 많지 않은것 같다는 점.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으니 왠지 더 깨끗하고 교통시설도 잘 되어있을것 같지만 지하철은 저녁시간에 이용하긴 왠지 무섭고 버스도 늦은 시간까지 운행하지 않는다.  승용차가 없으면 생활하기 불편하다고 느끼는 정도?  이동하는 거리들도 생각보다 길다보니 도심지가 아닌 이상 동네에서 동네로 이동하려면 어느 정도 불편이 따르게 되는 것 같다.
 
뉴욕의 대중교통 BMW 참으로 근사해 보이지만 Bus, Metro, Walk의 줄임말,  저자님의 센스가 굿~이신듯하다.  뉴욕하면 노란 택시와 함께 엄청난 교통지옥을 바로 떠올리게 되는데 뉴욕사람들은 대중교통이나 걷는걸 즐긴다고 한다.  뉴욕의 대중교통에서 택시가 빠진이유는 아마도 택시를 타는 이유인 신속함을 기대하기 거의 어렵고 비싼 요금때문이 아닐까?  눈에 띄는 Walk에서 알 수 있듯 뉴요커들이 효율적인 운동화를 많이 선호한다고 하니 그들의 걷기사랑이 어느 정도일지 살짝 짐작이 된다.   바쁜걸음으로 몸을 움직이며 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뉴욕이기에 활기가 넘쳐보이는건 아닐까?
 
 
뉴요커들이 지하철을 사랑하는 이유는 급행과 서행의 효율적인 시스템, 그리고 로컬 노선의 구간이 짧아 가까운 거리도 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p44
 
 
한국에 있을 때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즐겨 보던 나는 뉴욕에 가면 '마놀로 블라닉'을 신은 뉴요커들이 활기차게 거리를 걸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운동화난 단화를 신은 사람들이 대부분 아닌가? 알고 보니 드라마 속 그들은 뉴욕의 밤을 수놓는 사람들이었으며, 낮에 바쁘게 활동하는 평범한 뉴요커들은 실용적인 운동화를 신는 경우가 많았다. /p46
 
뉴욕에는 정착하는 사람보다 스쳐 가는 사람이 훨씬 더 많기에, 그래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기에 사실 사랑 이야기보다 이별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p70
 
 
어느 도시를 여행하던 야경명소, 로맨틱 명소들에 관심을 갖게 되는건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느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행복한 감정이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이 생각하는 또는 즐겨찾는 로맨틱명소가 궁금하게 생각하게 되고 찾게 되는 것 같다.   뉴욕이라 더 특별하게 생각되어지는건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며 남녀의 사랑 외에도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색다른 시선으로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랑'그 자체만으로 봐 주는것 때문이 아닐까? 


뉴욕에는 '뮤지엄 마일'이라고 불리는 거리가 있다고 한다.  맨해튼의 5에비뉴 82번가부터 105번가의 거리를 말하는데 이곳에는 세계 4대 미술관의 하나로 꼽히는 메트로 폴리탄을 비롯해 10여개의 발물관과 미술관들이 밀집되어 있다고 한다.  정형화된 예술이 아닌 생활 속에서 자주 보며 거장들의 작품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마주하며 예술을 접하며 커가는 아이들의 감성이 궁금해졌다.   미술을 정해진 시간에 학원에서 교과서나 이론으로 외워서 하는 교육이 아닌 현장의 생생한 그림과 작품들을 보며 직접 그려보고 그 공간에서 직접 체험을 통해 예술을 접할 수 있는 뉴욕.  도대체 뉴욕의 매력은 어디까지 인건지... 미술관의 규모는 정말 부러울 뿐이었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정착해서 이루어진 나라인 만큼 전통음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게 사실이다.  미국하면 떠오르는 건 햄버거, 핫도그, 베이글, 커피 등등 이지만 그도 유럽, 유대, 아랍으로 전해진 것 이라고 한다.  그런 뉴욕에 세계 각국의 음식들이 공존 할 수 있는건 뉴욕이 평소 다양한 문화에 노출되어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문득 작년 미국여행을 다니며 먹어본 음식들을 떠올려보니 순두부, 칼국수, 햄버거, 스파게티, 커피 정도? 멀리가서도 양식보다는 한식을 더 많이 먹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기도 했었다.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아도 어딜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건 역시 중식당과 햄버거 가게들이었다.  식도락은 어딜가도 빠질 수 없는것 아니겠는가?  살아가는데 있어 먹는 즐거움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으니...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는건 여러 인종이 모여살며 복합문화가 형성 되기도 했고 조금씩 변화하며 뉴욕의 스타일로 재탄생 하면서 변화하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뉴욕이라는 도시 안에서 이렇듯 세계각국의 요리를 맛 볼 수 있다는건 또 하나의 즐거운 여행이 되어 줄 것 같다.
 
 
뉴욕에는 다양한 음식이 존재하기에 처음의 어지러움만 극복하면 시어머니처럼 까다로운 미각의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맞춤옷처럼 꼭 맞는 식당을 찾을 수 있다. 종교는 물론이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이곳, 뉴욕.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포만감과 만족감이 가득 담겨있다. /p254
 
 
커피를 공부중이라 커피에 관련된 글이라면 자연스레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된다.  그 중에서도 뉴요커들의 커피사랑은 경제에 상관없이 꾸준할 정도라고 하는데 그들에게 커피는 '하루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에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음료인 듯하다.   저자가 소개하던 <뉴욕에서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에 소개된 집들은 각각의 특색이 있는 가게들이라 뉴욕에 가게 된다면 한 곳 이상은 꼭 방문해 보고싶어 체크해놓기도 했다.   커피에 대한 사랑, 관심은 인종,국가를 막론하고 꾸준하게 가지 않을까?  뉴욕에서 마시는 커피는 어떨까?  아~ 벌써 혼자 막 상상하고 있다.
 
 
뉴욕에서 커피를 만들 때는 원두와 쉼표를 함께 갈아 넣는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만이라도 지친 마음에 휴식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손을 타고 느껴지는 기분 좋은 온기와 부드러운 향기가 가슴까지 전해질 때면 밤새 말똥말똥 뜬 눈으로 지샜던 바로 어제의 기억조차 까맣게 잊혀진다....중략....오늘도 뉴욕의 하루는 한 잔의 커피에서부터 시작된다./p306
 

27살의 나이에 꿈을 찾아 홀로 뉴욕으로 향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이십대 후반, 삼십대 초반에 이르는 여성들이 안정적인 현실과, 불안정한 미래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때 자신의 꿈을 현실로 옮겨 뉴욕에서 살아가며 뉴욕이란 곳에 살짝 시들해질 즈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뉴욕.  처음 도착했을 당시의 불안한 마음과 시선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주변의 일상과 이야기를 담은 소소하지만 행복이 전해지는 에세이면서 여행 안내서 였던것 같다.  저자의 1월부터 12월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니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같은 위치에 있다.  무엇을 시작함에 있어 그게 시작인지, 중간쯤인지 아니면 마무리를 해야할 시기인지 아는 이는 본인만 알 것 이다.  그 장소가 꼭 뉴욕이 아니라 그 어디라도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면 땡큐~ 아닐까?  당장의 아쉬움을 책으로나마 달래어 볼 수 있었던 장현경의 뉴욕에서 만난 행복이야기는 올 한해를 마무리 하며 다가오는 새로운 날들중 언젠가 그곳에 있을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즐거웠던 시간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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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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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인 '김종욱 찾기'를 전아리 작가의 소설로 만나보게 되었다.  오랜기간 롱런 중인 작품이기도 해서 과연 어떤 작품 이길래? 하고 궁금하긴 했지만 좀처럼 뮤지컬을 실제로 볼 기회는 닿지 않아 책으로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그동안 드라마, 영화의 소설화는 있어왔지만 뮤지컬의 소설화는 처음이라고 한다.  젊은 작가 전아리의 글로 만나는 '김종욱 찾기'는 이미 '팬이야'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어느 정도 기대감은 가지고 읽기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간다.

 

 

"기억하는 만큼만 떠올리고 싶어서."

무엇이든 영원히 남는다는 건 무섭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추억도 적당한 때가 되면 소멸되어야 한다.

"잊히는 건 또 그대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효정's

 

그녀는 특별한 장소에서 만난 사람은 그 공간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꿈 같던 사람을 욕심내서 일상 속으로 끌어들였다가는 금세 빛이 바래고 만다는 것이었다.  산길에서 꺾어 온 꽃송이가 집에 돌아오면 축 늘어진 채 시들어버리는 것처럼.  /성재's

 

 

처음이기에 애틋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 처음이기에 더 열정적이고 기억에 오래남아 어쩌면 마지막까지도 기억에 남는 기억의 단편들을 살아가는 동안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사랑'이란 태어나서 눈을 감는 순간까지 우리가 겪으며 살아가는 여러가지 감정 중 가장 아름다운 그래서 많이 표현하고 싶고 좋은 기억으로만 남겨두고 싶은 감정이 아닐까?  그래서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겨두고 싶은 것 일지도 모르겠다.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의 아름다운 추억이 현실로 옮겨졌을 때 아름다운 그 당시의 기억마저 변질 될까 망설이는 효정과 농담 삼아 취직 테스트로 그녀의 첫사랑을 찾아보자고 나서는 성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행중 만난 첫사랑의 기억으로 살아가는 효정과 사랑 없인 못 살아의 표본같은 성재의 이야기는 '새로운 사랑'을 예상하게 하지만 그 끝은 읽는 이들의 상상에 맡겨야하지 두겠다.

 

 

평생 프리터족으로 살아볼까.  나는 돈에 큰 욕심이 없으니 그것도 나쁘진 않겠다. 단지 안정감을 위해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진 않다.  나는 스스로 늘 어딘가로 떠나게끔 만드는 적당한 불안감이 좋다. /효정's

 

 

첫사랑이란 건 조금씩 덜 익거나 부서진 구석이 있게 마련이라 그 모자란 부분 속에 환상을 채워 넣을 수 있다.  환상은 방부제와 같아서 사랑을 쉬이 사라지게 놓아두지 않는다. 서로 잊으려야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랑의 기준이 되는 그런 사람 하나쯤은 나도 있으면 좋았으련만.  / 성재's

 

 

전아리 작가의 글 답게 이야기의 진행도 빠르게 잘 읽어진다.  글을 읽어가며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중간에 시선이 머물어 몇 번이고 읽어지는 문장들을 만나게 될 때면 생각에 잠기게 된다.  살아오며 한번쯤 생각해봤을 문장들이지만 작가가 이렇게 글로 옮겨 놓았을 때 읽으며 '아! 맞아...' 하는 느낌은 꼭 글을 읽는 재미만을 위해서 쓰여진 글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영화상영을 앞두고 읽기 시작한 글 이어서 공유와 임수정의 이미지를 오버랩 해가며 더 실감나게 읽었을 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첫사랑'이란 감정은 상대방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아니라 그 당시 상대방을 사랑했던 나의 감정, 내 모습, 열정 등을 그리워하며 추억하는 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종욱은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나는 김종욱을 떠나보내거나 잊을 필요가 없었다.  첫사랑이 있었기에 나는 내가 누군가를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책은 순식간에 읽었지만 역시 사랑이 개입된 글은 생각과 정리가 어렵다.  '사랑'이란 부딪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게 아닐까?  이렇게 말은 하지만 나도 효정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란 걸 안다.  인생은 "사랑만하고 살아가도 부족한 시간"이라고 어디선가 읽었지만 가끔 그 '사랑'이란 것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는걸 아는 나이가 되었기에 아름다운 추억하나 나만의 비밀로 간직할 수 있다면 그것도 아름답지 않을까?  곧 개봉하는 '김종욱 찾기'는 소설로 만난 이야기와 어떻게 다를지 조금 기대가 된다.  공유와 임수정이기에 기대하는 분들도 많지 않으실까?   12월이 되니 외로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부쩍 많아지셨다. 연말이 되니 무겁게 다가오는 책보다 읽는 즐거움을,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주는 책들에 끌리게 되는 것 같다.  곧 개봉하는 영화를 보시기 전에 책을 먼저 만나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되어 줄 것 같다.

 

  

사람이 외롭다는 것을 깨닫는 건 다른 사람들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인가 보다.  따뜻함 속에서 저 안쪽을 간질이는 사소한 질투심과 함께 은근하게 몸을 감싸오는 외로움, 누가 말했더라, 적당한 외로움은 축복이라고.  / 효정'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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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지라니 합창잔, 희망을 노래하다 / 신미식 / 끌레마/ 2010-12-03 

케냐 나이로비의 쓰레기 처리장에 위치한 마을 '지라니' 고로고초에서 탄생한  어린이 합창단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사진작가 신미식의 따뜻한 사진과 글을 통해 소개하는 포토 에세이. 지난 5년간 지라니 합창단이 이루어낸 아름다운 변화와 사진작가 신미식이 직접 합창단 아이들을 만나서 교감한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다고 한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이 더 치열했을 그들의 삶에 미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 볼수 있는, 꿈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  신미식 작가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진으로, 글로 담아냈을지 궁금해진다.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윤창호/ 시공사/ 2010-11-24 

여행사진가이자 여행칼럼니스트로서 십여 년 간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닌 작가 윤창호의 겨울 여행기. 겨울 유전자를 가진 윈터홀릭들을 위한 스칸디나비아 겨울 여행기를 담은 <윈터홀릭>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이다. 이번에는 일본의 북국 홋카이도로 홀로 겨울 여행을 떠났다.

저자는 자연의 형상 있는 것들이 일시적으로 소멸해 버리는 겨울에 홀로 여행을 떠났다. 홋카이도, '일본 속의 일본'이라 불리는 일본 최북단의 섬에서 그는 또 다른 신비로운 겨울 풍경과 만났다. 홋카이도의 겨울은 그에게 거추장스러운 삶의 무게를 걷어 내고 가슴속 빈 자리를 파고드는 온갖 상념들을 끌어안음으로써 진정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들을 선사했다. 
  

지난겨울 함께했었던 윈터홀릭.. 조금은 멀게 느껴졌던 스칸디나비아의 겨울이야기도 좋았지만, 이번엔 가까운 일본..게다 겨울여행으로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었던 훗카이도로의 여행이다.  두번째 이야기에 어떤 이야기, 사진을 담아주셨을지..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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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 노터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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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에 관한 여행서는 많이 보아왔지만 이렇게 활자가 빼곡한 여행에세이는 처음 만난것 같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인 '세스 노터봄'이 애착을 갖고 있는 스페인을 수차례 방문하며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한 글이라고 한다.  530여페이지에 달하는 두께감이 책을 읽기 전 살짝 망설이게 하지만 그동안 내가 읽어 왔던 에세이와는 다르다.  이것이 작가의 역량일까?  역사, 예술, 그리고 그 지역의 문학사까지 자칫 어렵거나, 지루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써내려 간 그의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곳을 함께 거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내가 방금 한 백 줄로 간추린 역사가 여전히 현재형이라는 것이고, 글로는 쉽게 적어 내렸지만 그 모든 변화와 변형이 실제로 구체화 하는 데 여러 세기가 걸렸다는 사실이다.   알맹이는 그대로다. 그래서 돌바닥을 스치는 가죽신 소리가 또다시 들려오고 수도사는 내게로 다가와서 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린다.  그는 거의 천년 전에 베네딕투스회 형제들이 입었던 옷과 똑같은 하얀 수도사복에 검은 어깨옷을 걸치고 있다.  시간여행은 가능하다.  나는 죽음과 재앙이 미치지 않는 타임캡슐을 타고 흘러간 중세의 밑바닥을 보고 왔다.  중세 사회는 이곳에 살아남았다.  중세 수도원의 생활 방식은 접시에 담긴 순수 배양균처럼 현대에도 살아남았다.  내가 가려는 곳은 바로 그런 중세의 세계다. /p23-24

 

 

 '산티아고' 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여행지 이지만 개인적으로 "꼭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 곳이기도 했다.   여행지에 대한 설레임이 없는 이유는 그 곳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 없기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노터봄이 산티아고를 가는 길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그 길위에서의 역사, 이야기들, 그리고 건축양식과 미술등 그 길을 지나온 세월의 전반에 대해 자신이 느낀대로 전해주고자 한다.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천일야화'를 읽는 듯한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다음이야기, 다음 행선지가 궁금해서 책장을 덮을수가 없다.  가볍거나 얇은 책이 아님에도 꿋꿋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읽느라 팔에 알이 배겨주셨다는 후문이.. ^^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한 막연한 동경만 있었을 뿐 더 알고자 하는 노력은 해보지 않았는데, 그의 글로 만난 스페인의 복잡한 역사를 접하고 나니 왠지 더 매력적인 나라같다.  그가 왜 스페인에 그토록 푹 빠지게 되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았다.

 

 

일어난 것, 그것이 역사다.  너무나 깨알 같아서 제대로 크기를 잴 수조차 없는 파편들의 집적.  냉엄하고 완강한 사실들만이 살아남아 날짜에 달라붙고 아이들은 이것을 외운다.  아니면 건물과 기념물에 달라붙는다.  우리가 손에 가이드북을 들고 기념물에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것은 그래서 인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며 기념물이라는 것은 과거의 집적을 이루면서 차곡차곡 쌓인 것들의 증거이니까.  /p181

 

여행자를 가장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재회의 기쁨에 언제나 섞여 드는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처음 본 뒤로 늘 오고 싶었던 곳이 나 없이도 잘만 있었다는 느낌, 그래서 그곳을 정말로 가까이 붙잡으려면 영원히 그곳에서 눌러 살아야만 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  하지만 그때의 나는 나일 수가 없다.  그때의 나는 집에 붙어 있는 사람, 정착인이 되어 버린다.  진정한 여행자는 갈등에서 자양분을 얻는다.  그는 끌어안기와 놓아 주기 사이에서 번민한다.  헤어짐의 쓰라림은 그의 존재의 본질이다.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p529

 

 

역사이야기엔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할까?  그동안 개인적인 여행스타일은 특정 지역만 알아보고, 다니기에 유명한 유적지가 아닌 이상 그 지역의 과거를 알아보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노터봄의 여행기를 읽고 있다보면 그동안 내가 읽어왔던 사진이 많고 현장의 정보를 중요시했던, 또는 역사보다는 여행가들이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기대했던 이야기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노터봄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단지 여행지의 정보만을 전하는게 아닌 역사,문화,예술,건축등이 함께 하는 여행도 즐거울 수 있구나 라는 걸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   책에 실린 흑백의 사진들도 과거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책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고, 약간 아쉬웠던 건 앞에서 이야기를 쭉 읽어나가다가 이야기 하나가 마무리 되고 나서 사진들이 나오다 보니 글 따로, 사진따로 인듯한 느낌이라 맥이 살짝 끊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전체적인 구성은 한 단락이 끝날 때마다 사진이 수록되어있어 깔끔하다 라는 느낌이었던것 같다.  책을 읽으며 여행기를 이렇게 잘 쓸 수 있을까?  질투가 날 정도였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도 언젠간 과거가 될 것이며, 역사로 남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눈에 보이는 현재의 모습만을 보기 보다 그 하나 하나에 묻어난 세월을, 역사를 음미하며 여행하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묘미가 되어 줄 것이다.   언젠가 내가 산티아고를 가게 된다면 여행안내서와 이 책도 함께 가리라 생각해본다.

 

 

"스페인은 유럽에 매달려 있지만 유럽이 아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만 가서는 스페인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미로처럼 복잡한 스페인의 역사를 거닐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스페인을 돌아다녀도 보고 느끼는 것이 없다.  스페인은 평생을 바쳐서 사랑해야 할 땅이다.  스페인이 주는 경이로움은 끝을 모른다. "  - 세스 노터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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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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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남녀에게 쏟아지는 축복 같은 조언

 

'스님의 주례사'는 결혼하지 않으시고 평생을 홀로 살아오신 스님이 결혼하는 남,녀를 위해 주례사를 하신다.  그리고 그 내용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보니 간혹 인터넷상에서 읽었던 글들도 눈에 띈다.  아~ 이분의 주례사 였구나 하며 읽어나가기를 1/3쯤 했을때.... 과연 결혼식장에서 그것도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사람들 앞에서 하셨을 주례사였을까? 하고 궁금해졌다.


 

행복은 결혼한다고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과는 상관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혼자 살면 외로워하고, 같이 살면 귀찮아 합니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합니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스스로 정진하고 수행을 해서 완전한 사람끼리 만나면 훨씬 관계가 부드러워집니다.  그때 비로소 결혼이 서로를 속박하지 않게 됩니다.  /p19

 

 

결혼을 앞둔 이들이 읽기엔 스님의 말씀은 좀 과격하다?, 세다? 고 느껴졌다.  결혼을 '가장 욕심이 많이 내는 거래'라고 말씀하신다.  사랑많으로 맺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며, 인간관계중 이기심이 가장 많이 투영되어 맺어지는 관계가 부부 관계라고 하신다.  어쩌면 너무나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말씀하시는 스님의 말씀에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결혼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생 일대의 선택이 아닐까?  그런 선택에 앞서 많은 생각과 계산, 또는 고민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법륜 스님은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 이 사람이 경제력은 있는지,  여러가지 조건을 들어 순위를 매기고 평가하고 고르게 되며 결혼해서 살면서도 그 계산이라는 것은 계속 된다고 한다.  나보다 괜찮은 상대와 결혼했을 경우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은 내가 그 상대를 선택 했을때 중점을 두었던 그 하나를 보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다. 

 

 

내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나의 문제입니다.  오르기 어려운 절벽을 맞닥뜨렸을 때 어리석은 사람은 거기서 좌절하고 절망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뻐하며 되돌아가든지, 아니면 어떻게 하면 절벽을 올라갈 수 있을까를 연구합니다.  여러 각도에서 연구하지 거기서 울며 주저앉지는 않아요.  /p71

 

 

좋은 이야기도 해주시지만 책을 읽어 나갈수록 과연 결혼식장에서 가능한 이야기인지, 아니면 미혼 남녀들을 위한 당부의 이야기인지 좀 집고 넘어가고 싶었다.  과연 결혼식장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싶을까?  책장을 덮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과연 '결혼'이란 무엇인지.  스님의 말씀 대로라면 책 속에 말씀하신 사례들 처럼은 살고 싶지 않고 지금 생활에 만족하며 사는게 몸도, 마음도, 건강에도 이로울지 모르겠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이야기' 는 아닌 것 같다.  남,녀가 만나기 전에 각자 읽어보고 생각해보기도 하고 함께 이야기 해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법륜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결혼' 이라는 건 '수도자의 길을 걷기 위한 과정을 시작한다'는 기분이었으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려 들었다가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내려놓았던 책이었다.  생각하게 해주는 글도 많았지만 그만큼 마음에 내려앉는 글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져서 결혼을 앞둔 분들보다 젊은 미혼 남,녀들이 읽으시면 좋을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착은 의지심에서 옵니다. 집착이 강한 것은 의지심이 강하기 때문이에요.  집착은 사랑이 아니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괴롭고 힘듭니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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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머리앤 2010-11-24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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