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좋아하는 난 만화라면 덮어 놓고 침 흘리며 좋아라~~하는 만화 앞에서는 덜 떨어진 인간이다(만화 앞에서만 일까??..으흐흐^^). 내가 지금까지 읽은 만화들에 비해 날 반하게 만든 만화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그래도 난 물을 먹지 않으면 갈증이 나듯...만화를 찾는다.
이번엔 만난 만화...최규석!!...처음 듣고, 처음 보는 사람이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읽히기를 바라는 저의 간절한 마음과 그것을 위한 노력만이 들어 있습니다. 지금은 마음 밖에 보여드릴 것이 없지만 훗날에는 무언가를 더 보탤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마치 수줍게 아기공룡 둘기의 눈빛으로 프로포즈하듯 마음만 받아달라 했다. 거기까진...음...표지의 섬뜩하고 슬픈 둘리의 모습보단 의외로 순하네~~~했다.
그래...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과 나의 창조물로 누군가와 자신의 마음을 공유한다는 것은 어쩜 아주 위험한 기대이거나...간절한 작가의 욕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그는 솔직했다. 자기세계만을 고집하면서..."날 이해 못하겠으면...꺼져!!~~" 하는 식의 화려한 기교와 현실과 동떨어진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작가도 분명 매력있고 강렬하게 기억될 수 있으나...깊이까지는 무리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최규석은 속속들이 너무도 깊에 자리잡은 작가다. 처음치고 너무 강하단 말이다....그러고 보니 표지그림의 둘리의 섬뜩한 눈빛처럼...작가의 그 얌전한 '마음만 맏아주세요~~'라는 말이 새삼 날까롭게....가슴에 와 박힌다.
단편의 만화들은 각기 다른 스토리와 주인공들이 나오지만 결국엔 같은 코드로 이어져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속을 사는 인간의 속내를 그대로 추하면 추한대로....비굴하면 비굴한대로 드러낸 그의 작품들은 각기 다르지만...모두 같기도 하다. 그의 첫 작품집은 그렇게 하나의 코드로 여러가지 그의 가능성을 보여준 느낌이 강했다. 그의 앞으로의 활동이 심히 기대된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최규석은 밀가루 같다는....뜬금없이 무슨 소리냐고??....밀가루 하면 뭣 같은 미국만 떠오른다고??......ㅋㅋㅋ...그냥 하얀 밀가루만 상상하자고요!!^^~~ 밀가루라는 재료를 가지고...빵도 만들고, 국수도 만들고, 수제비도 만들고, 다른 재료와 섞에 여러가지 맛나는 음식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꼭 음식만이 아닌 다른 용도로도 사용가능하다. 그것처럼 최규석은 같은 밀가루라는 코드로 여러가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그의 가능성이라고 본다.
물론 그의 작품에서 혀를 행복하게 하는 달콤한 이야기는 찾을 수 없지만....우린 분명 웃기도 했다. 그 웃음이 다시 내 가슴을 칠 지언정 우린 분명 웃었다. 말초적인, 즉각적인 자극만이 아닌 자신의 웃음이 다시 자신의 가슴을 후려치는 그런 자극이 우린 어쩜 필요한지도 모른다. 너무 삶에 둔해져서...우린 지금 나의 안일함에 빠져...다수의 안일함과 편안함에 빠져...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한채 '리바이어던'왕의 지배를 받으며...마냥 행복해를 연발하는 바보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대로 오래오래~~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우리의 인생은 끝날 수 없다. 이런 '리바이어던'이 주는 행복따위는 필요 없다며 집어던질 자극이 우린 필요한 지도.....
최규석의 밀가루는 다시 어떤 무엇으로 우리 앞에 올 것인지....입맛 다시며 기다려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