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쪽
평균적인 두뇌는 본래 게으르며, 가장 저항이 적은 노선을 취하려는 경향이 있다. 보통 사람의 정신세계를 구성하는 믿음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여져서 그대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 친숙한 세계의 기성질서를 뒤집는 것에 대해 본능적으로 적대적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에 어긋나는 새로운 생각이란 곧 그들의 정신을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의미하는데, 그 과정은 고통스러우리만큼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의 소모를 요구한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들 보통 사람들에게 기존의 믿음과 제도에 의문을 던지는 새로운 생각과 의견은 사악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불쾌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정신적 게으름에서 기인하는 반감은 공포라는 적극적인 감정에 의해 심화된다. 보수적인 본능은, 사회의 기초는 그 구조의 어떠한 변경에 의해서도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보수적인 교의로 굳어진다. 국가의 복지가 견고한 안정 및 전통과 제도의 변함없는 보존에 의존한다는 믿음을 포기하게 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그런 믿음이 지배하는 곳에서 낯선 의견은 성가실 뿐 아니라 위험한 것으로 느껴지며, 공인된 원칙에 대해 왜, 무엇 때문에라는 불편한 물음을 던지는 사람은 위험인물로 간주된다.
우리의 두뇌는 게으르다. 위험인물이란 바로 그러한 게으름을 깨뜨려주는 사람이다.
68쪽
“권위에 대한 굴종은 위선적인 신앙고백만을 초래할 뿐이다.” - 테미스티우스.
진심으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억압을 받을까봐 두려워서 하는 고백 따위, 내가 신이라면 받지 않겠다!
247쪽
영국 당국이 지난 2세기 동안 비정통적인 견해의 출판을 저지하고자 개입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 목적이 언제나 자유사상의 대중적인 확산을 막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희생자들은 교육받지 못한 빈민들이거나 자유사상을 대중적인 형태로 보급한 사람들이었다. (중략) 겉으로 표명되지 않은 숨은 동기는 인민에 대한 공포였다. (중략) 빈민들이 계속해서 만족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미신 속에 묶어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 또는 빈민들은 그들보다 나은 사람들이 그들을 위해 마련한 사회적인 계획뿐 아니라 신학적인 계획에 대해서도 당연히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 등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똑똑해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