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우리 집으로 와요]를 보고 슬퍼져서, 도저히 몇 쪽 안 남은 [자살론]을 읽을 기분이 안 나 집어든 책이다. 찰리 챈 시리즈의 전작인 [열쇠 없는 집]과 [중국 앵무새]를 읽은 지 워낙 오래되어서,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챈 경감의 활약상”이 기억나지 않았다. [중국 앵무새]를 꽤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는데, 그 내용은 전혀 깜깜하게 잊은 터라(-.-) [커튼 뒤...]가 [중국...]보다 나은지 어떤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여주인공은 [중국...] 쪽이 훨씬 더 멋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남성 조연의 유머는 [커튼 뒤...] 쪽이 더 재미있다.

그런데 20세기 초에 쓴 책이라서 그런지, 읽다 보니 오늘날이라면 생각도 못할 인권 침해를 주인공들이 버젓이 저지르는 게 눈에 걸렸다. 이 소설에서는 남편에게서 도망쳤으리라고 생각되는 여성의 신분을 확인하고자, 그 남편과 그 여성을 대면시키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여성이 무슨 이유로 도망쳤는지도 모르면서, 오로지 실종 여성의 신분을 확인하려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한다. (물론 이 소설에서는 그렇게 설정되진 않았지만) 만약 이 여성이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망쳤다면, 그 남편의 눈에 이 여성을 데려다놓는 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왜 수사진은 그 여성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하지 않고, 무작정 남편 앞에 끌어다놓으려고만 할까?

찰리 챈, 커튼 뒤의 비밀(1928) - 세계추리베스트 19
얼 데어 비거스 (지은이), 김문유 (옮긴이)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정   가 : 6,900원
출간일 : 2003-12-25 | ISBN : 8974254255
반양장본 | 550쪽 | 196*130mm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5-11-02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출판사 그 뒤에 책 낼 생각을 안 하니 ㅠ.ㅠ;;;

숨은아이 2005-11-0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찰리 챈 시리즈는 다 내주면 좋겠는데 말이죠...

숨은아이 2005-11-02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에 일 끝나서 백수 상태여요. 그동안 쓰려고 작정했던 거 몰아서 쓰고 있어요~ ^^

아영엄마 2005-11-02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탐정 시리즈를 언제고 한 번 볼 생각입니다. ^^

숨은아이 2005-11-02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고마워요. 며칠간 실컷 논 뒤에 다시 일해얄 텐데...
아영엄마님/오, 아영엄마님보다 제가 먼저 읽은 추리소설도 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