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미역국 먹었어”라고들 한다.
시험에서 떨어진 거랑 미역국이랑 무슨 상관이라고?
아무리 미끈미끈, 미끄러지는 성질이 있다 해도, 피를 맑게 한다는 미역을
시험 전에 기피하는 풍습까지 간 것은 좀 지나친 감이 있다.
그런데 이 말이 구한말 일본에 의해
조선의 구식 군대가 강제 해산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군대를 해체한다는 의미로 “해산(解散)” 명령이 내렸는데,
그 발음이 아기를 낳는다는 해산(解産)과 같아서 생긴 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본래는 미역국을 먹었다 하면 실직했다는 말인데,
그게 자리를 잃다 → 시험에서 떨어져 붙을 자리를 놓치다,
이런 식으로 된 것이다.
아마 해산 명령을 받은 남자 군인들이,
“뭐, 우리더러 해산하라고? 몸 풀게 생겼으니 미역국 먹어야겠네.”
하고 자조적인 농담을 한 데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흩어지라는 의미로 쓰는 “해산(解散)”이란 한자어는 그
전에는 조선에서 쓰이지 않았던, 일본식 한자말이 아닐까 싶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흩어짐”으로 순화했다고 나오는 걸로 보아
내 생각이 옳은 듯하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서 보고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