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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엄마 마리아
공선옥 지음, 서진선 그림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04년 4월
품절
순전히 공선옥이 글을 쓴 책이라서 샀어요.
처음 책을 받고는, 이크, 성모 마리아 이야기야?
종교 그림책인 줄 알았으면 안 살 것을 괜히 샀다 싶었어요.
그런데 다 보고 났더니, 이 책의 주제는 다른 게 아니라
"아이를 가진 엄마의 기쁨"이란 걸 알게 되었어요.
첫 장, 수줍게 벽 뒤에 숨어 고개를 살짝 내민 마리아.
마리아가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천사에게 전해 들은 요셉. 심란해 보이죠? ㅎㅎ
늙어서 임신한 엘리사벳,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마리아.
엘리사벳은 사도 요한을 낳고, 마리아는 예수를 낳게 되지요.
그러나 그게 어찌 되었든 간에, 오늘날의 사회에서라면 두 사람의 임신은 참 곤란한 상황일 텐데,
그림 속 두 엄마의 표정은 참으로 고맙고 뿌듯하구나...
우리 엄마도 이렇게 고맙고 뿌듯하게 나를 가지고 키웠을까요?
예수가 태어난 밤도 참 소박하고 은은하게 표현했네요.
별이 마구간을 비추고, 누구보다 먼저 양 치는 목동들이 달려옵니다.
마리아가 행복한 표정으로 아기에게 젖을 물렸네요.
메시아가 세상을 구원하는 무슨 거대한 프로젝트에서
구세주를 낳는다는 한 가지 구실을 담당하는,
소모적이고 기능적인 존재가 아니라,
그저 아이를 낳고 그 아이에게 젖을 물린 그 순간이
개운하고 행복한, 단순한 엄마예요. 이 그림 속의 마리아는.
그래서 이 그림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