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하얀마녀 > 이 정도면 훌륭하지 뭐...
다 빈치 코드 - 전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일단, <푸코의 추>나 <헤르메스의 기둥>, 딴지일보에 연재되었던 <프리메이슨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었던 내게는 사용된 재료들이 워낙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그런 재료들에 계속되는 암호해독과 빠른 전개라는 양념이 더해져서 나의 호기심을 끊임 없이 자극했다. 그래서 읽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읽고 나서는 소설 속에 등장했던 장소에 가서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장점 중에 하나였던 빠른 전개가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빠른 전개를 위해 수수께끼를 위한 수많은 상징들이나 사건이 전개되는 방식까지 모든 것들이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물론 작가가 그만큼 고심해서 설계를 했다는 뜻이겠지만 도가 조금 지나쳤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아무리 재미나고 신기한 수수께끼도, 급박한 전개도 나중엔 그저 '그러려니' 또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읽어내게 되었다. 게다가 숨겨진 비밀만큼은 아니라도 사건의 배후 인물이 꽤나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그 밝혀지는 부분의 임팩트가 좀 김빠진다. 풍선이 터질 것을 기대하며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그냥 주둥이를 열어 바람을 빼버리는 느낌이었다. 물론 거기서 이미 눈치를 채버린 내 잘못이지만 나도 눈치를 챘는데 거기서 눈치를 못 챌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책 자체에 대해서도 그다지 불만은 없다. 이걸 한권으로 묶었다면 책이 너무 무거워졌다던가 아니면 활자가 너무 작아서 읽기에 피곤했을 것이었다. 번역도 눈에 거슬리는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으니 충분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읽기 전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만 않는다면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는 즐겁게 보낼 수가 있다.

* 그런데 왜 이 작품이 <장미의 이름>과 비교되는 지 모르겠다. 오히려 <푸코의 추>와 비교되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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