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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교감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 교감과 우정이란 처음엔 그저 생겨날지 몰라도, 잃지 않으려면 정성을 기울여 지키고 키워야 한다는 걸, 루트 모자가 보여주었다.
책갈피에 메모지와 연필을 끼워두었다가, 박사가 주머니에서 메모지와 연필을 꺼낼 때면 나도 따라서 메모지에 연필로 약수를 구하고 소인수를 더했다. 이 소설이 독자에게 요구하는 건 그런 덧셈 정도. 그냥 눈으로 읽어 넘기지 말고 따라서 셈해봐야 제 맛이다.
소설을 이끄는 “나”는 박사를 돌봐주는 파출부. “나”가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묘사는 담백하고도 맛깔스럽다. 박사가 “음식을 만드는 자네 모습이 좋아.” 할 때는 내 가슴도 두근거렸다.
그런데 궁금한 점 하나. 이 파출부는 된장국이나 생선구이 같은 건 잘 만들지 않는지, 나오는 음식이 주로 스튜니 소테니 샐러드니 새우칵테일이니, 거의 전부 서양 음식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도 음식 이야기가 곧잘 나오는데, 대개 서양 요리라서 갸우뚱했던 기억이 있다. 일본 사람들의 평소 식생활이 정말 그런 것일까? 그렇지만도 않을 텐데...
박사가 사랑한 수식 博士の愛した數式 (2003)
오가와 요코 小川洋子 지음 / 김난주 옮김 / 이레(2004) 펴냄