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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르테, <남부의 여왕>, 시공사 2003


p.104

오래된 포도주 냄새와 함께 오래 찌든 가난의 냄새가 풍겨왔다.

p.215

그건 마치 그녀가 언제라도 들고 떠날 수 있도록 기름종이로 싼 샌드위치와 옷가지를 넣은 가방과 기차표를 준비해놓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었네.

p.379

사람을 볼 때에는 늘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해요. 첫째, 얼마의 가치가 있을 것인가. 둘째, 언제 죽여버려야 할 것인가.

p.540

남자들이 그 누구도 요구하지 않는 어떤 논리를 성립시키려 들거나, 어떤 일을 명확히 밝히려 하거나, 계산하려 하는 것은 정말 알 수 없는 집착으로 보일 뿐이었다. 사실 어떤 여자도 그런 것을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p.559

마치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문간 근처를 기웃거리다가 살그머니 방을 빠져나간 사람처럼 그녀는 그렇게 삶을 벗어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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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검은 사슴>, 문학동네 1998

p9-10

젊은 여자의 젖가슴살 같은 해풍이 집요하면서도 부드럽게, 마치 밀반죽 덩어리를 끈질기게 치대듯이 방파제의 견고한 바깥면을 문지르며 밀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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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바람의 그림자>, 문학과지성사 2005

p.13
네가 보는 책들, 한 권 한 권이 모두 영혼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쓴 사람의 영혼과 그것을 읽고 살면서 꿈꾸었던 이들의 영혼 말이야. 한 권의 책이 새 주인의 손에 들어갈 때마다, 누군가가 책의 페이지들로 시선을 미끄러뜨릴 때마다, 그 영혼은 자라고 강인해진단다.

p.14
도서관이 하나 사라질 때, 서점 하나가 문을 닫을 때 그리고 책 한 권이 망각 속에서 길을 잃을 때, 우리 수호자들이 그 책들이 이곳에 도착했는지를 확인한단다. 이곳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책들, 시간 속에서 길을 잃은 책들이 언젠가는 새로운 독자, 새로운 영혼의 수중에 들어가길 기다리며 영원히 살고 있지.

p.15
그 책들 각 권의 겉표지 뒤에는 탐험자를 기다리는 무한한 우주가 열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 벽 너머에서는 사람들이-눈에 보이는 쉽고 하찮은 것들에만 만족해서-오후에 축구를 하거나 라디오 연속극을 들으며 삶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나를 엄습했다.

p.391
남자가 처음으로 한 여자의 옷을 벗길 때의 경험과 비교될 만한 경험이 인생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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