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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봉에 부는 바람 - 임영근 산문집
임영근 지음 / 파라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저자는 아이들 어린이집 부모모임을 통해 인문학 모임 글쓰기반을 시작으로 글쓰기에 푹 빠지게 된다.
엄마, 아빠, 아이들과 함께하는 글쓰기 모임 저자도 처음에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묘한 매력에 빠져 든다.
첫 번째 글쓰기 과제는 유년의 즐거웠던 추억을 산문으로 쓰는 거였는데 이땐 쓴 산문을 바탕으로 이 책은 만들어지게 된다.
잊혀졌던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하며 저자의 고향인 제주도 성산포를 시작으로 어릴적 잠시 살았던 부산의 기억, 초, 중, 고등학교 학창시절의 제주시 그리고 서울에서의 대학생활까지 저자의 어릴적 성장 과정 속에서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이야기 하고 있다.
어릴적 고향 성산포에서의 유년시절에 흑백사진 같은 그림움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성산포에 아름다운과 성산포 일대의 바닷가에서의 추억이야기는 나 또한 어린 시절로 돌아 간 건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제주도만의 결혼풍습인 가문잔치는 아주 재미있고 제주문화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생소하면서도 신기한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시절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 놈에 기억이 말썽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기억이 점점 바람의 풍화작용처럼 사라져 간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고 슬프기도 하지만 나 또한 하루빨리 나의 기억들을 하나 하나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그 당시는 분명 배고프고 어렵고 힘들었던 삶이고 힘든 생활이었지만 그 때의 힘든 기억들 또한 지금에 와서는 그래도 행복 했었구나 라는 나 자신에게 주는 위안과 나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어릴적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그리움, 간절함을 지금 반백년 가까이 살다보니 깨닿게 되는 요즘 무척 어린시절 음식들이 그립다.
여름에 먹던 우뭇가사리로 만든 시원한 우무국, 겨울척 속을 든든하게 해주는 콩국
어릴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가마솥 밥과 계란찜
어릴적 먹었던 음식들이 그립고 왜 이리 생각이 나는지
어릴적 사람들이 왜 이리 그리운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오랜만에 나의 유년시절로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욕심이 앞서면 몸도 망가지고 마음도 망가진다.
욕심을 내세우지 않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