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르테, <남부의 여왕>, 시공사 2003
p.104
오래된 포도주 냄새와 함께 오래 찌든 가난의 냄새가 풍겨왔다.
p.215
그건 마치 그녀가 언제라도 들고 떠날 수 있도록 기름종이로 싼 샌드위치와 옷가지를 넣은 가방과 기차표를 준비해놓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었네.
p.379
사람을 볼 때에는 늘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해요. 첫째, 얼마의 가치가 있을 것인가. 둘째, 언제 죽여버려야 할 것인가.
p.540
남자들이 그 누구도 요구하지 않는 어떤 논리를 성립시키려 들거나, 어떤 일을 명확히 밝히려 하거나, 계산하려 하는 것은 정말 알 수 없는 집착으로 보일 뿐이었다. 사실 어떤 여자도 그런 것을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p.559
마치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문간 근처를 기웃거리다가 살그머니 방을 빠져나간 사람처럼 그녀는 그렇게 삶을 벗어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