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을 많이 읽었다. 도서실 당번일에 특히... 이번 당번일엔 아이들이 좀 적게 찾아온 편이어서 느긋하게 책을 읽었는데, 좀 아쉽다. 도우미가 책 읽을 틈이 없을 만큼 사람들이 찾아와야 하는데 말이다.

1. 읽은 책

<소년왕>

 읽어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는데, 날 잡은 김에 내처 앉아서 읽었다. 경표의 심리묘사가 비교적 잘 되어 있는 편이긴 했지만, 좀 작위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비밀의 동굴>

진주성의 동굴에 숨겨진 칼을 지키려는 소년들의 이야기. 그림을 그린 이가 <플루토 비밀결사대>의 그림을 그린 이여서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플르토 비밀결사대>를 떠올리게 되었다. 숨겨진 칼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더 자세하게 나왔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용은 잠들다> 

아영엄마님이 '미미여사'라고 부르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도서관에 있길래 대출해와서 읽었다. 초능력을 지닌 두 사람과 그들을 지켜보는 기자의 이야기가 꽤 흥미롭게 전개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을 자기만의 비밀, 공간, 뭐 이런 것들. 일본사람들은 그걸 누구나 마음 속에서 키우고 있는 '용'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지난 번 읽은 <용과 함께>에서도 그 비슷한 언급이 있었던 걸 보면 가능한 이야기인 것도 같다. 도서관에 미미여사의 다른 작품이 있는가 찾아봐야겠다. 재미있다~.

<금방울전>

 금방울로 태어난 용왕의 딸 이야기와 남장을 하고 나라를 구하는 홍계월의 이야기 두편이 실려있다. 임정자의 감칠맛나는 글솜씨가 눈을 붙들어맨다.

 

 

< 설빔>

막내에게 선물로 들어온 책. 복주머니가 함께 포장되어 왔다. 이전에 출판된 <설빔>과 달리 남자아이가 입는 설빔을 소재로 했다. 머리를 어쩜 그리 곱게 빗겨넘겼는지 그림을 보면서 내내 감탄했다.

 

 

2. 읽는 중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윽, 아직 이 책을 다 읽어내지 못했다. 한번 흐름이 끊어지면 쉽게 이어내질 못하는데, 이상하게 이 책이 그렇다. 날을 하루 잡아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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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 아이들에게 시달리긴 하지만, 너무 읽은 책이 없다... 

1. 읽은 책

<하얀성>

  <내 이름은 빨강>과는 또다른 재미를 주는 작품. 개인적으로 파샤가 마음에 든다.

 

 

 

<호박방 1, 2>

도서관에서 누가 막 반납한 걸 재빨리 빌려왔다. 소문난 잔치 먹을 거 없다고 기대치를 채워주진 못한 작품. 보물을 찾는 사람들과 소유한 사람들, 화제의 유물. 이야기거리가 너무 많아서일까. 집중이 되질 않는다. 책을 읽고 느낀 거라곤 호박방 보고 싶어~~~. 

 

 

2. 읽고 있는 중

<주제와 변주>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지인의 아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샀다가 나도 소장해야 할 것같아 한 권 더 구입한 책. 시간날 때마다 마음에 드는 작가, 마음에 드는 질문, 눈에 띄는 글 등 내 맘대로 읽고 있다. 시간나면 인디고 서점에 한번 가봐야겠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내 맘대로 좋은 책'에서 보고 선택을 했는데, 이렇게 두꺼우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 열 페이지 읽었는데 언제 다 보려나. 큰애가 같이 보자며 덤비다가 공부해야겠다며 손을 놓게 만든 만만찮은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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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1-24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이 책 많이들 읽으시네요. 두껍다니 다음 기회에 도전(?)을 해봐야겠어요 .^^
 

오늘 도서실 당번이었다. 방학 중 도서실 여는 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1시30분까지. 막내 챙겨서 어린이집 보내고 아이들에게 점심무렵 학교로 나오라고 이야기한 뒤 학교로 향했다. 일찍 서둘렀는데도 학교에 도착하니 9시 40분이다. 날씨도 추운데 양말만 신고 도서실 문 앞에 기다리고 있는 아이를 보니 괜히 미안해진다. 빨리 문 열어서 난방 틀어줘야지 하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열쇠가 없다. 교무실도 뒤져보고 도서실 주변도 샅샅이 살펴보는데 열쇠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저기 전화해서 겨우 행정실에 있는 열쇠를 찾아왔다. 정말 나이가 든 모양이다. 도서실 열쇠를 행정실에 뒀다는 이야기를 분명 들었는데, 언제 그렇게 까먹었는지...

문을 열자 싸늘한 기운이 퍼져나온다. 난방부터 틀려고 하는데 이번엔 기름이 없다. 행정실에 전화를 하니 주사 아저씨가 휴가여서 배달할 사람이 없으니 직접 가져가야 된단다. 아이를 셋이나 업고 안고 키웠는데 한말들이 기름통 하나 못옮길까 싶었는데, 계단 때문에 쉽지가 않다. 하필 도서실이 삼층에 있을 건 뭐람...

기름을 넣고 난방을 돌리자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온다. 컴퓨터 수업이 끝난 모양이다. 책을 반납하고 새로 대출받아 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도서실에 앉아 책을 읽고 가는 아이도 많다. 컴퓨터 수업이 시작되고 끝날 때마다 아이들이 밀물과 썰물처럼 도서실을 드나든다. 굳이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일부러 도서실에 책을 읽으러 오는 아이들이 많다. 난방도 되고, 최근에 신간도 많이 들여 놓아서 읽을거리가 풍성해진 탓일 거다. 

11시가 넘어가니 이제 엄마들이 도서실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주로 저학년이나 유치원생을 둔 엄마들이다. 함께 책상에 앉아 작은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큰애 도서대출증으로 동생이 볼 그림책을 대출받아 가기도 한다. 이런 엄마들은 거의 매일 학교 도서실을 찾는다. 개학을 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학교 찾아오기가 꺼려지는데 방학땐 별 걱정(?)없이 학교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 바람도 쐬어주고 책도 읽어주고 얼마나 좋은가.

급하게 나오느라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더니 배가 고프다. 마침 큰애가 김밥을 사들고 들어온다. 도서실 안쪽 컴퓨터실에 점심상을 차렸다. 컵라면과 김밥. 학기중엔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는데, 방학 중 점심은 자체 해결을 해야 한다. 도우미도 혼자라 도서실 비우기가 애매하니 이렇게라도 점심을 떼워야지 뭐. 큰애에게 도서실을 잠깐 맡기고 점심을 먹었다. 난방이 되는 도서실과 달리 냉기가 흐르는 교실에서 밥을 먹자니 손이 절로 떨린다.

12시 30분, 도서실도 한가해져 집에 가서 읽을 책을 고르려는데, 한 아이가 들어온다. 쭈빗쭈빗 사진을 내밀며 도서대출증을 만들어 달란다. 회장이 뭐라고 했는데, 만들어 주랬던가 주지 말랬던가, 기억이 안난다. 지금 대출증 만들어주면 책 빌려서 볼 거니?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한다. 그래 대출증 만드는 게 뭐 어렵니, 만들어줄테니까 책 많이 빌려서 봐야 된다. 확답을 받고 대출증을 만들었다. 웃는 얼굴로 책을 빌려가는 아이를 보니 기분이 좋다. 함부로 만들어줬다고 회장한테 잔소리 듣는 건 아닌지 몰라...

1시 40분, 도서실 문 닫을 시간이 지났는데 모녀가 나갈 생각을 않는다. 대출불가인 책을 마저 읽고 가고 싶은 모양인데 막내가 집에 올 시간에 들어가려면 5분내로 정리하고 나가야 된다.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쩌랴. 문 닫아야 되는데요. 마지막으로 책 대출해주고 난방 끄고 불 끄고 문 잠그고 학교를 나왔다.

이 노릇을 다음 주에 한번 더 해야 된다. 요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올해에도 도서실 도우미를 다시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고. 도서실 도우미는 될 수 있으면 1학년 엄마 중에서 뽑아 6년동안 하게 해야 된다고 이야기한 전과(?)가 있어서 올 한 해도 도우미 노릇을 해야 될 모양인데, 귀찮다. 나이가 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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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책 읽고 독서록 적으라고 잔소리는 어지간히 하면서 정작 나는 하지 않는 이중성이라니.

다니엘 페나크의 어조대로라면 '책 읽고 독서록 기록하지 않을 자유쯤~'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내 머리 속 정리를 위해 책 읽은 걸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06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는 없겠고, 올해부터 읽은 책을 정리나 해 볼까. 기껏해야 14일 남짓인데, 그것도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게 있으니 나이가 들긴 드는 모양이다.

1. 읽은 책

 가족같지 않던 가족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 밝은 결말인데도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은 작품이다. 리뷰를 써볼까 생각하고는 있는데, 언제 쓸지는 모르겠다. 쓸려고 들어왔다가 괜히 다른 책 리뷰만 엉성하게 달고 있으니...

 

 

조선의 왕세자가 어떻게 생활했는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써냈다. 왕이 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도시에 살다 시골로 이사간 남매가 전해주는 농촌 이야기. 겨울에서 다음 해 겨울까지 계절별 에피소드를 담았다. 아무래도 도시와 가장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게 화장실이다보니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실감있게 와 닿는다.

 

가끔  예수나 다빈치가 없었다면 외국 작가들은 무얼 갖고 소설을 썼을까 생각한다. 예수에 대한 비밀이나 예술작품 속에 담긴 비밀스런 내용도 이젠 우려낼 만큼 우려낸 것 같은데, 다음엔 또 어떤 내용을 들고 나올까. 크게 기대하지 않은 작품이긴 하지만, 다 읽어낸 게 대견했다 싶었던 작품. 작가의 사진을 보고 마술사가 떠오른 건 왜였을까?

 

달의 모습이 변하는 까닭은? 달지기가 천으로 달을 가리기 때문이라나. 몽화적인 그림과 따뜻한 내용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막내 녀석이 좋아한다.

 

 

우리나라에도 csi 못지않은 과학수사대가 있었다나 어쨌다나. 도서관에서 눈에 띄길래 빌려왔는데, 내용이 어째 영 그렇다. 중간에 빠진 부분도 있고, 오타도 많고, 더 중요한 건 별순검들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검시하고 하는 것들이 사건마다 별다르지 않다는 거다. 큰애가 봐도 되냐고 물었을 때 말린 작품. 참 재미있을 만한 아이템이었는데... 

 

 

2. 읽고 있는 중

중2에 올라가는 큰애가 중국사에 대한 책을 좀 읽어야겠다나. 알라딘에서 리뷰를 보고 선택했는데, 만화인데도 어지간한 역사서보다 내용이 많다.  이제 1/3을 읽었으니 언제 3권까지 다 읽을까나...

 

 

출판되었을 때부터 읽고 싶었던 작품인데, 이제야 읽기 시작했다. 기대한 만큼 괜찮은 작품일지, 용두사미가 될지 책 자체보다 왜 그게 더 궁금한 걸까. 나이 들면서 이상한 쪽으로 관심이 기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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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1-15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후... 저는 리뷰랑 독서록 쓰는 걸로 아이에게 쓰고 있다고 큰 소리 치고 있습니다.. ^^;;

달아이 2007-01-15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럴 예정입니다.^^
 
조선의 왕세자는 어린 시절 어떻게 살았을까 - 어린이들의 생활 6 지식과 정보가 있는 북오디세이 25
김정호 지음, 낙송재 그림, 김문식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신명호의 <궁>을 재미있게 읽었다. 드라마 속에서 묘사되는 궁궐 속 사람들이 아니라 실제로 궁궐 속에서 살아 움직였던 역사 속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꽤 재미있었다. 아이들에게 이런 책을 권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비슷한 책을 찾고 있는데,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왕의 일상은 비교적 알려져 있는 편이지만, 왕세자의 삶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책을 집어들었다. 

책은 원자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왕이 될 때까지 왕세자가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 찬찬히 살펴본다. 원자를 낳기 위한 중전의 노력이나 원자를 키운 유모에 대한 이야기도 비교적 소상하게 나타나 있고, 후계자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다양한 교육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다. 왕세자로서 치러야 했을 갖가지 의식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어 책을 읽고 나면 왕세자가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하긴 왕 자리가 잘못 되면 나라꼴이 엉망이 되니 어려서부터 교육을 잘 시켜야 되긴 했을 거다.

이 책을 보면서 왕세자가 아닌 경우 왕족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정말 불행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폐세자의 길을 걸은 왕세자가 있기는 했지만 많은 경우 원자가 세자가 되고, 세자가 왕이 되는 게 당연한 나라에서 일반 벼슬도 하지 못하는 왕족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물론 안평대군처럼 그림에 능한 왕족도 있었지만 대개는 학문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한다.  하긴 그렇다. 누구처럼 왕이 될 수도 없고, 벼슬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공부를 할 마음이 생길까. 나라에서 생활은 가능하게 해줬을 테니 조용하게 살기만 하면 되었을 게다. 너무 튀면 혹시 왕위에 욕심이 있는 게 아닐까 의혹어린 눈길을 받았을 테니 조용하게 살아야 했겠지. 왕족이란 미명하에 주어진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세상을 보냈을 그들이 왜 안쓰럽게 느껴지는 걸까. 분명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열심히 공부했을 왕세자를 본받아 지식과 덕망을 고루 갖춘 어린이가 되라고 이 글을 썼을 텐데, 난 왕세자보다 왕세자로 태어나지 못한 이들의 삶이 왜 더 궁금한 걸까. 그들의 삶을 한번쯤 돌아보는 책이 나오는 것도 재미있을 듯 싶다. 다들 공부 안하고 세월아 네월아 살았다면 좀 곤란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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