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조선인 > 무의식의 원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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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김산해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의 가장 오래된 신화는 그리스로마신화처럼 세련되지도 않고,
북유럽신화처럼 격렬하거나 비장하지도 않으며,
치우신화나 단군신화처럼 교훈적이도 않다.
하지만 기교가 없기에 솔직하며, 우리를 가르치지 않는 대신 우리의 은밀한 욕망을 거침없이 까발린다.
신화가 집단무의식의 원형이라면 길가메쉬서사시는 원형의 원형인 것이다.
길가메쉬는 용감하나 어리석은 젊은이의 오만을 꾸밈없이 보여주며,
막상 무자비한 장벽을 만나게되면 쉽게 깨져버리는 영웅의 허위를 드러내며,
불로불사의 부질없는 욕망이 인간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동산이라는 진실도 가차없이 내리꽂는다.
그 적나라함에 사뭇 부끄러워지고 움츠려들게 되니 最故이자 最高로서 나무랄 데 없는 서사시라 하겠다.
뱀꼬리.
우리나라 학자가 직접 번역한 길가메쉬 신화를 만나는 기쁨에도 불구하고
느낌표의 남발로 인해 스스로 감동할 기회를 놓치곤 했다. 가장 아쉬운 대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